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 스튜디오비사이드의 '류금태' 대표가 야심차게 내놓은 '카운터사이드'가 4일, 드디어 출격했다. 그리고 출시 하루만에 양대 마켓에서 인기 순위 1위를 달성하면서 기대작임을 입증했다.
카운터사이드는 넥슨이 2020년 첫 작품으로 내세운 타이틀이자, 스튜디오비사이드를 새로이 설립한 류금태 대표의 첫 작품이다. 한편으로는 류금태 대표의 첫 모바일 플랫폼 게임이기도 하다. 류금태 대표의 손을 거쳐간 '엘소드'와 '클로저스'의 고유한 매력 덕분에 많은 이들이 카운터사이드를 기대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프리미엄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게이머가 실제로 게임을 즐겨볼 수 있었고, 테스터는 다양한 피드백을 제공하면서 더욱 더 담금질을 거친, 그리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으로 출시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프리미엄 테스트 동안에는 서브컬처를 지향하는 작품답게 스토리에 대해서 호평을 받았고, 디펜스 및 오펜스 형태로 진행되는 벨트스크롤 전략 게임에 캐릭터 수집 요소를 가미해 특징을 살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략 게임에 시원한 타격감과 호쾌한 액션을 더했으며 고유한 개성을 가진 각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RPG 요소를 전략 게임에 녹여내 기존의 모바일 게임 작품과는 차별화를 뒀다. 그중에서도 라이브 2D를 활용한 자연스러운 캐릭터 모션은 가히 일품.
물론, 프리미엄 테스트 당시에 크고 작은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몇몇 문제에 대해서는 테스트 당시에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개선해나가는 모습을 보였고, 크게 개선해야할 부분은 정식 론칭까지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았다. 실제로 카운터사이드를 소개하고 정식 출시일을 공개하는 미디어 쇼케이스에서는 프리미엄 테스트를 통해 수집한 개선점을 제시하고 해당 개선점을 어떻게 수정했는지에 대한 내용을 설명했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카운터사이드의 주요한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지, 그리고 프리미엄 테스트 이후 어떤 점이 개선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 디펜스 장르에 캐릭터 수집형 RPG를 끼얹어봤어
카운터사이드의 특징 중 하나는, 매우 단순한 장르라 여겨지는 팔라독 진행 방식의 디펜스 장르에 캐릭터성을 부여 및 강조하고, 해당 캐릭터를 육성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다시말해서 전략 위주의 게임에 수많은 캐릭터에게 성격과 개성을 부여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적이 내보내는 유닛의 상성에 따라, 이용자는 그와 상성에 맞는 캐릭터를 출전시키는 단순한 룰이다. 하지만 이용자가 어떤 캐릭터를 집중 육성했는가와 각 캐릭터마다 보유한 고유한 스킬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투의 판도가 크게 뒤바뀐다. 조금 더 심도있는 전략적인 전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단순히 상성에 맞춰서 전투를 펼치다보면, 캐릭터의 육성 수준이 미비해서, 혹은 소대 편성에 특정 캐릭터를 포함시키지 않아서 고전을 면치 못할 수도 있다. 각 캐릭터의 클래스와 타입, 코스트를 미리 숙지하고 적의 패턴을 파악해야만 승리할 수 있는 것.
좀 더 면밀히 파악해보자. 카운터사이드에는 클래스로 스트라이커/ 레인저/ 스나이퍼/ 디펜더/ 서포터/ 시즈/ 타워가 존재한다. 근접 공격을 펼치는 스트라이커는 원거리 딜러인 레인저에 효과적이고, 레인저의 경우는 탱커형 유닛인 디펜더에 강점을 보인다. 또, 디펜더는 전투가 벌어지는 후방에서 공격을 지원하는 스나이퍼를 쉽게 처리할 수 있으며, 스나이퍼는 접근전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스트라이커에 강하다. 서포터의 경우는 아군의 체력을 회복시키거나 적에게 약화 효과를 부여해 전투를 지원하는 클래스다.
디펜스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래스인 시즈와 타워의 경우는 적 보스만을 집중 공략하거나, 이동할 수는 없지만 거점을 수비하는데에 각각 효과적이다. 이 둘은 서로에게 상성을 가지고 있다.
사원 타입으로는 카운터/ 솔져/ 메카닉이 있다. 카운터는 특수기와 궁극기를 활용해 전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타입이며, 솔저는 낮은 코스트를 통해 물량으로 적을 압도할 수 있는 수단이다. 또, 메카닉은 기본 능력치가 높고 대응력이 뛰어나다.
