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지우고 스크린샷만 덜렁 있으면 그 회사 직원도 무슨 게임인지 분간 못 해, 게임스타트 버튼 누르자마자 나오는 첫 화면에서는 게임에 대한 소개보다 유료 상품 판매 팝업창이 더 크게 떠, 게임성보다 과금 유도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게임들이 많다 보니 어떤 게임을 어떻게 리뷰를 해도 '믿고 거릅니다', '기자 미쳤냐', '입금 완료' 등의 댓글만 달리는 마당에 비슷한 신작은 계속 나오고 안 쓸 수는 없고 그냥 속 편하게 써보는 리뷰.
대부분 레저 / 스포츠 소재 게임이 그렇듯이 모바일 낚시 게임은 본래 마니아층을 겨냥한 장르다. 육성 요소나 캐릭터성 혹은 수집 요소를 강화해 캐주얼하게, 혹은 매니지먼트 느낌으로 낚시 현장을 그려낸 게임도 많았지만 대부분 타깃층을 넓히기 위한 변화보다는 전문성이나 조작감에 치중한 경우가 많았다.
축구나 야구, 골프는 시즌이라도 타고 그 외 스포츠는 올림픽이든 아시안게임이든 집중 기간이라도 있지, 낚시는 그런 것도 없네. 하지만 이렇듯 다소 불리한(?) 저변을 대폭 넓혀준 호재는 다름 아닌 TV 프로그램이었다.
채널A의 예능 프로그램 '도시어부'는 본격 낚시 예능으로, 낚시와 먹방, 토크를 모두 잡아 국내 젊은 층과 여성 층에 낚시 열풍을 일으킨 초 히트 프로그램이다. 실제 도시어부 성공 이후 많은 낚시 게임들이 우후죽순 비슷한 타이틀명을 세우거나, 도시어부 관련 부제 혹은 업데이트를 앞다투어 선보이기도.
이 게임은 정식으로 도시어부 IP를 활용했다. '도시어부M'. 한빛소프트의 오랜만의 신작. 얼핏 찾아보니 올해 첫 론칭 작이다. 개발사는 퍼플오션, 글로벌 초대박을 터뜨린 피싱훅의 제작사이기도 하다.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CBT를 진행했다. 그러고보니 이 리뷰 코너 1편이 낚시 게임이었다.
이 게임의 경쟁력은 무엇보다도 도시어부 IP에 있다. 실제 왕포, 대천항 등 '도시어부' 출조지를 배경으로 진행되고 MC 이경규와 장도연, 박진철 프로 등 주요 출연진의 등장은 물론 심지어 장시원 PD도 등장한다. 이들이 방송에서 서로 주고받았던 대사도. 여기에 도시어부 성공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명품 자막도, 유강진 성우의 나래이션도 만나볼 수 있다. 사실 게임 전반을 잡는 데 있어 나래이션의 힘이 크다.
도시어부 시청자였다면 반가워할 만한 요소가 곳곳에 삽입되어 있다. 어깨너머로만 듣는다면 게임이 아니라 도시어부 프로그램을 시청 중이라고 착각할 정도.
실제 방송에서 보던 자막 분위기도 살렸다 = 게임조선 촬영
챔질 전 들을 수 있는 도시어부 특유의 히트 알림도 여전. 더구나 보통 일반적인 낚시 게임이 실컷 현실성을 살려 개발해놓고 튜토리얼이나 시작 직후 플레이어 신나라고 범고래나 메콩강 메기 같은 괴물을 낚아 올리게끔 해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곳 사이즈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플레이어는 초짜 낚시인으로 등장, 방송 출연진은 서포터로 등장해 플레이어의 낚시를 돕는다. 서포터는 각각 스탯과 스킬이 달라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경규의 스킬은 '명품인성', '억지생색' 등 실제 예능에서 보인 캐릭터성을 살렸다.
어쩐지 플레이어 아바타가 초기 멤버였으나 지금은 누구도 쉬이 언급할 수 없는 인물이 된 마이x로닷과 닮았다는 느낌이 있지만 기분 탓일 것. 또한, 이경규 캐릭터가 너무 젊고 선하게 그려졌는데 아무래도 눈치를 좀 봤나?
이러한 서포터는 MC 이경규, 박대호(이덕화), 장도연, 박진철 프로 4인 외에도 실제 이름 있는 낚시 프로를 등장시켰다. 전부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것인지 일부 오리지널 캐릭터도 있는지 전문 낚시인이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상점'을 담당한 '예라니' 캐릭터가 낚시 유튜버라고 하니 대부분 실제 인물을 모델로 삼았을 듯. (예라니 님 음성은 어색함이 상당함으로 재녹음이 시급하다.)
낚시계 유명인들을 곳곳에 많이 기용했다 = 게임조선 촬영
다만, CBT 스펙으로 배우 이덕화 캐릭터가 구현되어 있지 않았다. 중간중간 실제 방송에 나왔던 상황과 대사들을 보거나 들을 수 있는데 방송 중 명대사 분량이 많았던 지라 아쉬움이 많았다. 이를 대신한 '박대호' 캐릭터가 이미 음성 구현까지 끝나 있는 것으로 보아 오픈 스펙에서도 만나보기 어려울 것으로.
