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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e편한리뷰] 레스큐마이프린세스, 평범한 퍼즐에 한 가지 더해 조금 색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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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지우고 스크린샷만 덜렁 있으면 그 회사 직원도 무슨 게임인지 분간 못 해, 게임스타트 버튼 누르자마자 나오는 첫 화면에서는 게임에 대한 소개보다 유료 상품 판매 팝업창이 더 크게 떠, 게임성보다 과금 유도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게임들이 많다 보니 어떤 게임을 어떻게 리뷰를 해도 '믿고 거릅니다', '기자 미쳤냐', '입금 완료' 등의 댓글만 달리는 마당이니 신작은 계속 나오고 그냥 속 편하게 써보는 리뷰.
 
직업이 직업인지라 신작이 나오면 장르 막론하고 몇 시간씩 플레이해보는 편인데도 유독 체험 플레이 시간이 짧은 장르가 있다. 바로 퍼즐 장르다. 퍼즐 게임 장르가 단순한 3매치 퍼즐을 떠나 얼마나 다양한 기믹과 함께 발전했는지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어느 정도 뻔하게 IP 팬덤에 기대어 반복된다고 생각했기 때문.
 
이 짧은 퍼즐 게임 경험치 속에서 딴에는 뭔가 색다른 점이 있다- 싶었다. 짧게 쓸 수 있어서 고른 것이 아님. 3일(수) 출시된 '레스큐마이프린세스'. 단순함에 또 다른 단순함을 더해 새로이 단순한 게임을 만들어냈다. 약간의 시너지, 그리고 재미와 함께. 개발사 '윈드플로우'라 하면 1인 개발, 혹은 인디 게임 개발사란 키워드로 기억에 남았던 곳. 물론 벌써 2년도 더 된 소식이니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면 그때 감성은 그대로인 듯.
 
아, 시작에 앞서 한 마디, 이 게임은 과금 압박이 거의 없는 대신 영상 광고 팝업이 제법 뜬다. 스테이지 끝나면 높은 확률로 뜨는 듯하니 이렇게 흐름을 끊는 것에 대해 관대함을 가질 수 있어야 할 듯. 기자는 알고 하는데도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곳곳에서 욕설과 함께 격한 반응이 터져 나옵니다. 폭력 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린 겁니다.
 

 
 
게임 자체로만 치면 플레이스토어에 올라온 한 줄 설명이 모든 것을 다 말해준다. '블록을 제거하고 기사를 목적지로 보내세요.' 여기에 길 찾기 요소를 더했다. 기사와 공주, 마왕이라는 설정을 가져와 약간의 서사도 깃들였다. 기사는 몇몇 오브젝트와 상호 작용을 한다. 단순 블록 제거 외 몇 가지 오브젝트 활용 요소가 가미됐다. 이 작은 차이가 재미 요소. But! 그만큼 재미를 느낄 부분도 작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맵에는 퍼즐 블록 외 '기사'가 존재하고, 기사가 도달해야 할 '목적지(보통은 '성')'가 존재한다. 기사와 연결된 2개 이상의 블록을 터치하면 블록이 사라지고, 기사가 이동할 수 있는 발자국 표시가 생겨난다. 물론 기사와 직접 연결되지 않은 블록도 제거해 새로운 블록을 쌓이게 할 수도 있다. 물론 가는 길은 험난하다. 성에 도착하기 전, 성문을 열기 위해 열쇠를 찾아야 하고, 통나무를 수집해서 다리를 만들어 강을 건너야 한다. 살아 있는 동안 주위 블록을 계속해서 바꾸는 몬스터를 처치해야 하기도.
 


제일 중요한 룰은 이거 하나 = 게임조선 촬영

 
그런데! 게임 설명 자체에 잡다한 거 신경 끄고 목적지에 가는 것만 신경 쓰라는 얘기가 있다. 실제로 '반드시' 오브젝트를 활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딱 봤을 때 쉽게 깰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그냥 그렇게 깨는 것이 정답. 개발자도 하면서 그걸 느꼈나 봐.
 
무한정 돌아다닐 수 있으면 결국 다 깰 텐데 무슨 재미? 이 모든 것은 정해진 이동 횟수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중간중간 발자국 이동 횟수를 늘려주는 강화 요소가 있고, 보스전 비슷한 스테이지도 존재한다. 소모 재화가 존재하는 데 사실 거의 이런 곳에 쓰인다.
 
