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한바오밥 신작 'CIV' (출처 - 게임조선 촬영)
보드게임에는 카멜업처럼 낙타를 메고 뛰는 낙타 경주 같은 독특한 테마의 게임도 있지만, 스테디셀러라 부를 수 있는 테마도 있다. 예컨대 기차길을 이용한 테마나 농업, 상업, 문명 등이 그러한 예이다.
이중 문명 테마는 대체로 다채로운 컴포넌트와 어려운 난이도가 바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문명을 테마로한 보드게임에는 '쓰루 디 에이지스'나 '시드마이어의 문명', '킹덤빌더' 등 내로라하는 퀄리티의 보드게임이 많은 편이다. 이때문에 문명 보드게임은 재미있어 보이지만, 진입장벽이 높은 보드게임으로 평가받을 때가 잦다.
그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행복한바오밥이 2018년 출시한 신작 보드게임 'CIV(Carta Impera Victoria)'는 문명 테마를 잘 살렸으면서도 간단하고 휴대성 좋은 보드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CIV는 카드만으로 진행이 가능하며, 게임을 도와줄 문화토큰과 개인참조판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때문에 어디서든 가볍게 즐길 수 있으며, 문명 테마의 느낌을 살린 플레이가 가능하다.
◆ 3세대에 걸친 문명 싸움
▲ 카드만 있으면 게임 진행이 가능하다. (출처 - 게임조선 촬영)
사실 문명을 테마로 한 보드게임 중 비교적 단순한 게임도 많다. '7원더스'나 '달무티', '스플렌더' 등도 문명 게임으로 분류된다. 다만, 이러한 게임은 특정 시대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아 문명 게임이라기보다는 고유한 테마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CIV는 고대시대부터 현대시대까지 1~3세대로 각각 나누어 진행되어, 카드 일러스트만으로도 문명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문명이 발전할 수록 종교나 군사 문명이 약해지고, 과학이나 경제 등의 루트가 많아지는 등 문명 특유의 배경을 잘 살리고 있다.
▲ 각 세대별로 카드가 다르다. (출처 - 게임조선 촬영)
룰은 비교적 간단하다. 자신의 턴이 되면 손에서 카드 한장을 내려놓고, 원하는 카드 효과를 모두 사용한 후, 자신의 손이 3장이 될 때가지 카드를 뽑는다. 이를 반복해 플레이하며, 4인 기준 한 플레이어가 동일한 카드 7장을 내려놓으면 즉시 게임이 종료하며 해당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카드 뭉치는 1세대 카드부터 시작해서 2세대, 3세대를 차례대로 사용한다. 만약 카드가 다 떨어질 때까지 아무도 승리하지 못한다면, 카드 종류별로 가장 많이 모은 사람에게 1점씩 부여해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이 승리한다.
◆ 다양한 승리전략을 노려라!
CIV에서는 총 6종류의 문명 카드가 존재한다. '군사'와 '종교', '경제', '과학', '문화', '유토피아'가 그것이며, 각 카드는 세대별로 장수가 다르게 들어있으며, 고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 6종류의 카드가 있다. (출처 - 게임조선 촬영)
카드의 능력은 지속능력과 폐기능력으로 분류된다. 지속능력은 해당 카드를 일정 개수 이상 내려놓았을 때 매턴 발동할 수 있는 효과이고, 폐기능력은 내려놓았던 카드를 버리면서 발동시키는 일회용 능력이다.
- 군사 (빨간색)
군사의 지속능력은 손에 들고 있는 카드를 버리는 능력이다. 얼핏보면 페널티 뿐인 능력이라고 볼 수 있지만, CIV는 턴 종료시 무조건 손에 들고 있는 카드가 3장이 될 때까지 카드를 가져오는 룰이 있다. 이 때문에 쓸모없는 카드를 버려두면 그만큼 카드를 뽑을 수 있다. 카드 수에 따라 최대 2장까지 버릴 수 있다.
군사의 폐기능력은 군사 카드를 폐기시키고, 또 다른 카드 하나를 폐기시키면 다른 플레이어는 그 카드와 동일한 카드를 1장씩 모두 폐기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군사 카드를 폐기시키고, 이어 문화 카드를 폐기시키면 문화 카드를 내려놓은 플레이어는 모두 문화카드를 1장씩 폐기시켜야 한다. 내 카드를 2장 폐기시키는 대신에 다른 플레이어 모두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인 셈이다.
▲ 군사 루트는 빠른 카드 회전력이 장점이다. (출처 - 게임조선 촬영)
- 종교 (하얀색)
종교의 지속능력은 턴 종료 시 3장까지 카드를 가져오는 제한을 2장 늘려주는 효과다. 턴 종료시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카드가 2장이면, 5장이 될 대까지, 즉 3장을 더 가져올 수 있다. 강력한 효과인 것은 맞지만, 다른 카드와 연계하지 못하고 한 턴에 한장씩만 카드를 사용하게 된다면 별 의미 없는 카드가 될 수도 있다. 카드 수에 따라 최대 4장까지 늘려 7장을 유지할 수 있다.
종교의 폐기능력은 종교 카드를 폐기시키고, 다른 플레이어 한 명을 지목한다. 지목한 플레이어의 손에 든 카드를 모두 가져온 후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카드와 합치고, 그 중 원하는 카드는 내손에 남기고 나머지 카드를 다시 되돌려준다. 이 때 되돌려주는 카드는 처음 그 플레이어에게 가져온 카드 수 만큼이어야 한다. 상대의 손에 든 카드를 견제하거나, 내가 특정 카드가 없을 때 카드 확보를 위해 주로 사용한다.