여기에다가 공격 타입에 따라서 지상 공격과 공중 공격, 모든 타겟 공격 등으로 또다른 상성을 만들어냈으며, 패트롤과 스윙바이, 전진출격, 반격기 등의 특징을 더해서 많은 전술을 구사할 수 있도록 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이러한 상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등장 캐릭터 중 이용자가 원하는 캐릭터를 육성해 전투에 투입함에 따라 새로운 변수를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
캐릭터 수집성에도 힘을 줬다. 일반적으로 최근 등장하는 캐릭터 수집형 게임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캐릭터가 미소녀로 구성돼 있다. 게임이 거의 하렘물인 수준. 하지만 카운터사이드는 솔저와 메카닉을 게임 내 캐릭터로 구현함에 따라 미소녀만 등장하는 게임이 아니라, 일반적인 미소녀 수집형 RPG와 차별성을 뒀다.
솔저와 메카닉이 등장함에 따라 카운터가 전장에서 얼마나 뛰어난 활약을 해주는지 설정에 대한 설득력을 더하며, 반대로 카운터만으로 전투를 펼치는 일당백이 아니라, 적과 치열한 수싸움을 하는 전략 게임으로 완성시켰다.
■ 전략 게임에 액션성과 자연스러운 모션이라니? 상식을 뛰어넘는 고퀄
카운터사이드를 직접 즐기지 않고 단순히 게임이 진행되는 화면만을 보고 있으면, 결코 이것이 디펜스 장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캐릭터가 공격할 때마다, 그리고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수준 높은 연출이 등장하며, 특히 궁극기를 사용할 때에는 짧은 컷신이 등장하면서 해당 캐릭터를 클로즈업, 모션을 좀 더 확실히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텐션이 다소 늘어질 수 있는 디펜스 장르, 즉 전략 게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으며 시각적인 재미를 제공한다. 캐릭터도 가분수 형태 혹은 4등신이 아니라, 8등신으로 등장하기에 몰입도도 높여준다.
뛰어난 액션성은 류금태 대표가 선보일 수 있는 장기 중 하나다. 류금태 대표가 과거 액션 RPG '엘소드'와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 '클로저스'라는 작품을 거치면서 게임 내에 풍부한 액션성을 어떻게 가미시키는지 충분히 터득했고, 선보였다. 그리고 그의 특징이 이번 카운터사이드에도 고스란히 녹여냈다.
물론 프리미엄 테스트 당시, 과도한 이펙트로 인해서 게임 진행을 방해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해당 피드백을 접수, 정식 서비스 버전에서는 이펙트를 손봐서 게임 진행에 방해는 되지 않도록, 그러면서도 액션을 통해서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밸런스를 맞췄다.
캐릭터의 모션을 보고있자면 정말, 자연스러우면서도 많은 공을 들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화기 혹은 소총을 사용하는 캐릭터의 모션을 한 번 유심히 보기 바란다. 캐릭터가 탄환을 발사할 때마다 화기의 반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신체뿐만 아니라 머리카락과 복장이 함께 반응한다. 덕분에 보는 재미가 더욱 부각되며, 액션성도 살려냈다.
■ 서브컬처는 이렇게 만들어내는 것, 시나리오의 높은 완성도와 톡톡터지는 캐릭터성
서두에서 말했듯이, 프리미엄 테스트에서는 스토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카운터사이드라는 타이틀 명칭은 인류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인 '노멀 사이드'와, 이 노멀 사이드의 다른 차원에 있는 이면 세계, '카운터사이드'를 뜻한다. 특히 카운터라고 불리우는 이들은 '워치'라는 시계 덕분에 특수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자며, 뛰어난 전투 능력 덕분에 침식체에 대항할 수 있다.
스토리는 이면세계에서 넘어오는, 그리고 인류를 위협하는 침식체의 존재에 맞서 대항한다. 물론 단순히 그들이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라면 뻔한 스토리겠지만, 여기에는 '음모'라는 것이 등장해 스토리를 풍부하게 만든다. 배경은 서울의 근미래. 우리에게 친숙한 서울이라는 배경을 택했다.
이용자는 펜릴 소대가 고용된 코핀 컴퍼니를 인수한 대표로써 게임을 풀어나가게 되며, 덕분에 카운터와 연봉 협상을 벌이거나 신입 채용 등, 게임 내 등장하는 콘텐츠를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도록 설정했다. 이러한 설정은 라이트노벨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서브컬처가 가장 잘 형성되는 라이트노벨에 유사한 스토리를 가졌다.
