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지우고 스크린샷만 덜렁 있으면 그 회사 직원도 무슨 게임인지 분간도 못 해, 게임스타트 버튼 누르자마자 나오는 첫 화면에서는 게임에 대한 소개보다 유료 상품 판매 팝업창이 더 크게 떠, 게임성보다 과금 유도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게임들이 많다 보니 어떤 게임을 어떻게 리뷰를 해도 '믿고 거릅니다', '기자 미쳤냐', '입금 완료' 등의 댓글만 달리는 마당이니 신작은 계속 나오고 그냥 속 편하게 써보는 리뷰.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기자가 애청하는 모 방송국의 예능프로, 도시어부 방송일이기도 한 21일 목요일에 맞춰 출시한 '퍼니팩'의 '피싱투어'.
퍼니팩은? 먼저 개발사 퍼니팩은 낚시 게임 쪽에서는 꾸준히 방망이를 깎아온 노인. 피싱투어는? 이번 신작도 역시 캐주얼 낚시 장르다. 제목은 피싱투어, 부제는 도시어부들의 바다 낚시 게임이다. 제목과 부제가 모두 인기 낚시 프로를 겨냥했다.
낚시라고는 제주도 여행 가서 주둥이 뽈록했던 쥐치 두어 마리 낚아본 것이 전부인 지라 낚시인의 관점에서 파악할 수는 없지만, 낚시 게임을 곧잘 해온 동료 기자의 얘기로는 투타타타! 터지는 밀고 당기기에서 오는 '묘한 타격감'이 있다고. 그렇다고 스마트폰 액정을 두들기거나 줄에 매달아 던지는 건 아니고 조작은 단순하지만 이를 받쳐주는 사운드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모바일 낚시의 중요한 부분. 현실성에 기초했다면 더할 수 있는 콘텐츠에도 어느 정도 한계가 생긴다.
하이퍼캐주얼에 가까운 조작 방식 = 게임조선 촬영
"우리 게임 잘 아시잖아요" 라고 이 게임은 말한다. 일단 시작하자마자 빙빙 돌릴 것 없이 퀘스트 확인 → 출조지 선택 → 캐스팅 → 훅 → 릴링 → 기록확인 → 퀘스트 완료 로 짧게 설명하고 넘어가는 전통적인 방식. 이미 이러한 조작 방식에 익숙한 타겟층을 겨냥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어군은 패스, 캐스팅도 시작의 의미만 두었고 찌가 내려가는 타이밍을 잡아야 하는 후킹과 물고기가 들고 뛰는 릴링에 집중했다. 낚시 게임 특유의 타이밍 액션으로 이루어진다는 점도 같다.
하다 보면 자동 낚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데, 편하게 한번 맛보기로 보여주고 그 뒤로는 사용하기 위한 조건과 사용 가능 시간이 아주 쩨쩨하므로 투자 없이는 마냥 편하게 이것만 기댈 수는 없다.
피싱투어에는 아바타 개념이 없어 성장은 오직 낚시대와 낚시줄로만 이루어진다. 더 좋은 낚시대, 낚시줄을 뽑기나 미션을 통해 얻고, 이렇게 얻은 고급 장비를 재료와 골드를 소모해 계속해서 강화해나가는 구조. 이전 작을 개발한 경력이 있는 만큼 여러 메뉴 헤매고 다니지 않아도 되게끔 잘 정비된 UI 의 편의성은 고개를 끄덕일 만한 수준으로 준비된 것이 특징.
낚시대는 곧 전투력을 뜻한다. = 게임조선 촬영
규모 좀 키운 낚시 게임에서는 선수와 가이드, 비서, 심지어 배까지 덩달아 만들고, 뽑아서, 육성하고, 강화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긴 없다. 없다고 하면 진짜 없어 보이니까 배제했다-로 정정. 낚시 게임은 자칫 성장과 육성이란 미명 하에 대물을 낚기 전에 전갱이, 날치만 낚다가 지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은 복잡하지 않아서 좋다.
출조 외의 콘텐츠 역시 새로 나온 낚시 게임이 관심이 있어 이 글을 읽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알 법한, 잡은 물고기를 일정 시간 보관 / 성장시킬 수 있는 '수족관 시스템'과 특정 미션을 두고 다른 이용자들과 경쟁을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 대응을 위한 '대회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
또한, 지르진 않았지만, 게임 내 과금 요소로, 골드 멤버쉽을 구매하면 '무제한 자동 낚시'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일명 방치 플레이. 기간에 따라 5,500원과 22,000원권으로 준비되어 있었는데 22,000원권에 추천이 박혀 있었다.
Point.
1. 심플이즈그냥심플. 가볍고도 가볍다.
2. 피싱투어와 도시어부 붐을 염두에 두었음이 분명한 제목 선정의 영리함.
3. 익숙한 것은 살리고 복잡한 것은 버린(많이) 과감함.
4. 모바일 낚시에서 우수리는 장식일 뿐입니다.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몰라요.
◆ 플레이 영상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