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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e편한리뷰] 방주지령, 겉멋 부리지 않고 게임 공식만 달달 외운 이차원게임 우등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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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지우고 스크린샷만 덜렁 있으면 그 회사 직원도 무슨 게임인지 분간 못 해, 게임스타트 버튼 누르자마자 나오는 첫 화면에서는 게임에 대한 소개보다 유료 상품 판매 팝업창이 더 크게 떠, 게임성보다 과금 유도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게임들이 많다 보니 어떤 게임을 어떻게 리뷰를 해도 '믿고 거릅니다', '기자 미쳤냐', '입금 완료' 등의 댓글만 달리는 마당에 비슷한 신작은 계속 나오고 안 쓸 수는 없고 그냥 속 편하게 써보는 리뷰.

각양각색의 미소녀 캐릭터를 앞세운 수집형 RPG 중에서도 일명 '이차원게임', '미소녀게임', '서브컬처게임'으로도 불리는 이 장르는 MMORPG 와 더불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높은 타율을 기록하는 장르 중 하나다. 중국발 일본향 게임이 국내 게임 시장에서 주목받는 것은 익숙한 그림.

'방주지령'. 방주란 이름 탓에 또 함선을 모에화했나 싶었지만 이번에는 신화 속 인물들을 미소녀 캐릭터화했다. 구조선 찾아 방황하는 이차원게임 마니아들에게 어필은 확실했던 모양. '디앤씨오브스톰'이 국내 서비스를 맡았다. 올해 디앤씨미디어의 주력 사업이었던 웹툰, 웹소설 쪽에 이어서 게임 쪽도 승승장구 중. 이 게임은 서령들의 교감 수집 RPG를 피력한다. 서령은 방주지령 안의 캐릭터를 부르는 말. 그래, 수집형 RPG다.

해외 버전이 있는 상태에서 국내에 들여올 시 소위 헬적화라 불리는 차별적인 요소에 의해 부정적인 여론이 생겨나는 것은 많이 의식한 모양인지, 갓적화나 혜자 게임 같은 키워드로 '착한 운영'을 내세웠다. 사실 요즘 속이려고 해도 뽑기 구성, 과금 체계, 이벤트 내용과 보상까지도 탈탈 털리기 마련이니까. 얼핏 영상만 봤을 때는 SD 캐릭터가 즐비하길래 이번엔 많이 귀여운 콘셉트인가 보군- 싶었는데 웬걸? 18세 버전을 따로 준비 중이란다. 전투 씬 빼고 벽람항로와 상당히 닮았다.

 

무려 과학기술이 발달한 2353년을 배경으로 했다. 내년이면 2020원더키디가 활약할 시기니까 2300년대쯤 되면 그럴 수도 있겠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류의 생존을 걸고 도시를 재건해야 하는 사명을 띤 주인공(어령사)과 소녀의 모습으로 재창조된 신화 속 존재들(서령)들의 모험, 성장을 다루고 있단다. 그래서 '방주(Arc)'와 '지령(Order)'이다. 주인공은 어령사 협회의 신출내기. 성적이 좋은 우등생이었다고.

전 세계 신화를 바탕으로 참 많은 미소녀가 나온다. 이름은 샐러맨더고, 히드라인데 일단 다 미소녀 캐릭터다. 초기 시작과 동시에 속성별로 SR 캐릭터를 하나 선택하여 시작할 수 있다.


SR 캐릭터를 확정으로 주지만 어차피 리세마라는 UR 노리고 가야함 = 게임조선 촬영

일러스트가 좋다는 평이 많았다. 사실 캐릭터 수집RPG 의 일러스트는 거의 다 기본 이상 하기 때문에 세밀한 차이를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일본풍 일러스트. 배경이 된 캐릭터의 설정보다는 화속이냐, 수속이냐 캐릭터의 속성에 더 영향을 받은 디자인이었다. Live 2D 지원. 진화 등으로 캐릭터가 성장하면 일러스트가 제법 많이 변하는 편.

전투씬에서의 SD 캐릭터 표현이 세밀하게 잘 됐으나 정작 이들의 움직임은 많이 어색하다. 전투 씬에서는 스킬 사용 및 행동에 따른 음성 지원도 된다.


공지사항을 통해 공개한 18세 버전 일러스트 수정 건 = 게임조선 촬영

플레이어가 어령사가 되어 서령들을 이끄는 마스터로 불리지만 딱히 대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이 앞에 있다치고 자기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정도라서 활약은 없다.


그러니까 명령봇 같은 존재 = 게임조선 촬영

 

전투 방식이 많이 심심하다. 정확히는 전투 연출이 심심하다. 일반 턴제 캐릭터 RPG 의 전형을 벗어나지 못했다. 진형 설정에 따른 우위, 전후열, 단일, 광역 정도의 차이 정도만 있을 뿐. 이렇다 할 컷씬도 없고 전투를 잡아주는 박진감이란 것이 없다. 그냥 캐릭터 성능에 따라서 알아서 스킬 쓸 거 쓰고 끝나는 느낌. 고전적인 방식을 그대로 고수한다.