어쩌면 이러한 스토리에 대해 누군가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공상 과학 판타지에, 결과가 뻔한 이야기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여기에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녹여냄으로써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특히 '카운터케이스'라는 콘텐츠를 통해서 주요 카운터의 정보를 파악해나가는 재미가 쏠쏠.
카운터케이스 콘텐츠 또한 이용자가 사장이라는 부분에서 바라봄으로써, 각 사원의 파일을 열어보고 어떤 인물인지 알아가는 형식이다. 그래서 더욱 신선하다. '힐데'와 '유미나'의 경우 "요주의 인원이므로 자료 취급에 주의해주세요"라든지, "증언 기록 미편집본은 정보부에 문의 바랍니다."등의 주요 멘트를 통해서 궁금증을 더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토리에는 각종 패러디 요소로 웃음을 자아낸다. 인터넷 방송 서비스 '트위치'의 도네이션이라든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니코니코 동화'의 리얼타임 코멘트 등을 패러디했다. 또, 연봉 협상 시에는 대전 액션 격투 게임 '철권'의 등장 씬을 패러디했을 뿐만 아니라, '힐데'의 "소대장은 너에게 실망했다"라는 멘트 등으로 유쾌하게 만든다.
■ 이제는 소통이 대세! 이용자가 만들어가는 작품, 카운터사이드
카운터사이드의 출시를 기다린 게이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피드백이 얼마나 반영되었는가"에 대한 것이다. 미디어 쇼케이스 당시, 프리미엄 테스트를 통해 도출한 개선안은 무려 30여 가지 이상이라 밝히며,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개선안에는 궁극기 수동 조작과 전투 템포 향상, 배속 모드 추가, AI 개편, 클래스 특징 강화, 스킬 디자인 개편, 채용 시스템 리뉴얼, 전투 그래픽 개선 등이 대표적.
정식 출시 이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특별 채용의 삭제다. 프리미엄 테스트 당시에 특별 채용이 이중 과금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이에 즉각적으로 대처해 이중 과금 시스템은 사실 무근이라는 것을 밝혔으며, 정식 론칭 버전에서는 과감히 특별 채용을 삭제했다.
이와 더불어 함선 건조 시스템에서는 소재를 모아서 이용자가 원하는 함선을 확정적으로 건조할 수 있도록 변경함에 따라 확률에 의한 피로도를 줄였다. 랜덤 건조를 제거했다는 것이 핵심.
또, 궁극기의 경우는 자동으로 사용되었으나 이를 수동 사용할 수 있게끔 개선해 이용자가 원하는 시점에 궁극기를 펼쳐서 전략적인 전투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전투 템포 향상을 위해서 배속 모드를 추가했다. AI의 경우도 개편을 통해서 더욱 직관적인 전투를 펼칠 수 있게 됐다. 단, 클래스 특징 강화와 스킬 디자인 개편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은 더 손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카운터사이드가 많은 게이머에게 어필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일러스트'다. 그리고 이 특징을 더욱 보강하기 위해 무려 60종 이상 캐릭터의 전투 그래픽 체형을 변경하고 모션을 리뉴얼했다. 덕분에 더욱 고퀄리티가 된 일러스트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으며,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전투 시의 캐릭터 모션도 매우 자연스러워졌다.
카운터사이드의 또다른 특징인 스토리텔링 부분에 있어서도 보강이 이뤄졌다. 게임 내에서 이용자가 맡게 되는 사장의 초반 내러티브를 강화하는 한편, 사장을 재미있게 등장시켜 코믹함을 더했다. 또, 스토리 컷신의 퀄리티도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튜토리얼 시스템을 추가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류금태 대표는 서브컬처 형성에 특출난 재능이 있다. 지난해 NDC 2019에서는 서브컬처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을 정도. 이처럼 류금태 대표가 서브컬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스토리 구성과 매력 넘치는 캐릭터성 구현 등도 있겠지만 이용자와 끊임없이 피드백을 주고받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그 피드백에 대한 반응 속도도 매우 빠르다.
카운터사이드가 부족한 부분, 그리고 개선해나가야할 부분에 대해 결코 류금태 대표는 손놓고 있지 않을거란 이야기다. 디펜스 전략 장르와 캐릭터 수집 RPG, 그리고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을 잘 버무린 카운터사이드의 다음 목표는 이용자 피드백에 의한 이용자 맞춤형 게임이 되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