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은 실제 컴포넌트를 이용해 게임을 즐기는 만큼 다양한 '물건'이 소재로 사용된다.
게임판과 카드, 주사위는 아주 흔한 소재이며, 각종 말을 표현하기 위해 목재 말이나 피규어 형태까지 다양한 컴포넌트를 볼 수 있다. 거기에 더해 카멜업의 피라미드와 같이 조립을 한 후 만들어지는 도구, 할리갈리의 종 등 다양한 도구가 사용되는 것이 보드게임의 매력이다.
오늘 소개할 행복한바오밥의 신작 보드게임 '배들폴드' 역시 기존 게임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컴포넌트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 게임의 세팅
▲ 손수건을 이용한 보드게임, 배틀폴드,
각각의 플레이어는 전사, 마법사, 궁수, 암살자 4개 직업 중 하나씩 선택 후, 직업별 캐릭터보드와 손수건을 나눠 갖는다. 직업별로 캐릭터 보드 위에 생명력 토큰을 올려두고, 캐릭터 말은 맵 위에 올려놓는다.
배틀 카드와 아이템 카드를 각각 셔플한 후 액션 토큰과 함께 한가운데 놓으면 게임 세팅이 완료된다. 이후, 앞서 나눠가진 손수건으로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한다.
◆ 손수건을 접어 싸운다?
▲ 배틀 카드의 이미지대로 손수건을 접는게 중요
배틀폴드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손수건이다. 손수건을 특정 형태로 접어 전투에 사용되는 액션을 얻을 수 있는 만큼, '빠르고 정확하게' 손수건을 접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이 시작되면, 배틀 카드를 한장씩 공개한다. 배틀 카드가 공개되면, 게임에 참여한 플레이어는 배틀 카드에 그려진 형태와 동일하게 손수건을 접어야 한다. 배틀 카드는 크게 2종류로, 2x2 형태의 사각형 모양과 1줄 혈태의 모양이 있으므로 배틀 카드의 모양을 잘 확인해야 한다.
배틀 카드 이미지에 들어있는 아이콘이 모두 들어가게 접는데 성공하면, 빠르게 액션 토큰을 한 개 집어오면 된다. 액션 토큰은 플레이어 수보다 1개 적게 사용하며, 액션 토큰마다 순번이 적혀있으므로 원하는 순번의 토큰을 집어오면 된다.
▲ 다양한 종류의 배틀 카드
만약 플레이어 중 가장 늦게 손수건을 접으면 해당 플레이어는 액션 토큰을 받을 수 없으며, 후술할 손수건 액션 보너스를 받을 수 없다. 특히, 잘못 맞췄는데 무턱대고 집어올 경우 해당 라운드를 통채로 날릴 수 있으니 집중해야 한다.
이 때문에 손수건을 빠르고 정확하게 접어야 한다. 액션 토큰이 모두 분배되면, 액션 토큰에 적힌 순서대로 턴을 진행한다. 턴 플레이어는 캐릭터보드에 적힌 공격, 이동횟수에 손수건에 그려진 보너스 액션까지 더해 행동할 수 있다.
모든 플레이어가 행동이 끝나면 다시 배틀카드를 뽑고, 손수건을 접으며 반복 플레이를 하면 된다.
◆ 전략의 중요성
▲ 손수건도 손수건이지만, 얻은 액션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도 중요하다.
앞서 설명만 보면 신속성만을 따지는 게임으로 볼 수 있지만, 전략적인 요소도 크게 작용한다.
손수건을 접어 액션을 얻고, 순서를 정하는 것까지 했다면, 그 이후는 게임판에서 벌어지는 전략전이기 때문이다. 캐릭터마다 공격범위가 상이하기 때문에 상대의 반격을 염두에 두고 적절하게 공격하는 것이 중요하다.
▲ 직업마다 공격범위와 능력이 다르다.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하자.
추가적으로 방패 토큰으로 피해를 감소시키고, 상자를 통해 획득한 아이템 카드까지 적재적소에 써야만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
체력이 0이 된 플레이어는 개인 캐릭터판과 게임말을 뒤집어 고스트 상태가 되는데, 고스트 상태에서는 이동과 공격 외에 다른 행동을 할 수 없다. 고스트 상태에서는 살아있는 플레이어만을 공격할 수 있으며, 공격에 성공하더라도 상대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대신 자신의 소울을 1씩 회복하는데, 8을 회복하면서 부활한다.
게임의 승리 조건은 타 플레이어의 체력을 모두 소모시켜 고스트 상태로 만들거나, 고스트 상태에서 소울을 모두 모아 부활하는 것이다.
◆ 적절한 순발력과 전략의 조화
배틀폴드는 배틀 카드를 보고 빠르게 자신의 손수건을 접을 수 있는 순발력이 필수적이며, 이후에도 게임판에서 이뤄지는 전략요소까지 더해져 있다. 덕분에 하나의 게임에서 서로 다른 2개의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물론, 전략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손수건을 통한 추가 액션의 확보가 필연적인 만큼 손수건을 접는 연습이 요구된다.
돌려말하면 손수건을 이용해 배틀 카드를 따라 접는 방식은 플레이를 많이 할 수록 익숙해지는 만큼 초심자와 숙련자 간의 실력차가 심하게 벌어질 수 있다. 초보 입장에서는 맞추는데에도 급급하겠지만, 게임을 많이 플레이해볼 수록 기왕이면 '더 좋은 형태'로 접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틀폴드는 앞서 말한 독특한 게임방식과 컴포넌트, 직업에 따른 다양한 전략 등이 어우러져 다른 보드게임에서 느낄 수 없는 재미를 준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