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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e편한리뷰] 탈리온,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무색무미무취 중고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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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지우고 스크린샷만 덜렁 있으면 그 회사 직원도 무슨 게임인지 분간 못 해, 게임스타트 버튼 누르자마자 나오는 첫 화면에서는 게임에 대한 소개보다 유료 상품 판매 팝업창이 더 크게 떠, 게임성보다 과금 유도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게임들이 많다 보니 어떤 게임을 어떻게 리뷰를 해도 '믿고 거릅니다', '기자 미쳤냐', '입금 완료' 등의 댓글만 달리는 마당에 비슷한 신작은 계속 나오고 안 쓸 수는 없고 그냥 속 편하게 써보는 리뷰.

우연찮게도 요즘 주인공(플레이어)를 뜻하는 게임 고유 명사를 제목으로 한 게임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 흐름을 탔다. 

 

모처럼 시작부터 아이템 장비를 뽑기로 파는 MMORPG. 요즘은 모바일 게임도 착한 과금이 대세라 노골적인 과금 유도는 피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따지고 보면 국내 출시만 이번에 진행했을 뿐 이미 지난해 9월에 동남아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을 돌고 온 후라서 다소 대세의 흐름과는 어긋나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을 수도 있겠다.

 

 

'게임빌' 모처럼의 신작, '탈리온'. 전쟁특화 MM'WAR'RPG 라는 포인트를 내걸었다. 2개 진영을 나눠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RvR 이 핵심. 그래서인지 일러스트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이 피를 묻히고 있다. 이 게임이 어느 타겟층을 겨냥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부분.

 

 

첫인상이 묵직하다. 선 굵은 모델링과 어두운 색감. 무게감이 느껴진다. 대화 씬에서 종이 한 장 떼다 붙인 것처럼 아무 변화 없이 덩그러니 뜨는 일러스트도 활용도는 아쉽지만 게임 분위기에는 잘 맞는다. 요즘 인게임 일러스트에 Live 2D 까진 아니어도 감정에 따른 표정 변화 정도는 넣는 편인데.

 

기대감을 안고 투핸드 웨폰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캐릭터, '카일'을 선택했다. 그런데 카일의 힘이 너무 센 건지 투핸드 소드의 타격감이 참을 수 없이 가볍다. 이쑤시개 휘두르는 듯한 액션에 헛웃음이 나왔지만 그래도 무기를 거대한 해머로 바꿨더니 그래도 조금 타격감이 살아난다. 더 무게감 있게 퍽퍽 느껴졌으면 좋았으련만 피격 대상을 두고도 그림자 베듯이 휙휙 지나가는 것이 영 손맛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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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 무기를 사용하는 철혈의 용병 '카일' = 게임조선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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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 해머를 들면 그나마 묵직함이 살아난다 = 게임조선 촬영

 

세계관이 빈약한 것은 아닌데 실제 게임 내 스토리가 소드마스터 야마토급으로 진행된다.

 

대악마 강림 - 드래곤 '프라네린'이 희생해서 봉인 성공 - 기껏 희생해가며 막았더니 연인 '베제니엘'이 충격으로 폭주 - '아르세룬'이 막아섬 - 세상 지키려던 둘이 자기들끼리 싸우다 세상 다 부수고 모든 힘을 소진한 채 대지 깊숙한 곳에 뻗음 - 운명에 이끌려온 자들이 이들의 피를 마시고 수호룡의 화신이 됨 - 그들이 대지를 재건하는데 하나가 완전 무결한 해방을 추구하는 '이지스, 하나가 절대 무적의 힘을 추구하는 '바이던트' - 얘네끼리 또 싸움

 

이 정도면 그냥 악마 강림하게 놔두는 편이 나았을 뻔.

 


이지스와 바이던트 두 진영의 싸움을 그리고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놀랍게도 이 굵직한 스토리의 중심인물들이 전부 이름만 덩그러니 나온다. 심지어 얘네가 드래곤이었는지도 조금 더 보다 알았을 정도고, 피를 마신 애들은 왜, 어떻게 마시게 됐는지도 설명이 안 나온다. 그냥 운명에 이끌려서 대지 깊숙한 곳까지 와서 피를 마셨다고 나옴. 자는 드래곤 피를 받아 먹진 않았을 거고 잠들었다는 건 죽었다는 얘기를 돌려 말했는가봉가.

 

벨라시온이라는 비공정을 타고 날아가다가 운석에 피격 당해 추락한다. 운석 안에 사람이 있는 걸 확인함. 운석 쏟아지는거 다 같이 목격하고 그거 피하려고 난리가 났었으면서, 누가 봐도 운석에 격추 당했는데 땅에 떨어져서는 왜 떨어졌냐고, 무슨 일이냐고 서로 묻고 있다.

 

직업은 인물로 분류된다. 양손 무기를 사용하는 '카일', 쌍검의 '벨트린', 마법과 정령술을 쓰는 ''펠, 총을 사용하는 '아이젠'. 이지스를 선택했을 때의 인물이고, 다른 진영으로 해도 인물들이 입은 복식만 밝고 어둡다는 차이만 있을 뿐 시작 지역도 똑같고 스토리도 똑같다. 주 직업을 선택해서 시작하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각성 레벨 시스템 등 4개 캐릭터를 100레벨 이상 키웠을 때 육성 정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부가적인 육성 콘텐츠가 존재하는 듯.

