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차세대 콘솔 기기 출시가 활발해지면서 게이머들의 콘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은 그간 온라인, 모바일 위주로 성장하며 '콘솔 불모지'로 분류되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 시장의 글로벌화로 한국 게임이 콘솔화돼 전 세계로 뻗어나가거나 외국 게임이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끄는 등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게임조선>에서는 콘솔에 첫 발을 들이는 신입기자의 체험기를 다룬 '콘솔입문기' 코너를 준비했다.
<편집자 주>
▲ ‘브레스오브더와일드’ 게임 스크린샷 (출처 - 게임조선 촬영)
지난 1일 닌텐도 스위치 ‘젤다의전설:브레스오브더와일드(이하 브레스오브더와일드)’가 정식 한글화 발매됐다. 이 게임은 지난해 3월 출시된 닌텐도 스위치 초기 타이틀이자 최고 히트작으로 한글화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렸던 작품이다.
지난해 말 닌텐도 스위치를 구매했지만 미리 구매했다가 한글 업데이트가 안되면 어쩌나, 정식 발매만을 기다리던 찰나 반가운 마음으로 제품을 수령하러 갔다.
예약구매 및 조기구매 특전으로는 기초 지식을 담은 ‘모험 가이드북’과 ‘게임 지도’가 주어졌다. 게임의 무대인 ’하이랄’ 지도는 앞면에는 게임 시작 지역인 ‘시작의 대지’, 뒷면은 하이랄 전체 맵으로 구성됐다.
▲ 예약구매 특전으로 모험 가이드북과 하이랄 지도가 동봉됐다. 지도 앞면은 ‘시작의 대지’.
▲ 소프트웨어 칩과 모험 가이드북 내부. 지도 뒷면에는 전 지역이 그려졌다.
33여년을 이어온 ‘젤다의전설’ 시리즈는 매 작품마다 호평을 받아 왔다. 특히 ‘브레스오브더와일드’는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GOTY(올해의 게임)에 선정되면서 게임성을 증명했다.
그리고 1일, 말로만 듣던 ‘브레스오브더와일드’를 직접 플레이 할 수 있게 됐다.
▲ ‘브레스오브더와일드’ 게임 도입부 (출처 - 게임조선 촬영)
▲ 화려한 빛 표현이 눈에 띈다 (출처 - 게임조선 촬영)
이번 젤다는 전작과 비교해 훨씬 업그레이드된 그래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해외 게임지 IGN의 표현처럼 ‘스튜디오 지브리 영화를 연상시키는’ 감성적인 그래픽이 돋보이며 컷씬 애니메이션과 게임 플레이가 어색함 없이 어울릴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하늘의 휘광부터 물결에 햇살이 비치는 모습, 그리고 판타지 분위기를 드러내는 빛나는 푸른색까지 빛에 대한 표현이 눈에 띄었다.
▲ 물의 신수 던전 내부 (출처 - 게임조선 촬영)
▲ 신수 던전 플레이 장면 (출처 - 게임조선 촬영)
결국 이날 ‘브레스오브더와일드’와 함께 밤을 꼬박 새웠다. 답이 나올 때까지 공략을 찾는 과정, 더욱이 이용자 선택에 따라 한 가지 정답이 아닌 여러 공략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 ‘시련의 사당’은 노란색으로 빛나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출처 - 게임조선 촬영)
▲ 초록색이 ‘시작의 대지’. 지도에서 채워지지 않은 부분들이 새로운 마을이다 (출처 - 게임조선 촬영)
최대한 많은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총 4가지 중 첫 번째 신수 던전 보스몬스터 앞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브레스오브더와일드’는 상상 이상으로 방대한 볼륨을 자랑했다.
‘젤다’ 공주를 구하는 것 외에도 게임을 전부 경험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많다. 이용자는 여러 NPC(도우미 캐릭터)를 만나며 퀘스트 라인에 등장한 적 없는 강력한 필드 몬스터를 발견하기도 한다. 특히 이용자가 자유롭게 공략할 수 있는 던전인 ‘시련의 사당’은 120여개가 구현됐다.
▲ 인벤토리. 재료를 조합해 조리하면 새로운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출처 - 게임조선 촬영)
또한 아이템 파밍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필드 사냥을 통해서 장비를 얻을 수 있으며 내구도가 있어 계속해서 새 장비를 모아야 한다.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재화가 존재하며 숨겨진 상자 속에서 발견하거나 남는 아이템을 판매해 마련할 수 있다.
물약 격인 과일이나 버섯, 고기 등은 채집할 수 있다. 아울러 재료를 조합해 조리하면 더 강한 요리 아이템이 나오는 등 심화된 재미를 담고 있다.
▲ 게임 내에는 낮과 밤, 날씨가 구현됐다. 밤하늘을 보며 풀숲을 달리는 모습 (출처 - 게임조선 촬영)
▲ 거대한 큐브를 균형이 맞도록 쌓아 오르내리는 모습 (출처 - 게임조선 촬영)
‘브레스오브더와일드’를 플레이 하면서 무엇보다 정교한 물리 시스템 구현이 이용자가 직접 세계를 모험하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고 느꼈다.
풀을 젖히며 필드를 헤쳐나가는 첫 장면부터 인상적이었다. 눈 오는 지역에서 추위를 느끼고 비가 오면 벽을 타는 것이 어려워지고, 금속 무기를 들고 있으면 번개 감전 위험이 높아진다. 가파른 절벽을 올라갈 때는 간신히 걸쳐지는 구간을 가늠하는 아슬아슬한 모험의 묘미가 있었다.
그렇다고 모든 게 현실과 동일하다거나 상호작용에 무조건적인 자유가 부여됐다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정밀하게 균형을 맞춘 느낌이다. 예를 들어 던전에서는 벽타기가 불가능하고 NPC에게 무기를 휘둘러 위협할 수는 있지만 피해는 입히지 못한다.
▲ 조라족은 허리 대신 지느러미를 굽히는 것 같다 (출처 - 게임조선 촬영)
▲ 100년 전 ‘링크’의 자취를 찾아 (출처 - 게임조선 촬영)
이번 작품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플레이 캐릭터 대사가 거의 없으며 대부분 2지선다로 제공된다. 이용자가 주인공에 더욱 몰입하게 하는 ‘젤다의전설’ 고유 장치다.
애니메이션 컷씬에서는 ‘링크’ 외 인물들의 음성과 한글 자막이 제공된다. 음성은 일본어, 영어, 프랑스어(프랑스/캐나다), 독일어, 스페인어(스페인/라틴 아메리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9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한국어 음성은 지원하지 않는다.
▲ ‘브레스오브더와일드’ 게임 실행 화면 (출처 - 게임조선 촬영)
1년간의 기다림 끝 한글화 발매된 ‘젤다의전설:브레스오브더와일드’. ‘젤다’가 취향임을 확인한 나로선 ‘스위치로 할 게 없어 고민’이란 말은 잠시 접어둘 수 있을 것 같다.
[함승현 기자 seunghyun@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