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지우고 스크린샷만 덜렁 있으면 그 회사 직원도 무슨 게임인지 분간 못 해, 게임스타트 버튼 누르자마자 나오는 첫 화면에서는 게임에 대한 소개보다 유료 상품 판매 팝업창이 더 크게 떠, 게임성보다 과금 유도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게임들이 많다 보니 어떤 게임을 어떻게 리뷰를 해도 '믿고 거릅니다', '기자 미쳤냐', '입금 완료' 등의 댓글만 달리는 마당에 비슷한 신작은 계속 나오고 안 쓸 수는 없고 그냥 속 편하게 써보는 리뷰.
얼핏 슈팅 액션으로 보고, 미소녀 캐릭터 앞세운 탄막 슈팅 게임인가 싶었더니 자세히 보니 탄도 슈팅 RPG 다. 탄도 슈팅? 사실 한판 해보면 안다. 칸코레류 미소녀 게임에 포트리스와 웜즈를 섞었더라. 그런데 캐릭터 입수 방식은 제작이 아닌 뽑기. 그런데 제작 확정 방식을 빼면 칸코레류로 분류하기엔 상당한 허점이 생기는 것 아닌가? UI는 여기저기 어디선가 봤음직한 그 형태를 따른다.
얼핏 생각해도 전투력 차이 나면 물탱이 슈탱에게 갈기갈기 찢기는 처참한 광경이 벌어질 것 같은데. 게임 방식 자체는 재미가 입증된 방식인 만큼 얼마나 RPG 에 얼마나 잘 녹여냈는가-에 관심이 갔다.
이터널라이트, 영원한7일의도시로 앞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 바 있는 '가이아모바일코리아' 의 차기 신작, '드림이터' 얘기다. 15일(월)부터 19일(금)까지 CBT 진행 중인데 트라하 출시 전에 서둘러 해봤다.
게임 진행은 간단. 미소녀 캐릭터들이 포트리스의 탱크 역할을 맡는다. 서로 포탄을 쏴서 상대의 체력을 닳게 만들거나 지반을 부셔 상대의 각을 빼앗거나 추락시킬 수 있다. 어쨌든 기본은 캐릭터 수집 RPG 답게 캐릭터마다 당연 공격형, 방어형, 서포트형 스탯 차이가 존재하고, 각종 스킬이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UR, SR 등급의 더 좋은 성능의 유닛이 존재하지만 그보다도 스킬 조합 차이를 신경 써야 한다.
게임 초기 한 번에 3개 기체 밖에 출격시키지 못한다. 커맨더 레벨 16레벨 달성 이후에야 교체 슬롯을 포함해 4개 기체를 출격 시킬 수 있는데 확실히 좀 적은 편. 횡으로 죽 늘어서서 각각 자리 잡고 싸워야 하는 전투 방식 특성상 그 이상 데려가면 너무 바글바글해지기 때문인 듯. 그래도 짜다 짜.
보통은 잠들어 있는 주인공을 미소녀 캐릭터들이 깨우고 이것저것 게임에 대해 설명해주지만 이 게임은 특이하게도 주인공(플레이어)가 잠들었던 미소녀 캐릭터를 깨운다. 그만큼 주인공이 굉장히 박식하고, 또 주도적이다. 그래도 어차피 싸우는 건 드라이버라 불리는 미소녀 캐릭터들인 건 변함없음. 주인공은 최종 보스급의 적을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커맨더고, 드라이버(소녀)들은 실버윙 웨폰이라는 인류 마지막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적합자들이란 설정.
주인공이 깨우는 시점이라 역시나(?) 이런 설정으로 시작 = 게임조선 촬영
방식이 색다른 건 좋은데 호감형 캐릭터가 조잘조잘 설명해줘도 스킵 하기 쉬운 게 세계관이고 튜토리얼 설명인데 일러스트도 없는 주인공이 설명충아는 척 얘기하는 걸 들으려니 영 머릿속에 안 들어오는 치명적 단점이 있었음.
칸코레류의 특징이 있다면 포인트 살린 일러스트에 힘 빡 주고, 보이스 풍부하게 지원하면서 조잘조잘 수다로 캐릭터성과 부여하고, 거기다 확정형 제작 방식과 조합 요소를 잘 살려 전략적인 면을 부각시킨다는 것에 있는데 이 게임은 아쉽게도 캐릭터성이 약하다. 일단 일러스트가 큰 변화 없이 그냥 한 컷으로 돌려 막기 한다는 점, 그리고 녹음하다 마이크가 중간에 꺼졌나. 초반부터 음성 지원 몇 마디 하다가 금세 보이스가 바닥난다. 그나마 전투 씬은 보이스 지원해서 그나마 덜 심심하다.
전투 씬에서 음성은 나름 다채로워 순수하게 번역의 문제로 보이지만 대사 텍스트에서의 몰개성도 심각. 대사에서 알 수 있는 성격 차이는 반말과 존대말, '~있어요' 와 '~있습니다' 정도. 초반에 등장하는 히로인 '유메'나 고양이 수인병에 걸린 것으로 나오는 '가름' 정도만 그나마...
