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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e편한리뷰] 카발모바일, 시대를 따라오지 못한 유물 같은 추억 소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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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지우고 스크린샷만 덜렁 있으면 그 회사 직원도 무슨 게임인지 분간 못 해, 게임스타트 버튼 누르자마자 나오는 첫 화면에서는 게임에 대한 소개보다 유료 상품 판매 팝업창이 더 크게 떠, 게임성보다 과금 유도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게임들이 많다 보니 어떤 게임을 어떻게 리뷰를 해도 '믿고 거릅니다', '기자 미쳤냐', '입금 완료' 등의 댓글만 달리는 마당이니 신작은 계속 나오고 그냥 속 편하게 써보는 리뷰.
 
지금 찾아보니 2018년 5월까지 기자에게 PC방 서비스 잔여시간을 충전하란 문자를 보내왔다. 젊은 혈기에 야심 차게 시작한 PC방 장사를 3년 만에 접고 거진 10년이 지났는데. 05년에서 06년 즈음, 신작 게임을 소개받아 설치한 기억이 있으니 1세대 바람할아버지에 견줄 바는 아니어도 3D 온라인게임 주름 잡기 시작한 그 시절에 꽤나 오래된 형님급 타이틀이다.
 
카발온라인이 처음 서비스됐을 당시에는 온라인게임 시장에 홈런을 터뜨린 타이틀이 즐비했고 풀 3D MMORPG 가 흔하게 서비스되던 때였다. 카발온라인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낮았다. 당시 알집으로 유명했던 이스트소프트가 게임을 냈다는 점, 또, 동명의 인기 오락실 게임이 있었기 때문에 뇌리에 깊게 남았을 뿐. 카발온라인이 마치 리듬게임같이 타이밍 맞춰 스킬을 사용하는 콤보 시스템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액션 MMORPG 라는 네임택을 달고 있었는지도 이번에 '카발모바일' CBT 소개를 보며 처음 알았다. 아, 지금 게임 분야는 '이스트게임즈'가 맡고 있다.
 

 
워낙 당시에 방귀 좀 뀌었다 하는 게임들은 죄다 모바일로 나오는 마당이니 그래, 카발모바일도 역시나 CBT 를 한단다. 리니지와 뮤는 진작에, 다크에덴도, 십이지천도, 아크로드도 이미 나왔으니 그럴 때쯤 됐다. 그래서 해봤다. 빨리 써냈으면 좋았으련만 도저히 2019년에 믿기지 않는 퀄리티에 CBT 기간을 풀로 플레이하고 나서야 겨우 퇴고할 수 있었다.
 
 
 
이 게임은 모바일 이식작이다. 그래픽은 기대하지 말자. 원작 카발온라인을 즐긴 세대가 아니라면 캐릭터 생성창에서부터 충격을 먹을 수도 있으니 심호흡 크게 하고 들어갈 것. 그래픽 설정 디폴트 값이 잘못되어 있나 싶어서 몇 번을 확인했다. 레트로, 혹은 클래식이 게이머들이 이해해주고 또 먹히는 장르라고 하지만 이건 그런 감성과는 결이 좀 다르다.
 
GM피셜로 초당 프레임 수를 높여 카발 특유의 이펙트나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그래픽 품질 저하를 감수하고 출시했단다. 그런데 그래픽 낮춘 것과 최적화는 별개인지 발열 참, 많이 아프더라.
 


오랜만에 느껴보는 찰흙 감성 = 게임조선 촬영

 
일종의 추억 자극. 원래 팔이라고 썼다가 순화하라고 해서 순화함. 그래픽부터 시작해서 시스템까지, 원작 그대로 이식했다. 거기에 리니지M 식 모바일 환경을 채택, 누르면 휙휙 날아다니는 순간 이동에 자동 사냥을 따왔다. 전체적인 UI 구성도 리니지M과 닮아 있다. 최근에 UI 도 모자라 아예 변신 시스템과, 이를 노린 과금 요소까지 후루룩 베꼈던 모M 게임도 있으니까 이 부분은 그러려니 넘어가자. 그래, 모바일 환경에서 UI가 얼마나 독창적이라고. 다만, 카발온라인을 모바일 환경으로 옮겨오면서 기존 유저들에게, 혹은 새로운 유저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디테일한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앞서 나온 각종 '뭐뭐뭐M' 들의 전형을 따랐을 뿐.
 
