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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e편한리뷰] 에오스레드, 처절.. 철저한 리니지M 역기획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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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지우고 스크린샷만 덜렁 있으면 그 회사 직원도 무슨 게임인지 분간 못 해, 게임스타트 버튼 누르자마자 나오는 첫 화면에서는 게임에 대한 소개보다 유료 상품 판매 팝업창이 더 크게 떠, 게임성보다 과금 유도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게임들이 많다 보니 어떤 게임을 어떻게 리뷰를 해도 '믿고 거릅니다', '기자 미쳤냐', '입금 완료' 등의 댓글만 달리는 마당에 비슷한 신작은 계속 나오고 안 쓸 수는 없고 그냥 속 편하게 써보는 리뷰.

한 십 분쯤 플레이해봤을 때였나? 옆에서 다음 리뷰 타이틀로 '에오스 레드'를 추천하길래 예전에 썼던 리니지M 리뷰 가져다 쓰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열심히 만든 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쩌나? 누가봐도 역기획으로 제작한 것 같은데.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리니지M의 기록적인 성공과 매출 장기 집권을 보며 누구라도 이러고 싶었을 터. 그리고 그 결과물들이 하나, 둘 속속 나오는 중이다. 별로 대단한 고민 없이 모눈종이 대고 베낀 수준인데도 하나같이 매출도 높다. 

'블루포션게임즈''에오스레드'는 그 흐름에 올라탄 게임이다.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성공 공식과도 같았던 '인기 IP' 그리고 '리니지M 따라하기' 두 가지를 챙겼다. 사실 원작 PC온라인게임 에오스는 탱, 딜, 힐 살린 던전형 MMORPG에 가까웠으나 에오스레드는 전혀 다른 게임성을 가졌다고 보면 되겠다. 사족으로 원작 에오스는 똑같이 엔씨의 아이온과의 유사성 논란을 겪고도 게임성에 호평을 받았었다.

 

일단 에오스 IP란 점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스토리 비중이 공기 수준으로 매우 적고 NPC도 몬스터 A 잡아와라. 몬스터 B 잡아와라. 식으로 새로운 사냥터 안내용으로만 등장한다. 그래도 궁금해 미칠 것 같은 원작 팬분들을 위해 스토리를 간단하게 짚어주자면 원작 에오스로부터 50년 뒤 이야기란다. 등장하는 직업 구성도 전혀 다르다.


대략적인 화면 구성 = 게임조선 촬영

기자가 스킵충이라 대충 넘긴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좀 알고 싶어도 스토리를 되새겨볼 방법이 1도 없기 때문에 기대 안 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지난 퀘스트 보기를 눌러도 퀘스트 소개나 설명이 아닌 퀘스트 줬던 NPC 대사만 출력된다. 한 마디로 이 게임은 스토리를 알려주고자 하는 텍스트 스크립트 자체가 게임 내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시작하자마자 "넌 기사야. 기사는 각지를 돌아다니며 임무를 수행해야. 자, 시~작!" 하고 퀘스트만 주구장창 받아서 해결하는 형태다. 그나마 게임 시스템을 알려주는 튜토리얼성 퀘스트가 끝나고 나면 NPC와 대화라고 할만한 게 전혀 없다. 플레이어에게 퀘스트를 주기 위해 대사 한 줄 - 퀘스트 수락 - 대사 한 줄 - 퀘스트 완료 반복하면서 NPC 대사만 한두 줄 출력되는 것이 끝. 아니, 그런데 이럴거면 게임 시작할 때 프롤로그 영상은 왜 넣었지?


퀘스트 로그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 게임조선 촬영

콘텐츠 빠르게 읊어보자. 리니지M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에 리니지M과 비교해서 서술할 것임을 미리 밝힌다. 딱 보는 순간 미니맵 빼고 UI 구성이 매우 비슷하다. 무엇보다 실제 플레이에 가장 피부에 와닿는 부분인 아이템이나 스킬 사용을 위한 8칸의 단축 슬롯과 등록 방법도 똑같다. 슬롯에 올린 아이템을 재사용 시간마다 알아서 자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촐기, 용기 등으로 대표되는 각종 물약이나 음식 등의 버프성 소모 아이템, 펫 소환 주문서 등등 다 리니지M과 동일. 아시다시피 이런 건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 소모 아이템들. 보통 몇십 개씩 사들고, 회복제 챙겨서 사냥터에 가서 몇 시간씩 사냥하는 그 형태를 따른다.


