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PC MMORPG '블레이드앤소울'이 그래픽과 새로운 시스템으로 무장하고 '블레이드앤소울 프론티어 월드'로 새롭게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대 최고의 그래픽과 시스템을 자랑했던 게임, 그 해 발매된 모든 게임을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게임 대상을 차지한 게임, 지금도 감히 흉내낼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전투 패턴을 가진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은 한 시대를 강력하게 관통한 게임이고, 그 추억을 가진 .
'블레이드앤소울 프론티어 월드(이하 블소프론티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블레이드앤소울 IP는 과연 어떤 게임일까?
아우 진서연 누님 오랜만이에요~ = 게임조선 촬영
◆ 확실히 진일보된 그래픽.
블레이드앤소울은 2012년 출시 당시 기존 MMORPG에서 볼 수 없었던 빼어난 그래픽으로 호평받은 바 있다. 8년이 지난 지금도 나쁜 그래픽이라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블소프론티어는 그런 블레이드앤소울을 2020년 그래픽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그래픽 리마스터'를 진행했다. 기존 '언리얼3'에서 최신 엔진인 '언리얼4'로 교체, 그만큼 진일보된 그래픽을 보여준다.
냉정하게 말해 최근 나온 MMORPG처럼 언리얼4 엔진의 성능을 극한까지 올리는 수준까지 그래픽 리마스터를 진행했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원작 블레이드앤소울의 캐릭터와 배경을 기본으로 언리얼4에 맞는 수준의 그래픽 업그레이드와 향상된 광원을 제공하는 수준. 즉 어느정도 타협안을 가지고 적절한 리마스터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크게 이질적이거나 떨어진다는 느낌은 적었다. 진보됐다고 하지만 블레이드앤소울의 느낌은 강했고, 그래도 그래픽이 좋아진 것이 확연히 느껴지는 리마스터다. 게임의 첫 느낌을 좌우하는 것이 그래픽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훌륭한 타협점을 찾았다 볼 수 있다.
그래픽은 좋아졌다. 그것도 적절하게... = 게임조선 촬영
◆ 호불호 갈리는 전투 간소화
원작 블레이드앤소울은 출시 당시 기존 MMORPG와 완전히 차별화된 전투 방식으로 화제가 됐다. 단순 공격과 스킬의 조합이 아닌 이동, 방어, 회피, 반격은 물론이고 상대를 제압하는 스킬과 이를 탈출하는 스킬도 존재하는 등 대전 격투에서나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전투 시스템을 대거 도입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블레이드앤소울은 전투에서 오는 강한 타격감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었다. 물론 그런 콘트롤의 이면에는 복잡한 시스템 이해와 빠른 손놀림이 필요하다는 이면도 존재했다.
블소프론티어는 이런 복잡한 시스템을 대폭 간소화시켰다. 새로운 스킬이 생기긴 했지만, 기존 스킬 대다수를 삭제해 전체적으로 스킬 수는 줄어들어다. 스킬 중에는 저항기, 합격기같이 블레이드앤소울의 핵심이라고 생각되던 스킬과 시스템도 같이 삭제돼 전체적으로 전투가 간결하고 편해졌다.
이는 최근 게임들이 자동사냥을 앞세운 간편한 전투로 변경되고 있는 것을 감안한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후술할 '예티' 앱을 활용한 모바일 원격 조종까지 생각한다면 현 추세에 맞는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다만 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블레이드앤소울'을 즐겼던 게이머들 중 많은 비율이 이 복잡하다고 생각되는 시스템으로 전투를 치뤘던 것을 감안하면, 그들에게 이 변화가 탐탁하게 여겨지지만은 않다는 것.
실제로 공식 커뮤니티를 포함한 각종 포럼에서 이 부분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음? 내가 알던 그 기공사가 아닌데? = 게임조선 촬영
◆ 자동 사냥, 그리고 '예티'를 통한 원격 플레이 지원
블소프론티어는 자동 사냥과 모바일 원격 플레이를 지원한다. 이를 바꿔 말하면 게이머가 원한다면 자신의 위치와 상관없이, 그리고 24시간 언제든 블소프론티어를 플레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블레이드앤소울이 퀘스트 중심의
자동 사냥은 몬스터가 나오는 지역이라면 어디든 가능해 장시간 자리를 비워도 퀘스트 수행과 경험치 습득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블레이드앤소울은 퀘스트 중심의 게임이기에 많은 사냥터 이동이 필요한 게임, 그렇기에 자동 사냥의 효율성이 다소 떨어지는건 맞지만 기능 자체의 편리함은 여전히 유용하다.
자동 사냥의 존재로 전투 피로도가 대폭 줄어들었다. = 게임조선 촬영
◆ 잦은 팅김. 빠른 개선 필요해.
블소프론티어는 게임의 특성상 대규모 테스트를 거치지 못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프레임 드롭과 팅김 현상을 예상보다 자주 접할 수 있었다.
경공이나 이동 스킬 등 빠른 화면 전환이 있을 때는 프레임 드롭 현상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이는 대나무 마을을 중심으로 한 초반 지역에서 특히 심했는데 대부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었으나, 간간히 '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느려지는 경우도 종종 생겼다.
팅김 현상 역시 초보 지역을 중심으로 자주 일어났다. 서비스 첫 날은 꽤 자주 강제 종료돼 집중력을 떨어뜨렸지만, 서비스 2일 째 접어들면서 많이 호전된 모습을 보였다. 현 시점에서는 꽤 많이 수정됐는지 팅김 현상은 현저히 줄어든 상태다.
이벤트만 하면 자꾸 팅겨서 세 번째 도전만에 찍을 수 있었던 남소유 HD 버전 = 게임조선 촬영
◆ 신규 유저를 위한 블레이드앤소울의 개척지
'블레이드앤소울 프론티어 월드'는 겉보기에는 그래픽만 일신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실제로 처음 게임을 시작하고, 초반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이게 뭐가 바뀐거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레벨이 올라가고 플레이 타임이 길어질 수록 점점 많은게 변화된게 느껴진다.
변경의 핵심은 현대화된 게임의 유행을 따른다는 것. 지난 8년간 변화된 게임의 특성과 게이머들의 성향에 맞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간단히 말해서 블레이드앤소울 프론티어의 서비스 방향은 '신규 유저' 그리고 '미래 지향적'이다. 오리지널 작품인 '블레이드앤소울'도 서비스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라 볼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과거 블레이드앤소울을 플레이했었던 게이머가 추억을 되살리며 플레이하기엔 다소 큰 변화인 것이 사실이다. 기자 역시 블레이드앤소울을 추억하던 한 사람의 게이머로서 이질감을 느꼈고, 그 이질감은 오리지널 플레이를 통해서 비로소 해소됐다.
즉 블레이드앤소울은 '프론티어 월드(개척지)'라는 이름처럼 개척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었고, 새로운 손님을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추억을 곱씹고 싶은 게이머라면 블레이드소울로, 개척을 원하는 게이머라면 블레이드앤소울 프론티어 월드로 향하자.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