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OST(혹은 BGM)은 귀를 통해 게임의 몰입도를 높여주고, 그 배경과 세계관을 함축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OST는 게임 그래픽 만큼 눈부신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그리고 많은 게이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아직까지도 회자되기도 합니다.
게임에 '명작'이라는 표현이 있듯이 [게임 속 OST]는 '명곡'으로 꼽히는 OST부터 BGM까지 다양한 게임 속 음악을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일부 내용은 나무위키를 인용했습니다. <편집자 주>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가 지나갔다. 그 날 많은 커플이 탄생하기도 했지만 실연의 아픔을 달래거나 눈물을 흘린 솔로들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발렌타인데이를 기념해 이번 시간에는 1999년대 오락실에서 인기를 끌었던 '이지투디제이(EZ2DJ)'의 수록곡 중 하나인 '엔비마스크(Envy Mask)'를 소개하고자 한다.
'엔비마스크'는 말 그대로 '질투가면'이다. 가사는 커플을 보며 감정을 드러내는 내용은 없다. 하지만 백그라운드 게임 애니메이션(BGA)에서는 다정한 연인을 보며 눈물 흘리는 '엔비마스크'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 곡은 락 장르의 임팩트 있는 기타 선율 덕분에 많은 게이머들의 흥을 돋구기 충분했다. 특히 출시 당시에는 난이도가 어느 정도 있는 곡으로 꼽히며 '이지투디제이'를 어느 정도 하느냐 못하느냐의 기준을 '엔비마스크'로 나눌 수 있었다.
◆ 엔비마스크, 작사-작곡-보컬까지 한명이?
'엔비마스크'는 1명이 작사, 작곡, 보컬을 맡았다 봐도 과언이 아니다. 작사/작곡 겸 보컬이었던 '마리오볼든(Mario Bolden)'은 해당 곡으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궁금증을 자아냈고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도 한다.
그는 본래 어뮤즈월드 소속이 아니라 '이지투디제이 2nd TRAX'까지 계약이 되어있던 한국 대중가요 작곡가, '광화문 사단'으로 지칭하던 외주 뮤지션의 일원이었다. 90년대 후반 대중가요곡의 작, 편곡 및 보컬이나 랩 피처링 등등 여러 분야에서 꾸준히 음악제작에 참여해 온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 마리오볼든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음악작업 참여는 본래 한국에 교환학생 과정으로 유학을 온 상황에서 생활비를 벌기 위한 경제활동을 위해 참여했는데, 이지투디제이 시리즈의 수록곡 제작에 참여하게 되면서 리듬게임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된 것.
저음의 미성인 보컬이 특징으로 이지투디제이 시리즈의 초기 명곡들의 보컬과 랩은 대부분 이 사람 담당했다. 초기 이지투디제이에서 미국 음악의 향취가 진하게 느껴졌던 것은 이 사람의 영향이 크다.
◆ 엔비마스크의 정신, 디제이맥스 '엔비레인저'로 계승
▲ 엔비레인저 스틸컷 중 하나 (출처 - 버진포스 엔비레인저 뮤직비디오)
'엔비마스크'는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리믹스 형태로 나왔지만 후속격인 곡은 나오지 않았다. 앞서 언급된 광화문 사단과의 라이센스 계약이 만료된 이후에는 이지투디제이 시리즈 제작에서도 물러났기 때문이다.
또한 초창기 개발진도 '3rd Trax' 이후 어뮤즈월드를 떠나 독립해 회사를 차렸기 때문에 그 명맥이 끊겼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펜타비전에서 발매한 '디제이맥스(DJ MAX)'에서 '엔비마스크'의 정신적 계승을 받은 '엔비레인저'가 등장한다. 파워레인저를 연상케 하는 '엔비레인저'는 같은 락 장르에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영상미로 게이머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2017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에서 '버진포스 엔비레인저' 뮤직비디오로 정점을 찍는다. 이 영상은 판교 네오위즈 본사 주변과 판교 생태 공원에서 촬영됐다. 초반의 결혼식 장면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개발자의 실제 결혼식장이다.
이지투디제이에서 시작된 '엔비마스크'의 정신은 '디제이맥스'를 통해 현재까지 계속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버진포스 엔비레인저' 뮤직비디오 이상의 연출과 연기력을 가진 사람이 내부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만약 '엔비레인저'의 뜻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면 네오위즈에 문을 두드려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조상현 기자 neulpeum@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