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엠 문명 테마 보드게임 '역사의흐름' = 게임조선 촬영
보드게임에는 다양한 테마가 존재한다. 경영이나 전쟁, 농경, 요리 등 이런 것도 테마가 되나 싶을 정도로 다채로운 테마가 존재한다.
그런 와중에 가장 인기 있는 테마 중 하나를 손꼽으라 하면 바로 '문명'테마를 손꼽을 수 있다. 문명 테마는 말 그대로 문명이 발전해 나가는 과정을 보드게임으로 압축해 놓은 테마다. 대표적인 것으로 '쓰루디에이지스'나 '시드마이어의 문명', '7원더스', 'CIV' 등이 있다.
대체로 문명 테마의 게임은 생각할 거리가 많은 편이다. 전쟁, 문화, 외교, 경제, 종교 등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섞여 들어가기 때문에 게임에서 선택지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비교적 이러한 문명 테마를 간소화한 7원더스 같은 경우도 드래프트를 통해 선택을 강요한다.
오늘 소개할 보드엠의 미들박스 라인업 '역사의흐름' 역시 문명 테마를 잘 살린 카드게임이다. 다만, 7원더스와 다르게 문명의 번영을 드래프트 선택이 아닌 경매로 만들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 경매를 통한 문명의 발달
역사의 흐름은 대만의 모아이게임즈에서 제작한 카드형 보드게임이다. 대부분의 인터렉션이 카드로 이뤄지며, 게임을 돕는 플레이어 마커와 자원 토큰 정도가 있다.
카드는 일반적인 스탠다드 사이즈에 비해 월등히 큰데, 이는 카드에 제법 많은 정보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외형적으로도 특이한데, 카드가 전체적으로 낡은 양피지의 색상을 띄고 있어 다른 문명 테마의 게임에 비해 좀 더 몰입감을 올리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카드마다 고유한 이름과 설명이 적혀있다. = 게임조선 촬영
또한, 역사의흐름 해외판과 다르게 한글판에서는 여러 부분 변경 점이 있다. 카드 밸런스가 일부 조정됐으며, 카드의 레이아웃, 마커의 재질과 색상, 저장고의 디자인 등이 좀 더 다듬어졌다. 그뿐 아니라 한글판에서는 한국 전용 불가사의 '숭례문'과 위인 '류관순'이 프로모로 증정되어 게임에 좀 더 변화가 생겼다.
카드 외 사용되는 마커와 자원 컴포넌트 = 게임조선 촬영
◆ 비교적 간단한 액션
역사의 흐름은 게임 룰 자체는 간단하고, 턴 순서도 어렵지 않지만, 적용되는 순서나 아이콘에 따라 잔룰이 존재하기 때문에 핵심적인 부분은 꼼꼼히 살피며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역사의흐름은 게임을 하기에 앞서 약간의 세팅이 필요하다. 이 게임에는 같은 카드더라도 뒷면을 보면 S, A, I, II, III, IV, V와 앞뒤가 똑같은 인터넷, 미래 카드가 존재한다. S카드는 플레이어들이 랜덤으로 한 장씩 받고 시작하는 카드며 A카드는 처음 공개되는 경매 카드, 나머지 1~5세대 카드는 1세대가 위에 오도록 해서 차례대로 쌓아놓는다. 맨 아래에는 인터넷과 미래를 배치한다.
세대별로 모아 셔플 후 하나의 덱을 만들면 된다. = 게임조선 촬영
이후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이 오면 5가지 액션 중 하나를 하고 넘기는 식으로 플레이를 한다.
액션에는 시장에 공개되어 있는 카드를 미리 찜하는 '투자', 자신이 투자한 카드를 가져오는 '완성', 남이 투자해 놓은 카드를 가져오는 '저격', 자신의 카드 중 행동 능력이 있는 카드를 사용하는 '행동', 마지막으로 공급처에서 자원을 가져오는 '수확'이 있다.
이중 게임의 근간이 되는 것은 바로 투자와 완성, 저격이다.
투자는 말 그대로 시장에 공개되어 있는 카드 하나에 자신의 마커를 올리고 자신의 자원을 예치금으로 거는 행동이다. 행동으로 가져오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서는 시장의 카드를 가져오는 데에는 반드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완성은 자신이 투자한 카드를 사들이는 액션이다. 예치금을 모두 공급처에 지불하고 카드를 가져온 뒤 투자 보너스를 받고, 카드를 적용시키면 된다. 투자 보너스는 가져온 카드의 돋보기 표시로 되어 있는 아이콘이 자신에게 있을 경우 아이콘 한 개당 공급처에서 자원을 1개씩 받아올 수 있는 기능이다. 이를 통해 특정 아이콘에 집중한다면 카드 값을 내고도 카드 값 이상의 자원을 받아올 수도 있다.
저격은 남이 투자한 카드를 사들이는 액션이다. 상대가 내놓은 예치금은 공급처로 보내고, 그 예치금 만큼 자신의 자원을 투자자에게 건네준다. 그 후 자신이 카드를 가져온다. 완성과는 다르게 투자 보너스는 받을 수 없다. 반대로 저격을 당한 사람은 가지고 있는 교역 아이콘만큼 공급처에서 자원을 받고, 남은 자원의 절반을 추가로 받아온다.