 


레벨 100 이상의 캐릭터의 각성 레벨을 공유하는 각성 레벨 시스템 = 게임조선 촬영

 

NPC 들이 주인공을 너무 당연하게 탈리온이라고 부르는데 도대체 그게 뭔지 게임 초반에는 나오지 않는다. 나중에 공식 카페 세계관 정보 보고 알았는데 수호룡의 피를 마시고 용혈로 힘을 각성한 이들을 탈리온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용혈을 특정한 영웅들 몇 명만 마신 것이 아니라 그냥 필 받은 사람들 다 가서 마신 모양. 자기가 알아서 피 마시고 힘 얻고 알아서 살면 되는 줄 알았더니 뭐 탈리온으로써의 자격이니 시험이니 하면서 인정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게임은 흔한 MMORPG 그 자체. 메인 퀘스트 누르고 자동으로 이동해서 자동으로 몬스터 잡고, 중간중간 서브 퀘스트 깨주고, 등급 높은 장비 구해서 강화해주고, 스킬 레벨업 해주고. 탈 것 타고, 양ㅅ... 전형적인 모바일 MMORPG 콘텐츠 면면을 보여준다.

 

진영전을 내세운 만큼 특징이 되는 콘텐츠는 단연 PvP 콘텐츠다. 5 vs 5 부터 10 vs 10, 20 vs 20 준비되어 있고 양 진영이 서로를 견제하며 보스를 잡아야 하는 보스 레이드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다.

 


전장 콘텐츠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전장은 규모에 따라서 단순히 힘 싸움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규칙과 승리 조건이 주어져 이를 수행해야 한다. 왕관을 탈취하거나 지켜야 한다든지, NPC로 등장하는 연맹의 수호자와 같이 싸운다든지, 부활지를 확보하여 전투에 유리하게 만든다든지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오브젝트가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실제로 전장 튜토리얼이 상당히 세세하게 잘 짜여져 있는 편. 또한, 중립지역에선 항시 조심하라는 로딩 문구가 자주 뜨는 걸로 봐서는 전장 콘텐츠 외에 중립 지역에서는 무차별 PK도 가능한 모양.

 

 

아이콘을 활용한 UI 배치가 눈에 띄는데 화면 해상도에 비해 매우 작다. 자주 쓰는 메뉴들이나 퀘스트 진행 창이 오른쪽에 떠서 오른손으로 편하게 진행할 수 있는 건 좋더라. 다만, 화면 우측에 이것저것 몰려 있다 보니 그만큼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닫는 스킬 창이 비좁게 느껴진다. 기자가 익숙하지 않아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애초에 수동 전투를 염두에 둔 UI 구성은 아닌 듯.

 


UI 구성 = 게임조선 촬영

 

업적 보상 창 들어가서 뭐 하나 받아보려면 빨간불, 초록불 메뉴도 많고 대메뉴 안 중메뉴에 분류 카테고리까지 나뉘어 있어서 일일이 찾아다녀야 해서 복잡하다. 활성화 표시가 생겼으면 해당 탭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활성화된 메뉴를 찾아줬으면 편했을 것.

 

 

보통 이 리뷰 코너 마지막에 과금에 대해서 언급을 하곤 했는데 온갖 이름의 패키지가 막 수십 개 너무 많아서 일일히 짚어주지는 못할 듯. 그냥 한 마디로 육성, 장비, 재화 , 입장권 등 이건 안 파나 싶은 거 다 판다. 확률은 슬쩍 살펴보니 최고급 장비 상자의 특정 직업 신화 등급 장비 한 부위가 0.004% 였다. 2만 5천분의 확률이란 건 리니지 이후로 처음 보는 수치. 그래도 이런 뜨악한 확률을 확률 고지 권고에 따라 숨김없이 공개한 것은 높이 사줄 만하다. 물론 장비를 뽑기로만 얻을 수 있는 건 아님. 또한, 기본적으로 할인율 높은 패키지 많은 게 잘못은 아님.

 


상당한 양의 패키지 상품이 준비되어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왜인지 공식 카페가 없는 것도 아니고 GM 쵸미가 '뭐뭐다쵸~' 말투로 나름 활동하고 있는데도 공식 카페를 적극 운영하지 않고 있다. 오픈 이틀째까지 공지와 가이드 일부만 있고 유저 참여형 게시판은 운영하지 않다가 오픈 사흘째 자유게시판과 묻고답하기 게시판을 열었다. 대신 공식 디스코드를 운영 중. 정식 오픈 이틀째 17명 접속해 있더라.

 


GM쵸미가 이 쉽지 않은 콘셉트로 고군분투 중 = 게임조선 촬영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들었는데 PvP 전장을 전면에 내세운 건 말고 딱히 특징이 될 만한 콘텐츠는 찾아볼 수 없었다. 퀄리티가 확연하게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성도가 높다고 볼 수 없는 어설픔. 너무나 많이 겪어본 그 정도의 볼륨. 가끔 중국 양산형 게임들이 우리나라 스토어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는 것과 비슷한 얼개인가 보다.

 

이 게임은 특출난 특징이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 어디선가 봤고, 어디선가 했고, 어디선가 느꼈던 그런 게임이다. 좋게 말하면 무난하고, 나쁘게 말하면 식상함 되시겠다.

 

Point.

1. 그래도 시작부터 이 산 저 산 경공부터 보여주는 중국풍 MMORPG 보다 낫다
2. PvP 콘텐츠 이것저것 많이 만들어둠
3. 맛이 아주 없진 않은데 그렇다고 맛있진 않음
4. 장마 첫날 31도에 들고 다녔는데 생각보다 발열 안 심하고 배터리 소모도 괜찮았음
5. 웅장한 게임 분위기에 비해 타격감이 많이 아쉽다
6. 공카 운영에 대해 오락가락. 커뮤니티 전략 잘못 짠 것이 치명적일 듯

 

◆ 플레이 영상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박성일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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