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게임은 간단한 방식과 짧은 플레이 시간으로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아온 장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갤러그'를 비롯하여 '스페이스 인베이더', '그라디우스', '알타입' 등 많은 슈팅 게임이 게임 시장을 선도했다. 그러나 아케이드 게임 중심의 슈팅 게임은 오락실 산업의 부진과 특유의 높은 진입 장벽으로 예전만큼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인디 게임 회사 '스텔라 자키스(Stellar Jockeys)'가 만든 '브리게이더:업암드에디션(Brigador: Up-Armored Edition,이하 브리게이더)'는 슈팅 게임의 부진 속에서도 주목할만한 작품이다. 2016년에 발매된 브리게이더는 '맞추면 살고, 맞으면 죽는다'는 슈팅 게임의 룰에 충실하면서도 세밀한 도트, 다양한 장비, 독특한 세계관으로 유저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7월 31일 공식 한국어를 지원하면서 한국 팬들은 브리게이드 세계관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됐다.
브리게이더는 출시 3년이 지난 지금도 스팀 평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유지 중이며, 최근 평가에서도 '매우 긍정적'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슈팅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브리게이더가 유저들의 호평을 받는 이유에 대하여 게임 속 요소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 모든 것을 때려 부수자!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화면에 보이는 모든 오브젝트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적은 물론 엄폐물, 건물, 나무, 바위 할 것 없이 파괴된다. 그뿐만인가? 파괴 방법도 다양하다. 주포와 부포로 건물을 시원하게 폭파시키거나, 레이저 산탄총으로 적들을 녹여버릴 수도 있다. 탄약을 다 쓴다 해도 2족 보행 로봇으로 보병을 짓밟아버리고, 튼튼한 전차에 타서 적 병기를 밀어버리면 그만. 무분별한 파괴로 마이너스 점수를 얻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브리게이더는 오히려 추가 자금을 주면서 파괴를 장려한다. 파괴를 할 수록 더 좋은 장비를 구입할 수 있고, 더 좋은 장비로 더욱 더 큰 파괴가 가능하다.
다만, 쿼터뷰 슈팅 게임이 처음이라면 조작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쿼터뷰는 맵을 대각선으로 사용하는 시점으로 유저들이 게임 맵을 실제 화면보다 더 넓게 보여지기 때문. 또, 2족 보행 로봇이나 무한궤도같이 방향 전환이 필요한 차량을 키보드로 움직일 땐 동시에 여러 키를 눌러야 해서 조작이 번거로워진다. 다행히 패드 조작을 지원하기 때문에 방향 전환이 불편한 유저는 패드 사용을 추천한다.
화면에 보이는 모든 것을 파괴한다 = 공식 영상 갈무리
작전 목표는 주요 건물 파괴 및 주력 병기 제거 = 게임조선 촬영
자신의 차량이 파괴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 게임조선 촬영
■ 장비는 어떻게 할까요? 택티컬하게!
유저를 설레게 할만한 다양한 장비들도 준비되어 있다. 브리게이드에는 '충성파'와 '코비드', '스페이서' 3개 진영이 있으며, 공통적으로 '메크'와 '전차', '반중력' 3종류의 차량을 지원한다.
'메크'는 2족 보행형 로봇이다. 메크의 장점은 다재다능함에 있다. 어떤 무기를 장착해도 적당한 선회 및 이동 속도로 적을 상대할 수 있고, 근접 공격이 준수해 돌격으로 적을 상대할 수도 있다. 또한 포복을 이용한 방어적인 전술이 가능해 어떤 상황에서도 무난한 전천후 차량이다.
'전차'는 훌륭한 파괴력을 가진 차량이다. 강력한 주포와 대구경 장비로 적을 증발시키거나, 돌진으로 적들을 짓밟는 등 높은 공격력과 튼튼함을 이용한 전술을 주로 사용한다. 캠페인에서도 소개된 것처럼, 광학 위장으로 은신한 채 적의 사각으로 들어가 '고속 돌진'으로 선제공격할 수도 있다.