저격을 당하지 않기 위해 자원을 말 그대로 때려 박은 상태, 물론 저격당하면 자원부자가 될 수도 있다. = 게임조선 촬영
투자와 완성, 저격이 중요한 이유는 이 게임에 경매 요소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투자의 경우 예치금을 얼마든지 낼 수 있는데, 저격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상대가 가진 자원보다 1개 많게 내놓는 전략이 기본적이다. 반대로 저격을 일부러 당하는 전략도 필수적이다. 저격을 당할 경우, 예치금과 교역 보너스, 공급처 자원의 절반을 되돌려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급처에 자원에 많이 쌓여있다면, 일부러 상대방이 자신을 저격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애매하게 예치금을 지불해 저격을 당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후반에 잘만 저격 타이밍을 노리면 10개 이상의 자원을 한 번에 받을 수도 있다.
◆ 꼼꼼한 진행이 필수
역사의흐름은 간단한 룰이지만, 의외로 실제 플레이를 하다 보면 실수를 하는 부분이 제법 있다.
대표적인 예로 완성 시에만 받는 투자 보너스, 투자 보너스 아이콘 세기, 저격 당했을 때는 투자 보너스를 받지 않고, 저격 당한 사람은 교역 아이콘 수만큼 공급처에서 받고 절반을 추가로 받는 룰 등 다양한 부분에서 에러플을 하기 쉽다.
공급처와 저장고가 다르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 게임조선 촬영
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일반적인 보드게임의 은행과 다르게 자원 관리가 저장고와 공급처로 나누어져 있는 부분이다. 대게의 경우 공급처를 통해 받기 때문에 공급처가 바닥이 나면 자원을 받을 수 없다. 저장고에서 자원을 직접 가져오거나 공급처로 이동시켜야 게임 전반의 자원 유통이 원활해지기 때문에 수확 아이콘이 없는 초반부에는 자원 관리가 상당히 빡빡한 편이다.
◆ 업그레이드 되는 문명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카드마다 색상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각각의 색상은 농경이나 문화, 과학 등을 상징하며, 새로운 카드를 가져오면 기존 카드를 덮으면서 새로운 효과를 적용시킨다. 카드마다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아이콘을 제외하면 이전 카드의 능력은 새 카드가 나올 때 무효화가 되기 때문에 무조건 새 카드를 집어온다고 유리해지는 것은 아니다.
업그레이드되면 기존 카드를 덮기 때문에 효과가 바뀌게 된다. = 게임조선 촬영
이 때문에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트리를 탈지가 중요하다. 이런 테크트리에 기준을 세워주는 것이 바로 위인 카드와 불가사의 카드다. 게임이 종료시 문화 아이콘 하나 당 1점, 기타 아이콘 2개 당 1점을 받으며, 카드마다 추가 점수를 제공하는 것이 있는데, 추가 점수에 영향을 가장 많이 주는 것이 위인 카드와 불가사의 카드다.
다른 카드와 다르게 불가사의 카드는 카드를 겹쳐놓지 않는다. = 게임조선 촬영
위인 카드는 한 문명 당 한 명의 위인만이 존재할 수 있으며, 강력한 효과를 보유하고 있다. 위인의 특성에 맞춰 자신의 문명을 발전시키는 것이 좋다. 물론 상황에 따라 위인을 새롭게 교체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불가사의는 전반적으로 점수를 제공한다. 게임이 끝나고 1개당 1점이 되는 문화 아이콘이 많이 배치되어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공격이나 방어, 과학 등 다방면에서 이득을 제공하면서 점수를 불려준다. 불가사의는 최종 1장만 적용되는 다른 카드와 다르게 모두 효과가 따로 적용되는 특성이 있는 만큼 불가사의는 놓치지 않고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 종료 시 카드를 펼쳐서 점수를 계산해야 한다. = 게임조선 촬영
◆ 쉽지 않은 문명 테마, 익숙해지는 건 한 순간
역사의흐름은 여타의 문명 게임처럼 제법 긴 플레이 타임과 어려운 난이도를 보유한 게임이다.
카드로 이뤄지는 게임임에도 플레이 타임이 60~90분으로 책정되어 있으며, 카드를 가져올 때마다 완성인지 저격인지, 투자아이콘 체크, 전쟁 시 아이콘 체크 등 신경 써야 할 요소가 많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카드가 늘어난다. = 게임조선 촬영
하지만 사실 신경 써야 할 요소가 카드나 자원을 가져오는 상황에서 대개 발생하기 때문에 몇 번 플레이하다 보면 이러한 부분은 손쉽게 해소된다. 역사의 흐름을 3~4번만 플레이해봐도 숙달이 가능하다.
또한, 카드만으로 이뤄졌음에도 내 문명이 어떤 방식으로 발전해나가는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맨해튼 프로젝트로 핵을 쏘고 간디로 평화협정을 맺거나, 공산주의 카드로 모든 플레이어의 자원을 합한 후 동등하게 나눠주는 등 재미난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덕분에 카드 하나하나가 갖는 의미를 살펴보며 자신만의 가상의 문명을 만들어 볼 수 있다.
◆ 그래서 실제로 해본 평은요
- R기자: 탐욕스럽게 저격하는 맛이 일품, 밉살스럽게 해야 승리한다.
- B기자: 재미있긴 한거 같은데… 재미를 느끼기 까지의 인내와 빡침을 견뎌야 한다.
- N님: 카드게임 치고는 난도 높은 편, 여러 번 해봐야 알 것 같다.
- B기자: 재미있긴 한거 같은데… 재미를 느끼기 까지의 인내와 빡침을 견뎌야 한다.
- N님: 카드게임 치고는 난도 높은 편, 여러 번 해봐야 알 것 같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