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OST(혹은 BGM)은 귀를 통해 게임의 몰입도를 높여주고, 그 배경과 세계관을 함축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OST는 게임 그래픽 만큼 눈부신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그리고 많은 게이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아직까지도 회자되기도 합니다.
게임에 '명작'이라는 표현이 있듯이 [게임 속 OST]는 '명곡'으로 꼽히는 OST부터 BGM까지 다양한 게임 속 음악을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일부 내용은 나무위키를 인용했습니다. <편집자 주>
문명4 패키지 = 게임조선 DB
시드마이어의 문명 시리즈는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하다보니 '타임머신'이라는 별명과 함께 "문명하셨습니다" "순순히 금을 넘기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같은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문명4'부터 게이머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문명5'부터 낮아진 진입장벽과 한국 정식 발매 등 최고의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중 하나로 꼽혔다.
이번 시간은 게이머 뿐만 아니라 게임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익숙한 문명4의 OST '바바예투(Baba Yetu)'에 대해 알아봤다.
◆ 바바예투, 그래미 어워드에서 문화 승리
바바예투는 스와힐리어로 부른 성경의 주도기문이다. 즉, 바바예투를 번역하면 '우리 아버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가사의 첫 소절을 해석하면 <우리 우리 아버지시여, 하늘에 계신 분이여, 아멘! 우리 우리 아버지시여, 그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도다. 우리 우리 아버지시여, 하늘에 계신 분이여, 아멘!>이 되는 것이다.
게이머들은 문명을 발전 시키고, 종교와 대립, 전쟁과 평화 등 인류문화사를 축약할 수 있는 명곡으로 평가한다. 한국에서는 '문명5'의 OST로 착각하는 게이머가 있기도 한데, '문명5'로 문명 시리즈를 처음 접해보는 이용자가 많았고, '문명4'의 유명세 혹은 영향력이 후속작까지 이어진 케이스라 볼 수 있다.
작곡가 크리스토퍼 틴이 꼽은 가장 인상 깊었던 기사 제목 = 트위터 갈무리
이 같은 영향력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대단했다. '바바예투'는 제 53회 그래미 어워드 후보 중 작곡/편곡 분야의 "Best Instrumental Arrangement Accompanying Vocalist" 부문에 게임 음악 사상 최초로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다.
그리고 2011년 2월 13일에 열린 시상식에서 앨범 Calling All Dawns와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53년 그래미 시상식 역사상 게임 음악이 수상을 한 것은 처음이다.
◆ mp3 파일을 넘기면 유혈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문명5에 등장하는 간디 모습 = 게임 스크린샷
'바바예투'는 한국의 공중파 프로그램, 라디오 프로그램, 두바이 분수쇼, 합창단 등 다양한 곳에서 쓰였다. 또한 문명 시리즈 관련 글과 영상의 BGM은 모두 '바바예투'로 통일 됐었고, 시리즈 전체를 대표하는 음악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한국에서는 간디의 유혈 사태 패러디가 인터넷 상에서 거세게 불고 있어 작곡가인 크리스토퍼 틴 홈페이지에도 한국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사진 = 산왕의 건전성추구위원회 블로그 발췌
대부분 글은 "좋은 곡 잘들었다" "당신은 최고다" 같은 내용이지만 "당신의 팬이니 노래 파일(mp3)을 보내줄 수 없냐"는 질문도 더러 존재한다.
이에 대해 크리스토퍼 틴은 "mp3 파일은 홈페이지 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다. CD를 사면 사인까지 해서 보내줄테니 사라. 다음 앨범을 낼 수 있게 도와주면 안되겠냐"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조상현 기자 neulpeum@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