일단 그냥 온라인을 모바일로 옮겨온 화면에 모바일 게임식 UI를 대충 씌우다 보니 MMORPG 에서 한 화면에 보여줘야 할 것은 많고, 10년 넘게 서비스한 원작인 터라 갖춘 기능은 많으니 인터페이스가 작디작다. 뭐 좀 읽을라치면 폰트도 작다. 뭐 하나 클릭하려면 집중이 필요하다. 하다못해 퀘스트 창도 불편하다. 그렇지 않아도 작은 창 속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수락과 거절 멘트를 일일이 클릭해서 진행해야 하는 방식. 마우스로 클릭하는 것과 모바일로 터치하는 것은 분명히 다른데, 버전 테스트를 앱플레이어로 했나 보다.
 


UI 는 분명 최신 UI 가 맞지만 속은 세련되지 못하다 = 게임조선 촬영


 

카발온라인 해보지 않은 사람은 하지 말라는 것처럼 불친절하다. 아니, 자동 이동도 있고 자동 사냥도 있고 튜토리얼도 다 제공하는데 뭐가 문제냐고? 게임 시스템에 대한 안내 자체가 부족하다. 이 게임은 MMORPG 다. 모든 메뉴를 모아놓은 로비라는 것이 존재하지도 않고, 마을에 귀환한다고 해서 내가 할 일이 모여 있는 것도 아니다. 일일이 메뉴를 찾아 눌러야만 접근할 수 있다. 그나마 있는 튜토리얼이 실행 학습형도 아니고 단순 안내형이라 모르고 막 눌러서 지나갔다간 내가 무슨 기능을 쓸 수 있는지, 혹은 내가 무슨 기능을 쓰고 있는지 미처 알 방법이 없다. 할 수 있는 일을 표시하기 위해 모바일게임에서 흔히 쓰이는 레드닷 기능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겠다.
 
원작을 모르고 진행되는 것만 보면 리니지M 그 자체. 그냥 퀘스트로 어디 가서 뭐 잡아와라만 죽어라 시키고, 이것저것 알려줘야 할 것만 알려줄 뿐, 당장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콘텐츠가 정리되어 있지 않다. 본래 카발시리즈는 레벨링과 던전 장비 파밍이 주가 되는 게임. 원작을 해보지 않았다면 퀘스트 버튼 클릭 외에는 뭘 해야 하는지 알 방법이 없다.
 
그나마 이번 CBT 에서는 15강 세트를 뿌렸기 때문에 99레벨까지 막히지 않고 진행할 수 있었지만 이런 지원이 없을 때 정체 구간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막막한 수준의 드랍률도 큰 진입 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벤토리는 아이템 크기에 따라 가방 차지하는 공간이 달라지는 디아블로 방식을 따른다. 온라인 시절에야 많이 차용하는 방식이었지만 가뜩이나 화면 작은 모바일에서는 흔치 않은 방식이다. 레벨업이든 장비 파밍이든 사냥은 계속해야 하고, 여기에 모바일 게임식 자동 사냥을 지원하다 보니 그냥 비좁다- 말고는 아무런 장점도 아니게 됐다.
 


