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게임조선 촬영
게임의 형태는 다양하다. 단순히 치고 받으며 상대에게 승리해야 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게임 작품이 있는가하면, 작품의 스토리를 즐기는 것이 주요소가 되고 게이머가 각 분기마다 진행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게임도 존재한다.
후자의 경우는 게이머에게 스토리를 전달하는데에 주력하는 만큼, 컨트롤이나 전략의 요소와 타격감과 박진감 등을 느낄 수 없는 경우도 많으나 마치 한 권의 소설이나 만화책을 보는 듯한 재미를 준다. 또, 특정 분기마다 게이머가 선택에 결정을 내리거나 스토리를 풀어나가는데에 있어서 조작이 필요함에 따라 마치 그 스토리의 중심에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어쩌면 모바일 플랫폼으로 즐기기 좋은 게임 장르 중 하나가 바로 스토리 위주로 풀어나가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에 최근 한글화 작업을 거쳐 국내에 정식 출시한 '다이고 스튜디오(Daigo Studio)'의 작품, '곰아저씨레스토랑 (영문 : Bear's Restaurant, 일문 : まのレストラン)'을 소개하고자 한다.
앞서 스토리 위주로 즐기는 게임에 대한 설명을 언급한 것은 곰아저씨레스토랑 작품에서는 전투와 같은 경쟁 시스템이 존재치 않기 때문이다. 곰아저씨레스토랑은 사후세계에서 영혼들에게 저승으로 떠나는 영혼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게이머는 영혼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레스토랑의 종업원 고양이가 돼, 영혼들의 살아 생전 추억의 음식을 서빙해주면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영혼들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 애절한 사연을 전해듣는다.
플레이어는 영혼들에게 추억의 음식을 대접해주면 된다 = 게임조선 촬영
그렇다. 게임의 진행은 단순하다. 곰아저씨 레스토랑의 주인이자 주방장인 곰아저씨와 함께 식당을 방문하는 영혼들에게 먹고 싶은 음식을 제공해주면 된다. 그리고 그들에게 음식을 제공해줄 때마다 기억의 조각을 입수하게 되고 기억의 조각을 통해 영혼의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영혼들의 사연은 제각각이다. 나이가 들어 죽음을 맞이한 노인부터 스토커에게 억울하게 살해당한 여학생, 지하철역에서 실족 사고로 목숨을 잃은 취객 아저씨 등이 등장한다. 심지어 말을 못하는 갓난아기나 식재료를 훔쳐먹는 쥐도 식당의 손님으로 방문한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법한, 그리고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죽음을 보여주고 있다.
죽음을 맞이하게된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물론 매우 민감한 소재인 '죽음'을 너무 쉽게 해석하고 적나라게 보여줬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죽음은 인간이 피할 수 없으며, 현재도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재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 작품은 죽음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통해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들어가는 추억이 얼마나 소중하고, 그리고 그 죽음으로 인해 곁을 지켜주던 이들이 괴로워하는지를 보여주려는 것은 아닐까?
다양한 영혼들과 대화를 통해 사연을 들을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곰아저씨레스토랑은 고전 게임처럼 도트 그래픽으로 표현돼 있다. 그래서 어쩌면 죽음을 표현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의도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 게임은 스토리가 메인 콘텐츠임에 따라 더 설명한다면 일명 '스포일러'가 되어버리기에 자세히 알려주기엔 무리가 있다.
액션과 퍼즐 등은 존재치 않으나 그 어떤 게임보다도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게임은 두 가지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는데, 첫 번째 에피소드의 경우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두 번째 에피소드는 결제가 필요하다. 특히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애잔한 감동을 느낀 게이머라면 당연히 두 번째 에피소드를 구매할 것이라 보여진다. 또, 광고 삭제를 결제하지 않으면 게임 내내 광고가 팝업되어 자칫 몰입도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또, 죽음을 소재로 함에 따라 누구에게는 매우 불쾌한 작품이 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곰아저씨의레스토랑은 흔히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짜릿한 박진감과 숨막히는 박진감을 느낄 수는 없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들어가는 추억 하나하나의 소중함과 곁에 있는 이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진부하면 진부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잊고 살았던, 그리고 사소하게 느꼈던 것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