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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e편한리뷰] 어비스호라이즌, 일본서 좌초됐었던 문제의 함선 게임, 국내 스토어 입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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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지우고 스크린샷만 덜렁 있으면 그 회사 직원도 무슨 게임인지 분간 못 해, 게임스타트 버튼 누르자마자 나오는 첫 화면에서는 게임에 대한 소개보다 유료 상품 판매 팝업창이 더 크게 떠, 게임성보다 과금 유도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게임들이 많다 보니 어떤 게임을 어떻게 리뷰를 해도 '믿고 거릅니다', '기자 미쳤냐', '입금 완료' 등의 댓글만 달리는 마당에 비슷한 신작은 계속 나오고 안 쓸 수는 없고 그냥 속 편하게 써보는 리뷰.

 

'함대 컬렉션'의 성공을 시작으로 켜켜이 쌓인 마니아층 사이에서는 흔히 '코레류' 게임이라고 분류하는 게임. 장르. 전함을 시작으로 각종 무기나 특정 주제로 분류된 사물들이 의인화, 특히, 미소녀화되어 제작 방식을 통해 이를 습득, 각자의 스킬 구성을 통해 조합 전략을 짜는 형태의 미소녀 게임은 단순히 캐릭터 수집 RPG 를 넘어 이미 한 장르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코레류 게임이 한둘 나온 것도 아닌데 이를 먼저 서두에 짚고 넘어가는 것은 이번에 소개할 게임, '어비스 호라이즌'이 이러한 코레류 게임의 원류격이라 할 수 있는 '함대 컬렉션 아케이드'와 매우 흡사한 게임 방식으로 논란이 있었기 때문. 개발사는 중국의 '모닝텍', 국내 서비스는 운영권을 이관 받은 것으로 알려진 'YY글로벌'이 담당했다. 실제 일본에서는 모닝텍재팬을 대상으로 함대 컬렉션 아케이드의 카도가와, 세가가 공동으로 소송을 진행, 결과적으로 모닝텍재팬은 일본에서 사업 철수를 한 이력이 있다. 내세운 장르는 3D ARPG.

 

 

국내에서의 서비스 안정성에 대해서는 공식 카페를 통해 GM이 관련 사건 내용 정리와 함께 현재 기소 중지된 사건으로 국내 서비스에 문제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양 측 입장을 더 정리한 후에 추후 관련 기사로 계속 얘기하기로 하고, 우선 본문은 게임 리뷰인 만큼 일단 게임 얘기로 들어가기로.

 
코레류 게임의 특징을 그대로 담았다. 먼저 전함을 의인화(라기 보단 그냥 전함 모형을 미소녀들이 매달고 서핑하듯 물 위를 질주함.)했고, 건조 카드를 이용한 함희(캐릭터) 제작 방식을 차용했다. 함희 간 레어도는 존재하지만 레어도에 차이보다 함희 자체의 성장치에 의한 차이, 그리고 조합이 더 우선시된다.
 
다만, 일종의 캐릭터 뽑기를 대체하는 건조 방식은 다른 코레류와 달리 특정 함희를 얻기 위한 레시피 방식이 아니라 획득 목적에 따라 건조 카드를 소모하는 방식으로 어느 정도 더 랜덤성을 띤다. 그렇다 보니 이 방식이 일반 뽑기 방식과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음.

 


보유한 건조 카드에 맞는 건조 방식을 선택해서 제작하는 방식 = 게임조선 촬영

 

함희는 각각 항공모함, 전함, 구축함, 순양함 등으로 나뉘고 그 안에서도 구축함과 미사일 구축함, 경순향함, 중순양함 등 세부로 나뉜다. 전함 형태에 따라 속도나 주포 사정거리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 같은 형태라도 함희에 따라 주어진 스킬이 각각 달라 조합 방식이 달라진다. 또한, 같은 함희를 합성하여 스킬을 강화해나갈 수 있는데 이 스킬 강화에 의한 성장치나 활용도가 매우 큰 편이고, 1성 함희도 상급까지 성장시킬 수 있어 초반 성장치가 높은 1~3성 함희들이 구성에 따라 더 많이 쓰이기도 하는 것이 이 때문. 플레이하다 보니 함희 별로 다 키우게 되더라.
 
함희는 2D 일러스트가 기본이나 전투에 들어가면 3D 로 변경되고, 실제로도 3D를 더 많이 보게 된다. 3D 퀄리티가 좋다고는 볼 수 없지만 개별 액션이 중요한 게임도 아니고 그래도 이것저것 동작을 구현해놔서 거부감은 적다. 전투 중 함희들 성격대로 시끌시끌 떠드는 것을 듣는 재미가 있다. 함희 외에 대부분 괴물 형태인 적 함선 중에서도 미소녀화된 함선들이 존재하는데 이를 귀희라고 부른다. 일부 귀희는 포획 작업을 통해 동료로써 구성할 수 있다.