자동 사냥 지원하면서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추억의 인벤토리 방식 = 게임조선 촬영

 
자동 사냥 기능에 아이템 등급을 설정해서 루팅하고자 하는 아이템을 선별할 수 있지만 이 등급이 장비며, 소모품이며, 코어와 같은 중요 아이템까지 전부 일괄 적용되다 보니 믿고 사용하기도 애매하다. 그 자리에서 삭제하거나 삭제 안되는 물품은 상점에 판매하여 정리했어야 하는데, 원격 상점이 있어서 그때그때 팔 수는 있었다. 그런데 이 원격 상점이 프리미엄 서비스의 일환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만약 이것이 프리미엄 기능이라면 최소한 자동 정리 기능까지 들려줘야 할 듯.
 
 
카발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도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른 레벨업과 특유의 드럼비트 가득한 BGM, 그리고 콤보 시스템이다. 다행히 이 점은 모바일에서도 잘 살렸다. 오히려 자동 이동이 존재하고, 여차하면 사냥 돌려두고 자리를 비워도 되다 보니 성장 속도는 13년 전 그때보다 더 빠르다. 장비마다 착용 가능 스탯이 존재해 이를 위해 스탯을 직접 만들어나가는 클래식한 재미가 살아있다. 좋은 장비 하나 인벤토리에 보관해 두고 그 스탯 맞추느라고 포인트 모은 기억들 다들 있으실 것으로.
 
첫 필드로 나가면 어? 이 노래? 카발온라인을 많이 즐겨보지 않은 기자도 깨닫게 되는 BGM이 들린다. 원작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던 BGM 을 그대로 들고 온 점은 카발 세대의 추억을 자극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줬으리라. 이 BGM은 '또다른진심'으로 유명한 뉴메탈 밴드 '노바소닉'과의 작업 결과물로 유명하다.
 
콤보는 어차피 자동만 돌려도 쭉쭉 진행돼서 잘 이식됐는지 확인 못했다. 만약 수동으로 직접 눌러줘야 한다면 PC버전을 그냥 모바일에서 할 수 있게 만든 이 정도의 인터페이스에서 쉽지 않을 터다. 커뮤니티를 확인해보니 밀림 현상도 있어서 실제 어려웠다고.
 


지역 간 순간 이동에 자동 사냥을 지원한다 = 게임조선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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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반 인던 파밍까지 대체로 이런 진행을 반복 하게 된다 = 게임조선 촬영

 
 
CBT 지만 캐시샵에서 팔 수 있는 모든 것을 팔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급 장비, 중급 장비 등 각종 과금 장비를 팔고, 여러 혜택과 편의 기능이 뭉쳐진 프리미엄 패키지가 존재한다. 각종 강화 코어와 물약도 판다. 사실상 게임을 이루고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판다. 과금 수준은 상당한 편. 카발모바일이 경쟁형 MMORPG 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
 
물론 카발모바일이 이번에 선보인 빌드는 말 그대로 CBT 빌드다. 아직 개선의 여지는 있다. CBT란 원래 목적이 있는 테스트인 만큼 좋게 생각해서 단순히 레벨 디자인 정도를 체크하고자 했었을 수도 있겠다. 기자가 찍어올린 단순 플레이 영상 조회 수가 엄청났다. 오랜 팬층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 또, PC버전을 그대로 가져온 만큼 그때 느꼈던 재미는 그대로 일 테니 여러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원작의 향수를 찾는 유저들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로도 괜찮을 수도있다. 하지만 너무 대놓고 코앞에 들이댄 이 예스러움, 지금 상태로는 분명 유저풀을 더 넓히기 힘든 완성도다.
 
 
Point.
1. 모바일로 한번 옮겨본 카발 신섭.
2. 원작 팬이 아니라면 기겁할 만한 부분이 몇 있음.
3. 마지막까지 붙잡고 있어봤지만 향수 자극 외 기획의도를 모르겠음.
4. 온라인 때도 그랬지만 BGM 덕분에 멈칫- 한참 틀어놓게 되더라.
5. 최소한 그래픽 수준 올리고도 타격감 잡을 수 있길 바랍니다. 발열도 잡아야겠고.
6. 옛 친구가 옛 모습 그대로 찾아와 다단계 권유하는 느낌
 
 
■ 플레이 영상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박성일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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