'반중력'은 이름 그대로 지상에서 약간 부유한 채 이동하여 바위나 수풀처럼 이동속도를 저하하는 지형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또한, 방향 전환이 자유롭고 이동 속도도 빠른 편이라 자신의 실력이 받쳐준다면 적을 능수능란하게 농락할 수 있다.
유저는 미션에서 총 68개 차량을 사용할 수 있고, 차량에 따라 장착 가능한 무기는 40종에 이른다. 유저 성향과 작전 종류에 따라 자유로운 장비 선택이 가능하므로 게임을 여러 번 반복해도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차량 능력치를 잘 보고 임무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하자 = 게임조선 촬영
■ 직접 만드는 게임 난이도
자신의 컨트롤 실력과 무관하게 고정된 난이도만 지원하는 여타 게임과는 다르게 브리게이더에서는 실력에 맞춰 직접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물론 난이도에 따른 보상은 달라지지만 적어도 실력이 부족해 게임을 클리어할 수 없는 경우는 적은 편.
게임의 난이도는 파일럿과 임무에 따라 달라진다. 파일럿은 각각 시작 난이도와 최고 난이도가 별개로 부여돼 있으며 레벨에 따라 난이도가 올라간다. 또한 난이도에 따라 최저 보상 배수와 최고 보상 배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의 실력에 맞춰 파일럿을 고를 필요가 있다.
캠페인과 별개로 '작전'을 구입해 진행하는 자유 임무 콘텐츠가 있다. 처음에는 작전 하나에 두 개 구역이 주어지지만, 작전이 해금될 수록 완료해야하는 구역이 늘어남과 동시에 탄약이나 체력 보급이 부족해 난이도가 올라간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전이 위급한 상황에서 남은 목표를 포기하고 빠른 철수할 수 있으므로 손해를 감수하고 무리하게 작전을 진행할 필요는 없다.
빠른 철수가 불가능한 미션은 오로지 실력으로 돌파 = 게임조선 촬영
■ 꿈도 희망도 없지만, 빠저드는 세계관
브리게이더 속 세상은 그야말로 꿈도 희망도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솔로 노브레'는 반군과 무정부주의자, 군사 기업이 한데 얽혀 각축을 일삼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세상이다. 첫 캠페인부터 저항하지 못하는 NPC가 전투에 휩쓸리고, 적 보병들은 지나가는 차량에 치여 무력하게 죽는다. 배경은 시종일관 어두운 톤을 유지하며, 배경음악은 긴장감이 넘쳐 게임 화면 너머로 솔로 노브레의 암울함이 전달된다.
게임에는 각자 복잡한 사연을 가진 파일럿들이 등장한다. 파일럿뿐만 아니라 차량이나 장비, 적병 같은 사소한 요소에서 게임 내 사건, 사고를 반영한 설명이 등장해 암울한 세계관을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다.
기구한 사연의 파일럿들 = 게임조선 촬영
'탄막 슈팅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슈팅 게임에 관한 관심도 함께 드높아졌다. 그러나 화면 가득한 미사일을 전부 피해야 하는 탄막 슈팅 게임의 높은 난이도로 인해 슈팅 게임은 초보자가 하기 어렵다.
반면 브리게이더는 유저 조절 난이도와 임무 중단 기능으로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또한, 슈팅 게임 룰에 충실하면서도 브리게이더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녹여내 매력적인 작품으로써 많은 유저에게 사랑받고 있다. 슈팅 게임을 즐기고 싶지만, 하드코어한 난이도를 경험하고서는 망설이는 게이머가 있다면 브리게이더를 권하고 싶다. 생각보다 쉽게 슈팅 게임에 적응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브리게이더 자유 임무 플레이 영상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수습기자 gamedesk@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