 
이 게임은 블록 퍼즐게임이다. 거의 모든 매치 블록 퍼즐 게임이 그렇듯이 블록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당연히 블록을 파괴할 때마다 파괴된 블록 주위의 지형이 조금씩 변화한다. 전략이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퍼즐의 이 랜덤성과 길 찾기 요소가 만나 제법 어려워진다.
 
기사가 위에서 아래쪽으로 이동할 때는 위쪽 블록을 파괴하며 지나가는 만큼 가고자 하는 방향의 블록이 변화할 위험이 줄어들지만 정해진 패턴 안에서만 길을 뚫어야 한다. 반대로 기사가 아래에서 위로 블록을 파괴해가며 이동할 때는 블록의 위치가 매번 달라질 수 있다. 단, 새롭게 쌓이는 블록 덕에 예상외의 패턴이 주어질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블록을 부수고 이동할 곳을 정한다 = 게임조선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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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길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 게임조선 촬영

 
이것저것 계산해봐도 맵이 생각보다 작아 옴짝달싹 못하고 갇힐 때가 있는데 마냥 길 뚫리길 바라고 이것저것 부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든 ㄴ... 이를 욕하게 된다. 그럴 때를 대비해 단일 블록 부수기, 수면제 등등 활용할 만한 소비 아이템이 있지만 경험상 아이템 쓰고도 실패했을 때의 분노는 만년 동안 응어리진 12단도 감당 못할 듯.
 
 
기사를 퍼즐 판에 직접 등장함으로써 정해진 룰 외에 또 다른 변수가 생긴다. 맵에서 직접 이동하는 와중에 기사조차 칸을 차지하는 하나의 블록이 된다는 것. 또한, 기사와 연결된 블록을 제거했을 시 무조건 이동해야 한다는 것에 있다. 즉, 현재 자리에서는 목적지로 가는 길이 막혔다 하더라도 기사가 제 자리에서 한두 칸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퍼즐 지형이 완전히 바뀐다는 점이다.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가던 곳만 계속 가기 위해 전진하는 것보다 적당히 치고 빠지면서 소위 '와리가리'로 막힌 곳을 해결하는 경우를 쉽게 경험할 수 있다.
 
 
퍼즐 자체가 플레이어에 따라 랜덤성을 갖는 데다 기사의 이동이라는 길 찾기 변수가 존재하다 보니 실제 스테이지 클리어가 운에 좌우되는 경향이 제법 있다. 특히, 초기 블록 배치 지형이 무엇보다 크게 작용하는 터라 같은 스테이지에서도 어떨 때는 이도 저도 못하고 갇혀 엄한 블록만 터치하다가 이동 횟수를 다 소비하거나 후반 스테이지임에도 서너 턴만에 클리어 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 차라리 여타 퍼즐 게임에서 한 번에 일정량 이상 부수거나 연이어 블록을 제거할 경우 특정 효과를 지닌 사용 아이템이 생기는 것처럼 기사에 의한 직접 길 뚫기 외에 다양한 요소를 넣었으면 시원시원 좋았을 것으로.
 


몇몇 이벤트가 있지만 반복적이고 비중이 크지 않다 = 게임조선 촬영

 
퍼즐 게임에서 퍼즐의 정교함보다 운에 의한 작용이 더 크다는 것은 퍼즐 게임으로서도, 길 찾기 게임으로서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 이 게임은 하루종일 줄곧 붙잡고 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니다. 하트 보관 개수가 최대 3개라서 한번 실패하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플레이 판수가 빡빡하다. 하트 떨어지고 나면 기다림은 길다.
 
어떻게 보면 인디 게임의 단면일 수 있겠다. 기획 면에서는 단순 퍼즐 장르에서 변화를 꾀하고자 한 것과 달리 진행 정도에 따른 난이도 체감에 비해 스테이지 횟수가 많아 진미채 물에 너무 오래 불린 것처럼 밋밋한 감이 좀 있고 재화 요소가 준비되어 있는 것에 비해 육성 볼륨이 적은 것은 아쉽다.
 
 
Point.
1. 왠지 정감 가는 캐릭터들
2. 할 놈은 알아서 하란 소린지 광고 팝업이 너무 잦다.
3. 고민해가며 푸는 것보다 빠른 리셋이 낫다
4. 광고 팝업 게임인데도 하트가 빡빡함.
5. 진행 정도에 따라서 모험 일지 내용이 갱신되는 부분은 귀여웠음
6. 타이틀 폰트 이쁘다
 
 
◆ 플레이 영상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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