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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신작체험] 원작 정체성과 모바일 편의성 모두 잡은 '테라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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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란투게임즈에서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에서 퍼블리싱하는 '테라 클래식'이 드디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테라 클래식은 크래프톤(前 블루홀)을 일약 메이저 게임 개발사로 발돋움하게 만든 2011년 최고의 대작 게임 '테라'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하여 모바일로 출시한 정식 후속작이다.

원작으로부터 20년 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퀄의 이야기는 많은 유저들의 기대를 불러모았고 그 기대에 걸맞게 테라 클래식은 자정 0시라는 매우 이른 오픈 시간에도 엄청나게 많은 접속자가 몰려 모든 서버가 혼잡을 찍고 대기열이 발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과연 베일을 벗은 테라 클래식은 우리가 기대하고 상상한 테라의 모습을 모바일 환경으로 그대로 담고 있었을까? 게임조선에서는 테라 클래식의 콘텐츠와 이를 플레이해보고 느낀 점들을 간단하게 풀어보고자 한다.

 

■ 확실히 같지만 원작과는 다른 세계를 펼치다


오프닝 시네마틱에서 만날 수 있는 4인의 플레이어블 캐릭터 = 게임조선 촬영

같지만 다른 세계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수도 없이 강조했던 만큼 테라 클래식은 도입부부터 본편과는 다른 시열대에서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하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원작의 경우 초반부 스토리 리부트 이전과 이후 설정에 차이가 있지만 일단은 1차 아르곤 전쟁이 소강 상태로 접어든 이후 연합시대의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안한 평화 아래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테라 클래식은 20년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시작부터 아르곤 군단, 데바 제국의 침공과 같은 무시무시한 일들이 연달아 벌어지고 있어 여러모로 세기말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다.

플레이어는 휴먼, 케스타닉, 하이엘프, 엘린 종족을 대표하는 직업의 용사로 이러한 전란의 시대를 바로 잡기 위해 나서게 된다.


시작부터 끝판왕급 포스를 자랑하는 아르곤 군단과 대규모 전쟁을 벌인다 = 게임조선 촬영

간소화된 캐릭터 및 직업 선택 커스터마이징 과정을 거친 이후 플레이어는 아르곤 군단 전쟁에 참전하는 프롤로그를 진행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럭저럭 잘 싸우지만 규격 외의 존재가 난입하자 전멸의 위기에 봉착하고 목숨을 건 동료의 특공으로 아르카이아 균열이 붕괴하면서 지상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후는 어차피 뻔하다. 기억을 잃은 뒤 본연의 능력을 대부분 잃어 이를 처음부터 다시 일깨우는 루트다. 몹시 익숙한 나머지 식상할 수도 있는 전개지만 플레이어가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의 이야기에 감정을 이입하고 행보에 당위성을 부여하기에 가장 적합한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대다수의 모바일 게임이 이런 초반 전개를 선택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케스타닉 난민의 처우 문제로 데바 제국군과 대립각을 세우는 연합군 = 게임조선 촬영

일단 극초반 주요 적은 상당히 허당스러운 집단이다. 만전의 상태로도 도저히 이길 방도가 보이지 않던 아르곤 군단과 달리 데바 제국은 비록 연합군이 주둔하고 있다고는 하나 작은 마을 하나 점령하지 못하는 무능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제국이라는 거창한 이름과 달리 도적집단에 가까운 쪼잔한 스케일로 사고를 치고 기껏해야 내부 세력 싸움에서 도태된 케스타닉 피난민 괴롭히다가 플레이어에게 매번 격퇴당하는 것이 일상이다.

이렇듯 맥 빠지는 초반 전개는 다소 루즈하게 만드는 감이 있다. 그래도 그 부분을 무사히 넘어간다면 어떤 사건을 기점으로 스토리의 무게감이 확 달라지게 된다. 이후 만나는 챕터는 대부분 매력적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된 스토리를 즐길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만나는 사마엘 그란우드나 엘리온 쿠벨 등 원작의 핵심 캐릭터는 우리가 알고 있던 그 모습에서 정확히 관록만 빠진 형태로 재구성되어 프리퀄임을 실감할 수 있으며 원작에서 명시는 하고 있었으나 그리 자세히 다뤄지지 않았던 내용들이 주가 되고 있어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더욱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첫 번째 챕터에서 갈등이 극에 달하는 장면, 이후 이야기는 급격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 게임조선 촬영

 

■ 몹시 익숙한 맛을 보강한 게임성


원작처럼 적의 맷집을 완전히 날려버리면 무력화와 함께 모든 공격이 치명타로 들어간다 = 게임조선 촬영

게임성은 테라의 IP를 활용한 게임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모바일 환경에 맞게 바꿔놓았다.

예를 보스급 강적을 상대할 때 맷집을 완전히 소진시키면 빈틈 상태로 만들어 모든 공격을 치명타로 적중 시킬 수 있고 캐릭터(직업)별로 한개씩 기동형 회피기를 가지는 등 큰 틀에서 전투 시스템의 내용을 차용했다.

한편으로는 논타겟으로 적을 조준 및 포착해야 했던 원작과 달리 대상 지정을 따로 할 수 있게 되고 녹테늄 강화탄이나, 연마가 아닌 문장, 숙련, 패시브로 스킬을 강화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장비 성장의 꽃인 강화 콘텐츠를 비교적 이른 타이밍부터 만나볼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장비의 수와 획득 방법, 성장 과정 또한 최대한 간소화하면서도 그로 인해 캐릭터가 강해진다는 느낌을 확실히 주고 있다. 비교적 이른 타이밍부터 쉽게 강화를 접할 수 있고 새로운 장비를 획득할 때마다 현재 장비의 강화 단계를 고스란히 계승하면서 성장과 파밍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시간 소모를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편의성 기능을 별도의 과금 없이도 제공하는 것이 테라 클래식의 가장 큰 장점이다.


성장 가이드만 잘 따라가도 게임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일은 없다 = 게임조선 촬영

다른 게임과 달리 현 시점에서 저투자 고효율로 성장할 수 있는 콘텐츠와 해당 콘텐츠의 플레이를 돕는 성장 가이드를 굉장히 친절하고 편리하게 구성해 놓았으며 반복된 게임플레이로 가득 찬 인벤토리를 비우거나 소모품을 채우기 위해 마을에 방문할 필요 없이 버튼 몇 번 눌러주면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심지어 이를 자동으로 수행하는 것을 무려 공짜로 이용할 수도 있다.

물론 하루 내지 주 단위로 정해진 분량을 채워야 하는 콘텐츠, 통칭 '숙제'의 수가 적지 않지만 그러한 숙제를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도록 기틀을 잘 닦아두었기에 크게 스트레스로 작용하지는 않는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다른 모바일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익숙한 것들을 더욱 맛깔나게 보강했다고 할 수 있겠다.

 

■ 총평

필자가 만나본 테라 클래식은 취할 것은 취하되 쳐낼 것은 과감하게 쳐낸 과감한 선택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원작에서 바뀐 내용들은 모바일 게임이라는 환경의 특수성과 테라라는 원작 ip의 성격을 고려하여 납득할만한 부분이 많았고 이런 부분에 대한 변경점을 적용하면서 생길 수 있는 부차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테라 클래식은 원작의 팬에게는 기대한만큼 완벽한 작품이 아닐 수도 있고 완전 신작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진부한 맛 때문에 만족스럽지 않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원작에 대한 존중과 일말의 고민도 없이 ip만 끌어다가 찍어낸 양산형 게임은 아니며 오히려 시간이 지나 그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들에게는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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