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게임, ‘얼룩진 세계의 카테고리 : 나와 그녀들의 공생관계에 문제가 생겼습니다.’의 개발사 ‘피어코퍼레이션’은 라이트노벨 출판물을 게임화 한 이 장르 브랜드를 ‘라이트 플레이(라이트노벨과 게임 플레이의 합성어)’라 명명했습니다.
이 길고 긴 이름의 게임은 '텍스트 게임'입니다. 텍스트 게임이라는 표현은 사실 익숙하지 않은데요, 라이트노벨보다는 웹소설에 가깝습니다. BGM과 삽화를 적절히 활용하여 포인트를 주면서 중간중간 분기 나눔을 위한 선택지가 등장, 플레이어의 선택이 뒷이야기 진행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외견상으로는 ‘서울 2033’과 닮았다고 하겠습니다. 텍스트로만 이루어져 있어 시나리오의 흡입력이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얼룩진 세계의 카테고리’의 시나리오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소재와 문체를 가지고 있어 이 자체를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삽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이런 류 소설은 사건이 진행되면서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는 설정과 반전으로 그 맛을 더하기 마련이거든요. 시나리오는 ‘다히미아기’작가, 일러스트레이터는 ‘포솜(Poson)’ 작가가 참여했다고 합니다.
다만, 내용의 충실함과는 별개로 정말 그냥 웹 소설처럼 텍스트 덩어리가 한 장씩 딱딱 등장하고 마는데 태블릿으로 보면 모를까 스마트폰 화면에서는 가독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특히, 서술 구문과 대화 구문은 확실한 구분을 위해 간격을 더 뒀으면 좋겠더군요. 또한, 문장 길이에 따라 줄바꿈도 더 읽기 쉽게 신경 써야 할 것 같았습니다. 문장의 길이가 짤막짤막 한데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텍스트 게임인 만큼 텍스트 크기나 배경, 폰트 컬러 등을 손볼 수 있었으면 더 좋았겠습니다.
또한, 아무리 텍스트 게임이라도 한 번에 1장 덜렁 전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문장, 하다못해 문단 별로 라도 터치 시 차례로 등장하여 눈의 부담을 줄여주거나 타이핑 효과, 주요 부분에서의 집중 효과 등 다양한 형태의 연출을 넣었으면 더 좋았겠습니다. 이따금 등장하는 삽화도 아무 효과 없이 이미지만 덜렁 등장하는데 작은 흔들림이나 사운드를 넣어 연출 효과를 챙겼으면 더 좋았겠죠.
모든 욕심을 다 챙겨서 라이트노벨 게임처럼 만들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2,500원 유료 게임임을 감안하면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포털 블로그 가독성보다도 못한 A4 흰 바탕에 글씨만 보는 격이라 김이 많이 새는 감이 있었습니다.
대충 기능 아이콘만 상단에 상시 배치해 둔 UI 구성 역시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요소였습니다.
위에서 지적한 문제들은 다행히 플랫폼적인 문제로 소소한 문제들입니다. 자체 개발 툴을 사용한다고 하니 쉽게 수정이 가능한 것들이죠. 창작 콘텐츠의 다양한 플랫폼화라는 측면에서 응원해 주고픈 생각도 많습니다. 실제로 전반적으로 UI도 손보고, 다양한 기능 업데이트를 준비 중임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피어코퍼레이션’ 라이트 플레이 브랜드의 첫 타이틀 ‘얼룩진 세계의 카테고리’였습니다.
◆ 얼룩진 세계의 카테고리 플레이 영상
서비스 피어코퍼레이션
플랫폼 AOS
장르 라이트플레이
출시일 2020.01.16
게임특징
- 라이트노벨보다 더 가벼운 텍스트 위주 게임
[배재호 기자 sloos@chosun.com] /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