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두리 면에는 보드게임을 세워놓는 사람과 눕혀 놓는 사람 둘 다를 위한 디자인이 들어가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보드게임은 그 게임을 발매하는 회사도 중요하지만, 어떤 작가가 만들었느냐도 상당히 중요하다. 게임 작가에 따라 게임의 시스템이나 형태 등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그리콜라를 만든 '우베 로젠버그'의 경우 이 사람의 게임이라고 한다면 '농경 테마', '일꾼놓기 시스템', '퍼즐 시스템' 등을 대략적으로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의외로 예상치 못한 다양한 폭을 가진 작가들도 존재한다. 국내에는 '킹도미노'로 익숙해진 '브루노 카탈라'가 대표적이다. 프랑스 보드게임 작가인 브루노 카탈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납득이 가는 매력적인 시스템을 잘 살라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재미난 점은 브루노 카탈라는 다른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각 게임마다 새로운 테마나 감성, 시스템, 난이도 등을 폭넓게 아우르고 있다는 점이다.
트레이가 딱 맞게 구성되어 있다. 쏟아지지 않게하려면 펀칭타일보드를 그대로 함께 넣는 것을 추천 = 게임조선 촬영
이 때문에 브루노 카탈라의 보드게임은 난이도나 테마 등을 다소 예측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오늘 소개할 만두게임즈의 '퀸즈' 역시 브루노 카탈라와 요하네스 구피가 협업한 보드게임이다. 스플렌더 급의 난이도를 가진 이 게임은 패턴빌딩과 셋콜렉션 시스템을 차용한 가벼운 가족게임이다.
◆ 텃밭을 꾸미고 꽃을 심자
게임 시작 전 세팅 모습 = 게임조선 촬영
퀸즈의 게임 테마는 '정원'과 '양봉'이다. 플레이어는 정원에서 난꽃을 채집해 자신의 텃밭에 심고, 벌통으로 꿀을 생산해야 한다. 점수는 크게 자신의 텃밭을 꾸미는 점수와 벌통으로 벌을 유인하는 점수가 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꽃 채집하기'와 '텃밭 채우기' 중 한 가지 액션을 할 수 있다.
꽃 채집하기를 선택하면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정원사가 바라보는 일직선상에서 꽃을 최대 3개까지 가져갈 수 있다. 3개를 가져갈 경우에는 각기 다른 색상으로 특수 꽃 없이, 2개를 가져갈 경우 아무 색상이나 특수 꽃 없이, 1개를 가져가면 벌이 그려져 있는 특수 꽃을 획득할 수 있다. 가져온 꽃은 플레이어 판 위에 올려둔다. 플레이어 판 위에는 꽃을 최대 6개까지만 올려둘 수 있다. 이후 자신이 가져간 꽃 수만큼 정원사를 이동시킨다.
텃밭 채우기는 텃밭 타일을 즉시 가져와서 5개의 꽃을 해당 타일에 심어야 한다. 가져온 타일은 일단 자신의 다른 텃밭 타일과 1면이라도 붙게 해야 하며, 즉시 꽃이나 벌통을 올려 5칸을 모두 채워야 한다. 이때 2개 이상 동일한 색상의 꽃이 연결되면 해당 칸 수만큼 점수를 획득한다.
추가적으로 정원사가 도달한 공간에 꽃이 없거나, 텃밭이 모두 떨어지면 새롭게 리필을 하며, 정원사가 정원을 1바퀴 돌돌 경우에도 꽃과 텃밭 타일 모두 리필한다.
한 플레이어가 텃밭 타일 5개를 채우면 남은 플레이어가 한 번씩 더 턴을 진행하게 게임은 종료된다. 이 경우 텃밭 타일에는 꽃을 꽉 채우지 않아도 된다.