종교는 3세대부터는 아예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후반 종교 카드가 필요할 시 유토피아를 이용해야 한다.
- 경제 (노란색)
경제의 지속능력은 자신의 바닥에 깔려있는 카드 1장을 폐기시키고, 손에서 카드 한장을 내려놓는 능력이다. 얼핏보면 손해인듯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원래 카드는 1턴에 1장씩만 내려놓을 수 있는데 경제 카드를 이용하면 원래 내려놓은 카드에 경제 카드로 쓸모 없는 카드를 폐기시키고 1장을 추가로 내려놓아 순식간에 2장을 내려놓을 수 있다. 더군다나 손에 들고 있는 카드가 1장 더 줄어드는 만큼 턴 종료 시 카드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카드 수에 따라 최대 2장을 폐기시키고 2장을 내려놓을 수 있다.
경제의 폐기능력은 경제 카드를 폐기시키면, 그 카드를 뒤집어서 다른 플레이어의 카드 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 해당 플레이어는 다음 턴 종료 시 까지 그 카드를 내려놓을 수 없다. 주로 카드를 많이 모은 플레이어를 견제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단, 지속능력이나 폐기능력은 막지 못한다.
▲ 단순한 룰이지만 다양한 콤보가 파생된다. (출처 - 게임조선 촬영)
- 과학 (초록색)
과학의 지속능력은 자신의 바닥에 깔려있는 카드 1장을 손으로 돌리고, 손에서 카드 한장을 내려놓는 능력이다. 경제와 상당히 유사한데, 대상이 된 카드를 폐기시키느냐 손으로 올리느냐의 차이다. 카드를 폐기하는 경제는 턴 종료시 카드를 새롭게 확보할 수 있는데 반해 과학은 원래 깔았던 카드를 다시 재활용할 수 있다. 경제와 동일하게 여러장의 카드를 한 번에 내려놓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카드 수에 따라 최대 2장을 손으로 돌리고 2장을 내려놓을 수 있다.
과학의 폐기능력은 과학 카드를 폐기시키고, 카드 뭉치에서 5장을 즉시 뽑는다. 그 후, 자신의 손에서 카드를 뽑은만큼 버리면 된다. 손에 들고 있는 카드 수는 동일하지만, 원하는 카드를 뽑고 남길 수 있는 강력한 효과다. 다만, 카드 뭉치가 그만큼 빨리 줄어드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 문화 (파란색)
▲ 문화 카드를 가장 많이 내려놓은 사람은 문화 토큰으로 다른 플레이어의 지속능력을 복사할 수 있다. (출처 - 게임조선 촬영)
문화는 독특하게도 폐기능력이 없으며, 지속능력만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 지속능력은 전 플레이어 중 문화카드를 가장 많이 내려놓은 플레이어만 사용할 수 있다. 만약 가장 많이 들고 있는 플레이어의 수가 동일하다면 해당 플레이어 모두 사용할 수 없다.
문화의 지속능력은 다른 플레이어의 내려놓은 카드 하나를 선택한 후, 해당 카드의 지속능력을 복사하는 능력이다. 매 턴 새롭게 지정할 수 있다. 단, 이미 내가 사용한 지속능력은 중복해서 사용할 수 없다.
- 유토피아 (보라색)
유토피아는 3세대에서만 등장하는 카드로 지속능력은 버려진 카드를 손으로 되돌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견제 카드를 되돌려서 다시 견제하거나, 승리를 위한 카드를 다시 집어오는 등 활용도가 높다. 카드 수에 따라 최대 2장까지 손으로 되돌릴 수 있다.
유토피아의 폐기능력은 유토피아 폐기시 카드를 뒤집은 후, 다른 플레이어의 내려놓은 카드 뒤에 유토피아 카드를 꽂아둔다. 그러면 해당 카드로 승리하기 위한 조건이 +1이 된다. 예를 들어 4인 플레이 시 승리조건은 같은 카드를 7장 모으는 것인데, 유토피아로 견제를 당하면 7장이 아닌 8장을 모아야 한다. 유토피아 효과는 중복이 되기 때문에 승리를 위한 장수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
▲ 유토피아 능력으로 군사를 견제하는 모습 (출처 - 게임조선 촬영)
◆ 개인전과 팀전의 양상이 달라!
CIV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팀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2vs2로 팀전 플레이를 할 경우 게임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모든 플레이어가 자신의 카드를 모으면서 견제까지 해야 했던 개인전과 다르게 팀전은 상황에 따라 한 플레이어가 견제 위주로 하며, 다른 플레이어가 카드를 모으는 플레이가 가능하며, 종교 카드나 문화 카드의 쓰임새가 더욱더 넓어지기도 한다.
이때문에 개인전과 팀전의 느낌이 사뭇 다른 보드게임이 된다. 개인전이 좀 더 단순하고 파티게임의 느낌이 있다면, 팀전은 좀 더 전략인 재미를 부여한다.
◆ 그래서 실제로 해본 평은요
- Z기자: 견제를 방어할 수단이 없네?
- R기자: 단순한 것 같지만, 카드 연계가 자비가 없다!
- B기자: 팀플로 하세요! 팀플로 하면 개꿀잼!
- H기자: 이 게임의 묘미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에 있다.
- R기자: 단순한 것 같지만, 카드 연계가 자비가 없다!
- B기자: 팀플로 하세요! 팀플로 하면 개꿀잼!
- H기자: 이 게임의 묘미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에 있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