어디서나 같은 일러스트가 쓰인다. 표정만 변함. = 게임조선 촬영
시작하고 오래지 않아서 자동 전투를 지원, 방식이 포트리스 방식인데 자동 전투 AI 가 말도 안 되게 멍청하다. 그냥 냅다 있는 방향으로 쏘는 수준. 국내 야구 시즌을 노렸는지 바람 계산도 안 하고 어이없이 화면 밖으로 홈런 때릴 때도 있고 장애물이 있건 말건 적 위치만 보고 그냥 내던져서 턴 낭비는 예사, 방어형 스킬도 그냥 일단 적에게 쏘고 본다. 당장 떨어져 죽을 위기에도 도망 안 가고 죽는 것도 답답. 뭔 짓을 해도 밀어버릴 정도로 압도적이거나 평지 잔잔한 곳에서의 전투 아니면 자동 전투 성능은 기대하지 말자.
포트리스처럼 맵마다 날씨, 바람 등 영향이 존재한다. 탄도 액션 게임에 탄도 방식이 불편하다고 말하는 건 좀 그렇지만 탄도 방식이다 보니 어설프게 계산하면 내가 쏴도 어림없이 빗나가서 턴 하나 버리는 일이 생긴다. 그만큼 약간이지만 피지컬을 따짐. 앞서 포트리스에 웜즈를 더한 것 같다고 했는데 단순히 포탄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포탄 쏘듯이 기체를 옮겨서 포지셔닝을 달리 할 수도 있다. 물론 이 역시 잘못 보고 날렸다가는 엄한 아이 낙사시키기 좋으니 주의 필요.
드림이터의 주요 전투 방식 = 게임조선 촬영
자동 돌려놓으면 생기는 일 = 게임조선 촬영
포탄 요격 방식이다 보니 단순히 쏘고 맞추는 것을 떠나 스킬 일부가 착탄 후 자동 분산되어 효과를 주는 방식이거나 임의의 방패 벽을 세우거나 하는 식으로 조건부로 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수동으로 직접 플레이하자면 상당히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은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는 의외의 장점.
각도 재서 피유웅- 날아가서 마치 연쇄 효과처럼 바바박- 터지고 난 뒤에 지반까지 깡그리 부서져 내리는 걸 보면 은근한 쾌감이. 또한, 누구는 각 재고, 바람 재가며 신중하게 포탄 나를 때 UR 등급 최상위 캐릭터들은 확정형 광역 공격이나 유도탄에 가까운 공격도 가하는 듯.
추후 이런 공격을 가하는 최상위 유닛들도 있는 모양 = 게임조선 촬영
여러 재료를 얻을 수 있는 서브 콘텐츠 중에서도 기지를 직접 강화하여 이것저것 드라이버를 훈련하고 부가적인 재화를 수급할 수 있는 '허브' 콘텐츠가 존재한다. CBT 기준 커맨더 레벨 99 제한으로 뜨는 걸 보니 사전 테스트 동안 다 개방시키는 것은 힘들 것으로. 꼭 그뿐만 아니라 꽤 중후반 가서야 개방되는 콘텐츠가 다수 존재. 그런데 현재까지 공개된 것만 봐도 그냥 별도의 재화 수급을 위한 적당한 난이도의 스테이지 구성 외 다른 형태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지형 파괴하면서 생기는 변수가 쏠쏠한데 왜 정작 실력 발휘할 수 있을 만한 PvP 경기는 파괴 불가능 지역에서 싸우는지?
소탕권을 필요로 하긴 하지만 소탕도 있고, 서브 콘텐츠도 여러 번 반복하게 하지 않고 1번이면 끝이라 시간 부담이 덜한 건 장점. 요즘 주력으로 즐기는 게임, 서브로 즐기는 게임 이런 식으로 나누는 경향이 있는데 서브 게임으로 포지셔닝은 잘 됐다.
다만, 아무리 그림이 예뻐도 종이 한 장 붙여놓은 것 같은 일러스트, 번역을 서둘렀는지 등장인물들이 같은 씬에서조차 반말, 존댓말 섞어 쓰는 자잘한 오류들. 아무리 미소녀 게임이 대세라지만 확실한 패 하나쯤 이마에 딱 붙이고 나온 경쟁작들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다. 리뷰가 짧은데 탄도 슈팅말고 진짜 뭐 없어서 짧음.
Point.
1. 로딩 화면 일러스트가 고퀄리티인 것은 장점인가, 단점인가
2. SR 떠서 좋아했더니 카페 UR 인증글에 자괴감
3. 참신할 수 있었던 전투 방식과 빈약한 콘텐츠
4. 최강자 중 하나로 언급되는 브라우닝 외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없는 듯
5. 왠지 어디선가 미소녀+포트리스 캐주얼 게임 하나 만들 것도 같다
2. SR 떠서 좋아했더니 카페 UR 인증글에 자괴감
3. 참신할 수 있었던 전투 방식과 빈약한 콘텐츠
4. 최강자 중 하나로 언급되는 브라우닝 외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없는 듯
5. 왠지 어디선가 미소녀+포트리스 캐주얼 게임 하나 만들 것도 같다
6. 웜즈라고 표현은 했는데 로프를 사용하거나 매달리는 용도는 아님
◆ 플레이 영상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