다만, 서령마다 물고 물리는 속성이 존재하고 행동 순서를 결정하는 속도가 존재한다. 포켓몬스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으로. 스킬마다 전후열 공격 형태가 다르다 보니 캐릭터를 어떻게 배치할지, 누굴 어떻게 공격할지를 정하는 전략적인 면이 이곳에서 드러난다. 또한, 서령마다 스킬을 3개씩 세팅하여 출전할 수 있어 어떤 스킬을 구성하여 출격할 것인지에 따라 같은 서령이라도 그 활용법이 달라지는 것도 특징.


캐릭터 속도 능력치에 따른 전투 방식 = 게임조선 촬영

스테이지는 탐색 모드와 전투 모드로 나뉜다. 맵에서 직접 이동하여 맵에 배치되어 있는 적을 찾아가 조우하여 전투 모드로 들어가는 방식. 어떤 상대와 먼저 싸울 것인지를 정할 수 있고, 전투 진행 정도에 따라 적이 더 생기기도 한다. 지금은 이 방식이 크게 의미 없어 보이는데 나중에 자기가 스스로 접근해오는 적이 생기면 탐색 모드도 달라질 것 같음.


스테이지 탐색 모드 = 게임조선 촬영

스테이지 진입 시 한 번에 3개체만 출격시킬 수 있고, 대기 멤버도 똑같이 3개체를 세팅할 수 있다. 주전 멤버가 탈진하면 교체 출전하는 방식. 스테이지 탐색 도중에는 모든 적을 쓰러뜨리기 전까지 멤버 교체는 불가능하다. 완전히 스테이지를 끝내거나 퇴각하는 것만 가능. 2성 이상으로 한번 클리어한 스테이지는 자동 탐색 가능. 전투는 1-3부터 자동 가능. 집중하자니 탐색도 별 고민할 것 없이 빈약하고, 전투도 심심하다.

수집형 RPG에서는 특이하게도 '날씨'에 영향을 주는 스킬이 있어 이에 대한 전략이 따로 존재한다. '폭우' 스킬로 비가 오게 만들면 수속성 공격이 세진다거나 하는 차이가 있다. 근데 날씨 변화 자체도 스킬의 형태니까 큰 의미 없을지도.

 

플레이하면서 찾아보니 여기저기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이는 소개글에 수집을 쉽게 해놨다고 하던데 어디까지나 확률은 개인차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걸 장점으로 설명하는 것은 어폐가 있을 것으로. 다만, 일단 공개된 확률상 UR 등급 확률이 5%로 높긴 하다. 이미 보유한 서령과의 계약 해지를 통해 계약 증서란 것을 얻을 수 있는데 이걸로 각 등급 서령으로 교환할 수 있다. 일명 '천장'으로 불리는 확정 뽑기 시스템도 지원. 수집 방식이 여러 형태인 건 맞긴 맞다.


아기자기한 꾸밈 요소가 있는 협회 콘텐츠 = 게임조선 촬영

협회 시스템이 있어 서령들이 머무는 공간을 '꾸밀' 수 있다. 주력 멤버가 아닌 서령을 '파견'을 보내 레벨업을 시키거나 별도의 파견 보상을 얻는 것도 가능. 각종 장식품, 벽지 등을 제작, 구매하여 더 화려하게 꾸밀 수 있다. 협회 내에 임의의 서령을 배치해 휴식을 권하거나 선물을 건네 호감도를 올린다든지 하는 식으로 능력치 상승을 꾀할 수 있고 무려 '결혼'도 가능하다고 한다.

사실 이런 류 장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기능이라 그 자체로 특별할 것은 없지만 또 없어서는 안 될 그런 기능이기도 하니 있다는 것만으로 점수를 줄 수 있을 듯.

대단한 맛집이거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가미된 형태의 게임은 아니지만 먹어본 맛은 잘 구현해냈다. 커뮤니티 분위기를 쉽게 타는 이차원게임은 대세감을 주는 것이 중요한데 수집 게임에서 수집이 쉽다는 포인트를 잡아서 밀고 있는 건 어쨌든 똑똑한 처사.

 

Point.

1. 18세 버전은 중국에도 없는 버전이라고.
2. 영리하게도 최고 인기 캐릭터 헬라 확률 이벤트 중
3. 뭔가 예산 내에서 싸게 잘 만든 느낌
4. 디앤씨미디어의 역작(?) '나와 호랑이님' 과 콜라보할 계획이라고.
5. 수집형 RPG 별거 있나요? 성장 쉽고, 수집 쉬우면 반은 다 했음
6. 힐러야, 힐 좀 써라

 

◆ 플레이 영상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박성일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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