 


예쁘긴 2D 가 더 예쁜데 휴가섬도 그렇고 3D를 더 많이 보게 된다. = 게임조선 촬영

 

이따금 주요 스토리 진행 시 고퀄리티 일러스트가 등장하는 것 외에 이렇다 할 스토리나 캐릭터 강조 연출은 없는 편. 로비에서의 캐릭터 모습, 전투 시 컷씬을 제외하고 달리 시각적인 연출은 없다.

 
세계관을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자면, 고갈되어가는 에너지 자원을 대체할 에너지 연구 실험 중 차원 격벽이 무너져 '어비스'라는 다른 차원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바닷물이 유입되어 지상의 90% 이상이 물에 잠긴 상황. 또한, 함께 유입된 '어비솔'이라 불리는 해상 생물들에 의해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됐다. 어비솔 중에는 인간 여성을 닮은 형태의 '귀희'라 불리는 적도 존재했는데, 인류는 우연히 포획한 귀희의 '귀함장갑'과 같은 성질의 '희함장갑'이라는 무기를 개발해내는 데 성공하고 이것을 탑재한 소녀들을 '함희'라 지칭. 반격을 개시한다.
 
초반에 시작하자마자 니체의 선악의 저편을 차용한 듯한 대사가 나온다. 당신이 어비스를 바라볼 때 어비스도 당신을 바라봅니다 어쩌고저쩌고. 왠지 스토리가 시스템만 소개하고 대충대충 지나가서 게임 외적인 설정을 찾아보지 않으면 뭐가 뭔지 잘 모를 정도.
 
지휘관이라 불리는 주인공(플레이어)가 따로 존재하지만 어차피 선택지를 선택한다거나 이렇다 할 대사도 없고 튜토리얼 지나고 나서부터는 자기들끼리 잘 놀고 그러므로 존재감이 미약하다. 포획한 귀희를 정화하여 동료로 삼는 것도 주인공의 능력인 모양.
 
 
게임의 주 전투 방식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함대 컬렉션 아케이드의 진행 방식을 따른다. 함희들이 해상을 질주하며 적을 포격하고, 또 적의 포격을 피하며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함대의 속도 및 사정거리, 마주 선 적 함대와의 배열에 따라 함대 속도가 달라진다든지 공격 상성 등 전투 유-불리가 생기는 등 다양한 조작 조건을 따지게 된다. 

 


주포 및 어뢰 등 각종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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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대를 직접 조작하면서 공방을 주고 받는 방식 = 게임조선 촬영

 

얼핏 슈팅 게임처럼도 보이지만 실상은 실시간 턴제 방식을 일부 따른다. 아군이 공격하면 공격 시간이 활성화되고, 공격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적은 반격하지 못한다. 반대로 적군 턴에는 함대 조작을 통해 적의 공격을 회피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특히, 진짜 아케이드 게임을 하듯 함희를 조작하여 적을 쫓거나 순간적으로 대열을 변경하여 어뢰나 포격을 피하거나 유리한 포지션을 잡는 등의 조작감이 핵심. 이도 저도 귀찮으면 그냥 자동 돌려도 되지만 차이가 큰 편. 방식이 참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데 차용해왔다고 하니 거부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을 듯. 원작이라고 표현하면 애매한데 함대 컬렉션 아케이드에서 선보인 이러한 게임 방식이 왜 아케이드 시장에 나왔었는가-를 알 수 있게 하는 조작 방식.

 


적의 위치를 탐색하여 접근 = 게임조선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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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한 대형을 만들고 사정거리를 계산, 적의 포격 범위를 피해 움직여야 한다 = 게임조선 촬영 

 

또한, 단순 전투 외에 특정 분류의 함선이 출격하지 못하거나 특정 함선을 반드시 출격시켜야 하는 제한 맵이나 각종 어뢰나 함정을 피하며 적을 추격하는 추격전, 일정 시간 내에 거대 보스를 처치하는 섬멸전이나 거리 계산, 대형 유지 등을 훈련하기 위한 훈련 전투 등 다양한 형태의 전투 맵이 존재한다. 아예 자동을 지원 안 하는 맵도 있고, 어쨌든 수동 조작이 더 유리한 게임. 정작 뜨면 조금 귀찮다.