플레이어는 훈련을 통해 힘, 민첩, 체력, 매력, 어복 5종의 스탯을 선택하여 올릴 수 있다. 힘과 민첩처럼 낚시에 직접 도움이 되는 스탯도 있고, 서포터 친밀도 상승이나 재화 습득량 상승에 영향을 주는 스탯도 있다. 도시어부의 핵심 키워드라 할 수 있는 어복이 스탯 중 하나로 등장해 입질 확률과 대어 확률을 모두 증가시키는 '행운'으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영상 광고를 시청하여 훈련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게임 메인 콘텐츠는 '방송 모드'. 실제 도시어부 팀이 출조했던 지역에서 동일한 대상 어종과 황금배지 룰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다. 출조를 돕는 선장 역시 왕포의 강종고 선장, 대천의 양현명 선장 등 실제 방송에 등장한 인물들. 단순히 낚시를 하는 것만이 아니라 방송에서 출연진이 주고받았던 주요 대사를 다시금 볼 수 있는 것이 특장점.
물론 이런 생각도 든다. 기자는 도시어부를 한 화도 빼놓지 않고 시청한 사람으로써 MC와 선장의 대화를 어떤 상황인지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와닿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을 설명해주는 나래이션이나 텍스트를 더 추가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그밖에도 미션 달성 목표인 3성 클리어 외에도 황금뱃지 목표가 추가로 있어 이 역시도 단순히 1위를 하는 것 외에 또 하나의 목표가 된다. 5개 모은다고 해외출조권을 주거나 슈퍼배지로 바꿔주진 않는 듯.
꽝시어부 시작을 알리는 왕포 에피소드 = 게임조선 촬영
낚시는 한번 출조에 3분간 진행된다. 시간 동안 각 미션에 맞는 대상 어종을 얼마나 낚아 올리냐-의 싸움인 만큼 종일 주꾸미만 잡다가 종료 임박을 앞두고 미션을 우르르 달성해버리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폭넓게 사랑받았던 방송의 장점을 살려 전문적인 조작보다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익숙해질 수 있도록 단순하고 직관적인 조작을 채택했다. 타이밍 액션도, 살면서 누가 던져주는 볼펜 하나 제대로 잡아본 적 없는 기자가 눈으로 보고 반응해도 될 정도로 쉬운 수준.
크게 '캐스팅', '챔질'과 '릴링'으로 이루어져 있다. 텐션을 높게 유지하면서 물고기의 체력을 깎는 형태. 텐션이 너무 높으면 낚싯줄이 끊어지고 낮으면 물고기가 도망간다. 대부분 낚시 게임이 그렇듯이 스트라이킹 게이지, 물고기 방향 체크 등 이것저것 타이밍 맞춰 몇 가지 조작을 더한다.
부시리도 찌낚시로 낚아 올리는 것으로 보아 대형종을 위한 루어낚시 방법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찌낚시 방법만 구현한 듯. 여러 형태의 낚시를 보여주는 것이 방송의 매력이었던 만큼 선상 찌 낚시 외에도 루어 낚시나 갯바위 낚시, 혹은 트롤링도 구현한다면 매력을 더 할 수 있을 것.
드랙을 긁고 나가는 손맛은 필수 = 게임조선 촬영
챔질 난이도도 쉬운 편 = 게임조선 촬영
파이팅 중에 각종 스킬을 사용하기도 한다 = 게임조선 촬영
또한, 낚시 중에는 플레이어 외에 함께 출조한 다른 낚싯배를 확인할 수 있는데 상대의 상태에 따라서 스킬을 이용해 상대를 공격(방해) 할 수도 있다.
조업 상황에 따라, 스킬 사용 시 서로 주거니 받거니 투닥이는 것도 볼거리.
소형, 대형 등 장비 세트가 존재하는데 어종이나 장비에 대해 잘 몰라도 추천 장비 기능이 있으므로 대체로 추천해주는 장비를 가져가면 된다. 장비는 1성부터 4성까지 존재하고 따로 강화도 할 수 있다.
낚싯줄이나 미끼 그런 건 없다. 오직 장비뿐. 복잡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부러 간소화했다고. 장비와 서포터 외에 여러 출조 효과를 올려주는 버프형 아이템이 있다. 과금은 장비및 서포터 구입, 필요 재화 구매와 소모성 아이템 구매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른 유저와 실시간 매칭을 통해 경쟁하는 대결 모드와 최종 무게나 길이 등을 달성하는 협동 모드가 존재한다.
낚시 게임 중에서도 매우 캐주얼하다. 또한, 무엇보다 방송 풍미가 강하다. 방송에 나온 출조지는 계속해서 맞춰 나간다고. 혹시 해외 출조지도 구현할는지 궁금해지는 부분. 도시어부 예능이 먹방도 유명한 만큼 요리 시스템 언급을 본 적이 있어서 언제 나오나 아무리 해봐도 없더라. 알고 보니 CBT에는 아직 구현 안 됐다고.
사전예약 30만을 돌파했다는 기사를 본 적 있는데 낚시 게임으로는 상당한 성적. 단순히 낚시 게임으로만 치부하기보다 이 게임은 '낚시 예능 게임'으로 확실하게 명명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주말 낚시를 계획 중인 조사님들에겐 몰라도 애청자였던 기자의 호감은 확실히 샀다. 10월 1일 정식 출시 예정.
Point.
1. 개발진이 원작 감수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
2. 낚시가 목적이 아니어도 괜찮다. 방송 형태를 따른 것은 잘한 기획
3. 이덕화 선생님 육성으로 '아쥬~ 좋아~' 듣고 싶다.
4. 낚시 게임으로써의 손맛이나 콘텐츠 구성은 기본에 충실.
5. 방송분을 따다 쓰는지, 새로 녹음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음성이 더 많았으면.
6. 리뷰에 팬심 쪼~금 들어감.
◆ 플레이 영상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