◆ 점수 획득 방법
퀸즈는 2개의 선택을 반복하며 게임을 진행하는 게임이다. 점수를 얻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가장 쉬운 방법은 같은 색상의 꽃을 이어붙이는 방법이다. 텃밭 채우기 액션으로 2개 이상 같은 색상이 연결되면 연결된 칸 수만큼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당연히 같은 색상을 크게 자주 연결할수록 높은 점수를 회득할 수 있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속도가 붙는다. = 게임조선 촬영
두 번째 방법은 벌통을 이용한 방법이다. 게임이 끝나고 각 벌통 주변 8칸에 있는 벌마다 1점을 획득할 수 있다. 벌이 그려진 특수 타일은 채집 액션으로 1개씩 밖에 못 가져오기 때문에 게임 중에는 점수를 벌기 다소 어렵지만, 게임이 끝난 후 대폭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특히 벌통마다 각기 벌을 계산하기 때문에 벌통을 잘 배치하면 하나의 벌로도 세 개 벌통에 모두 점수를 제공할 수도 있다.
위의 두 방법 외에도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일부 존재한다. 텃밭에서 같은 색상을 연결해 점수를 얻을 경우 각 색상 별로 꿀단지를 얻을 수 있으며, 5종류의 꿀단지를 모두 모으면 다품종 보너스 토큰을 얻을 수 있다. 이는 먼저 모을수록 더 많은 점수를 획득하게 된다. 또한, 타일을 리필할 때에도 1점씩 추가 점수를 받는다.
◆ 만들어 가는 타일?
사실 퍼즐류 보드게임 자체는 많은 편이다. 특히, 펜토미노 형태(정사각형 5개를 이어붙여 만들어진 타일)의 타일을 붙여 만드는 퍼즐 게임은 국내에서는 이제 익숙한 편이다. 우베 로젠버그의 '인디언서머'나 게임조선에서 소개했던 '조각보' 같은 게임에서도 손쉽게 엿볼 수 있다.
텃밭 타일을 가져와 꽃 타일을 올려둔다. 자신만의 타일을 만드는 셈. = 게임조선 촬영
다만, 퀸즈는 텃밭 타일에 난꽃 타일을 올려 자신만의 타일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 특징이다. 5칸의 펜토미노 타일에 꽃 5개를 올려 자신만의 전략적인 타일을 만들어내고 이를 연결해 점수를 낸다는 점은 독특하다. 이러한 점은 만두게임즈의 또 다른 게임인 '파리, 빛의 도시'와도 유사한 느낌 형태다.
다만 파리의 경우 바닥 타일을 다 깔고 난 후, 2차적으로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이었다면, 퀸즈는 계속해서 타일을 만들고 붙이고를 연달아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비슷한 형태지만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 아름다운 레이싱 게임
퀸즈는 한 사람이 5개의 텃밭 타일을 연결하면 이후 다른 플레이어 모두 1회씩 추가 진행하고 게임을 종료한다. 빠르게 텃밭 타일을 만들 경우 한 턴에 3개씩 집어가면 하나의 텃밭 타일을 만드는데 2턴, 텃밭 타일을 설치하는데 1턴을 소비해 3턴이 소모된다. 여기에 벌통까지 사용하면 턴 수를 더 줄일 수도 있어 빠르게 달린다면 12턴쯤에서 게임을 끝내는 플레이어가 나올 수도 있다.
미려한 일러스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 게임조선 촬영
때문에 큰 그림 그리며 텃밭을 꾸리다가는 순식간에 게임이 끝나면서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나올 수 있다. 꽃 점수나 벌통 점수 등 자신이 노리는 전략이 당연히 있겠지만, 퀸즈는 레이싱 게임의 느낌도 들기 때문에 상대방의 플레이 방식에 따라 자신의 플레이를 즉석해서 수정할 필요가 있다.
게임성과는 별개로 아름다운 컴포넌트가 인상적이다. 다양한 보드게임 일러스트로 사랑받는 방상 듀트레가 디자인을 담당한 만큼 수려한 일러스트인 만큼 매력적이다. 텃밭 타일의 경우 다소 얇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꽃 타일이 그 이상으로 묵직해서 손에 감기는 맛이 좋다.
◆ 그래서 실제로 해본 평은요
- R기자: 아름다운 디자인, 깔끔한 룰이 매력. 타일을 만들어 맞춘다는 것이 새삼 재밌다!
- N님: 어려워 보였지만, 보기와 다르게 쉽게 익힐 수 있었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