던전 사냥 장면 = 게임조선 촬영

마법인... 아니 펫은 경험치 보너스와 공격 속도 보너스 등 등급에 따라 여러 부가 능력을 준다. 그래도 여긴 여분 카드 4개 합성이 아니라 3개 합성이란 점이 다르다. 합성 시 결과물은 당연히 무작위. 일반부터 신화 등급까지. 도감도 있고, 도감에 능력치도 있고. 


여분의 하위 등급 펫 3마리로 상위 등급 합성을 확률적으로 노려볼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아이템 제작 방식도 '희귀 무기 제작서(여긴 비법서 아님)', '영웅 무기 제작서' 등 아이콘과 아이템 이름만 다르지, 방식은 무서울 정도로 닮았다. 천, 가죽, 철, 은이 고급, 최고급으로 점차 상위 재료가 되는 형태도 같은데 심지어 이건 아이콘도 비슷하다.


많은 이들을 울고 울렸던 바로 그 비법서... 여기선 제작서 = 게임조선 촬영


심지어 재료는 아이콘조차 비슷해보인다 = 게임조선 촬영

장비와 스테이터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상태 창은 얼핏 매우 색달라 보였는데 사실 결국 구성은 완전히 똑같음을 알 수 있다. 리니지 매출의 물꼬를 트게 만들어준 티셔츠도 있고, 반지가 4피스가 아니라 2피스인 것은 좀 다르네? 대신 팔찌가 2피스 있어서 사실상 똑같음.

장비는 강화 주문서를 통해 강화할 수 있고 6강화까지 안전 강화 가능. 자비롭게도 여긴 방어구도 6강화까지 안전하다. 그래서 여긴 6검 4셋이 아니라 6검 6셋. 한 번에 +1~+3까지 강화 가능한 빛나는 강화 주문서 있고, 강화 등급을 하나 낮춰 주는 빛바랜 강화 주문서도 있다. 

상점 UI도 같고, 상점에서 파는 목록도 완전히 똑같다. 심지어 상품 구성도 똑같다. 골드로도 살 수 있는 일일 구매 품목도 비슷한 구성으로 있고, 설마 룸티스, 스냅퍼 같은 유료 악세사리도 있나 싶었는 데... 있다! 파는 방식도 똑같음. 다만, 오픈 첫날임에도 패키지 상품이 적게 준비된 편.


특수한 옵션을 가진 유료 악세서리 패키지가 존재 = 게임조선 촬영


환경설정 창은 틀린 그림찾기 해도 될 정도로 똑같다. = 게임조선 촬영

충전율에 따라 몬스터 사냥 시 경험치와 드랍률에 관여하는 '정화의 소울'이라는 요소도 빼놓지 않고 넣었다. 얼핏 추가 버프 효과인 것처럼 소개해놨지만 충전량이 0되는 순간 아이템 획득 제한 걸림. 이거 완전 아인하...읍읍! 하여간 '그 동네' 있는 거 다 있고 심지어 아닌 척 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하려고 노력한 부분까지 엿보인다. 타깃 유저층이 헷갈려 할까 봐 고민한 모양.

 

계속 ~같다. 뭐 뭐 뭐가 같다. 뭐~ 같다. 엇? 발음 조심해야겠네. 뭐 있다-로 순화함. 뭐 뭐도 있다~ 뭐, 이런 식으로만 얘기한 거 같으니 리니지M을 안 해본 분들을 위해 다른 점을 몇 개 짚어보자. 우선 그래픽이 다르다. 이를 살리기 위해 카메라 구도를 줌인, 높낮이 단계에 따라 3종 지원한다.

전체 능력치를 합산해 나타내는 전투력 수치가 존재한다. 한눈에 더 강고 약하고를 알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스테이터스 창에서는 세부 능력치 즉, 공, 방, MR 등을 확인할 수 있긴 하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방어구도 6강까지 안전 강화 가능. 영혼석이라고 해서 장비와는 다른 개념의 능력치 상승 콘텐츠가 있다. 영혼석 장착하고 주문서를 강화하는 식. 

다음은 미니맵을 지원한다. 전체 지도에서 등장 몬스터 및 드랍 정보 등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상당히 자세한 편. (전체 지도에서 지역별로 번호 붙여둔 건 똑같네 ㅎㅎ..)