 
빈말로라도 UI 나 게임 방식이 친절하다고는 할 수 없겠다. 특히, 주요 메뉴 간 직접 이동이 완전히 불가능한 형태. 편대를 바꾸러 들어가면 편대 바꾸는 것 외에 다른 행동을 할 수 없고 강화를 하러 들어가면 강화 행동 외에 다른 행동을 할 수 없다. 도감은 여기서 보고, 분해는 또 저기가서 하고 그런 식. 

 


UI 자체도 세련되지 못하지만 주요 메뉴 간 이동은 더 답답하다 = 게임조선 촬영

 

같은 예로 보통의 캐릭터 RPG 가 출격 화면에서 출격 인원을 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에 반해 이 게임은 오직 편대 메뉴에서 밖에 변경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투 도중 편대를 바꿀 일이 있다면 다시 메인 로비까지 나와서 편대를 재조정하고 전투에 진입해야 한다. 그나마 출격 제한이 걸리는 특수 맵 출격 시에는 임시 부대를 편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단순 UI 문제만이 아니라 게임 자체도 난이도가 제법 높다. 단순한 턴제 전투 방식이 아니라 아케이드 액션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조작 실력도 따라줘야 하는 것은 물론 스킬 순서나 조합 효율 등 함선에 대한 이해도도 중요해서 단순히 함선을 한계 레벨까지 성장시키는 것만으로는 금세 장벽을 만나게 된다.

 


함희를 촬영하거나 상호 작용을 즐길 수 있는 휴가 콘텐츠

 

주포나 어뢰 등 함선 장비가 존재하여 장비 제작 및 성장도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함선 분류가 나뉜 만큼 대체로 함선 성장을 위한 서브 콘텐츠도 분류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클리어 목적도 조금씩 달라진다. PvP 모드 역시 존재. 함희와의 호감도를 쌓고, 사진 촬영을 하는 등 여러 상호작용을 즐길 수 있는 휴가 시스템이 있다. 호감도가 상승하면 이에 따라 전투력도 상승한다고. 반대로 파괴 당하면 해당 함희의 호감도가 깎인다.
 
성장은 크게 같은 함희를 합성해야 하는 스킬 각성과 개조 카드를 필요로 하는 레어도 강화, 필요 없는 함희를 먹여 능력치를 강화할 수 있는 함희 강화가 있고, 장비 역시 비슷한 구조로 성장. 성장 구조 자체는 크게 별다를 것이 없으며 오히려 단순한 편. 그만큼 베스트6에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별 이것저것 여럿 먹여 키워야 함.

 


한국 한정 함희, 광개토대왕함 = 게임조선 촬영

 

초반 튜토리얼 부분의 캐릭터 음성은 한국 성우를 썼는데 정작 전투 씬에서 캐릭터는 일본어로 얘기하고, 하여간 하나로 통일했으면 좋았을 것을 괜히 정신없다.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며 세종대왕급과 광개토대왕급 함선을 추가했다. 국내 정서상 위인 이름을 딴 함선의 모에화에 거부감을 갖는 목소리도 있지만 말 그대로 함선의 이름일 뿐 큰 문제 없다고 받아들이기도.
 
태생적인 문제가 있었던 만큼 국내서도 어비스 호라이즌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제법 있는 듯. 실제 공식 카페에서 불거진 일본서의 분쟁 건이나 한국 서버의 보상 차이 등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 GM 이 나서 사실이 아닌 악의적 루머라고 적극 대응했다. 대응한 것 자체는 좋은데 법적 문제, 스스로 책임지라는 워딩을 시사한 덕분에 공식 카페 내 작은 소동이 일기도. 어떤 문제가 있었든 간에 중국 쪽에서는 이 같은 방식에서 애니메이션 효과를 더욱 강화한 형태의 또 다른 게임들이 여럿 개발 중인 모양. 어쨌든 게임의 정체성 탓에 어비스 호라이즌 이용자 일부는 이 게임을 '스캠'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그 뜻은 굳이 담지 않겠다.

 

Point.

1. 코레류 RPG 게임이 아케이드 액션을 담았을 때
2. 게임의 정체성에 대한 판단은 이 리뷰에서 최대한 배제했음
3. 코레류 게임 타율에 대해 국내 수집형게임 개발진이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
   (베끼라는 건 아니고 인기 요인에 대해)
4. 가끔 인터넷 밈으로 쓰이는 '하라쇼'가 무슨 뜻인지 이 게임하면서 알게 됨
5. 스토어에 17금 이용가 판정을 붙이고 있음 (속옷 노출 정도는 17금인가)

 

◆ 플레이 영상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박성일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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