월드맵은 참 편리하더라 = 게임조선 촬영

그래도 에오스 IP를 지키기 위함인지, 아니면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쓰일 3D 모델링을 더 준비하기가 쉽지 않았는지, 아니면 추후 업데이트로 등장할 예정인지 일단 변신 시스템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모바일게임 특유의 골드 및 경험치, 각종 재료 파밍을 위한 일일 보상형 던전 콘텐츠가 존재한다. 아 참, 가방 무게는 없다. 대신 가방 칸은 더 좁다.

리니지M이 끝끝내 지원하지 않고 있는 1:1 거래 지원한다고함.

 

'가장 위험한 MMORPG', '항상 등뒤를 조심해라' 란 광고카피처럼 PvP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로 흔히 무필이라 불리는 필드 PK가 가능하다. 기획 단계에서 이것저것 기능을 열거했는데 사실 뭐 크게 다른 것은 없고 PK 상황에 따라 캐릭터 성향이 갈리는 부분은 같지만 추후 캐릭터 성향에 따라 입장 가능한 던전이 따로 존재하는 등의 차이가 좀 있다. 성향에 의한 콘텐츠 차이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니긴 하지만.


복구 NPC는 여기에도 취직했다 = 게임조선 촬영

죽었을 때 손실된 경험치나 아이템 복구 시스템까지 동일하고, 누군가에게 PK 당했을 때 복구 재화 일부가 해당 유저에게 지급되는 방식까지 똑같다. 전투기록이 남아서 복수도 가능하고, PK 횟수에 점수를 먹여서 랭킹을 세우기도 하고. 현상금을 내걸어 재화를 지급하는 현상수배 시스템은 조금 특이한데 살생부의 강화판이라 할 수 있겠다. 살생부는 로한M이었나?

길드 단위 대규모 PvP 콘텐츠로 공성전 외에 영지전이 따로 존재한다고 함.

 

무언가를 모티브로 따온 것을 뇌리에서 완전히 지우고 보자면 퀄리티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리니지M을 아예 모르는 유저라면 사실 의미를 모르겠는 옛날식 시스템과 불편함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지만, 리니지M을 즐기고 있는데 흥미가 떨어졌거나 아예 접은 유저라면 같은 느낌으로 충분히 재미있게 할 만하다. 중국식 자동 양산형 MMORPG 정도로 참담한 수준은 아님.

무엇보다 야호! 런칭이다! 한 몫 땡기자! 수준으로 몇 강 장비 패키지 등 과도한 고효율의 패키지를 늘어놓지 않는 점은 분명 칭찬할 만하고, 과도한 서버 증설을 지양하겠다고 선언한 부분도 역시 이용자들의 주된 불만에 대한 고심한 부분으로 보인다. 운영적인 노력을 통해 승부를 보겠다는 것. 그게 이 게임, 에오스 레드의 방향성이다.

리니지M이 뛰어난 게임성을 살려서 만든 게임은 아니지만 기록적인 성공을 거둔 게임은 맞다. 시장은 잘 만든 게임보다 성공하는 게임을 따라간다. 혹자는 핵 앤 슬래시, 한국형 MMORPG는 원래 다 비슷하지 않냐고 얘기하기도 한다지만 같은 장르의 게임을 만들고 싶었는지 그냥 리니지M을 만들고 싶었는지는 사실 보면 안다. 일진 따귀를 때렸더니 '내게 이런 여자는 너뿐이야'하고 반하는 소재야 돌려쓸 수 있다 쳐도 따귀 때리는 구도, 맞고 넘어져서 놀라는 구도, 연출과 컷이 똑같다면 그건 문제다.

물론 이용자 입장에서는 크게 상관이 없겠다. 너구리나 오동통면이나 면도 똑같이 굵고, 다시마도 들어있고 맛이야 비슷하니 시장에서 각자 알아서 평가 받는 것처럼 비슷하게 생긴 게임이 더 착하고 운영 잘하면 선택하면 그만이니까. 그것이 실제 매출로도 나타나는 것이 현실이고.

Point.

1. 리니지M의 에오스 스킨 Ver.
2. 그래도 게임 완성도는 자체만 두고 보면 매출 10위 찍은 R0보다는 낫다.
3. 에오스레드 리뷰에 리니지M이 더 많이 언급되네.
4. 모바일에 시작된 한국형 핵 앤 슬래시 MMORPG 그 자체
5. 리니지M 베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오히려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6. 짜여 있는 핵과금 콘텐츠에도 불구하고 실제 오픈 초기 한정으로 과금 정책은 착한 편.

◆ 플레이 영상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박성일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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