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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 '제오페구케' 로스터로 3연속 롤드컵 결승행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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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으로 10월 27일,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의 녹아웃 스테이지 4강 2경기에서 LCK의 대표 라이벌리 매치인 티원(T1)과 젠지 이스포츠(GEN)의 '티젠전'이 성사됐다.

T1은 4시드로 월즈에 진출하긴 했으나 한 끗 차이로 패배한 스위스 1라운드를 제외한 모든 경기를 전승하여 현시점에서 가장 경기력이 좋은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구마유시(이민형)-케리아(류민석) 듀오는 강한 라인전과 함께 팀을 든든하게 받춰주는 역할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수행하고 있는데, 이는 T1이 밴픽 단계 1페이즈 중 원거리 딜러를 먼저 가져가는 것이 유리한 메타에서 레드 사이드 전승을 달리는 것은 물론 블루 팀에서의 밴픽 전략도 최대한 노출되지 않는 것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GEN은 글로벌 파워 랭킹 1위에 걸맞게 스위스 스테이지까지만 해도 압도적인 경기력과 함께 오녹아(오로라-녹턴-아리) 조합으로 대표되는 주도권을 활용한 트렌디한 밴픽을 구사하는 등 좋은 모습으로 기대를 받았으나, 녹아웃 스테이지 8강에서는 상당히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준 끝에 후반 밸류 위주로 플레이 패턴을 되돌리면서 진땀승을 거둔 상황이다.

최근 전적에서 GEN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T1의 최근 좋은 경기력과 고점이 겹쳐지만 충분히 스윕까지 따낼 수 있는 매치업으로 볼 수 있으며 실제로 중계진과 분석데스크에서도 승부 예측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갈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티원 vs 젠지 이스포츠

- 1세트

블루팀을 선책한 T1 측에서 GEN의 장기라 볼 수 있는 후반 밸류픽부터 틀어막는 판단을 했고 GEN은 칼리스타, 자야 등 원거리 딜러부터 먼저 견제한다.

선픽 요네를 뽑은 시점에서 중계진에서는 GEN에서 애쉬 등의 원거리 딜러가 먼저 뽑을 것을 예상했으나 GEN은 오히려 레넥톤과 스카너로 상체를 먼저 구성하고 사일러스까지 챙기며 요네를 카운터칠 수 있는 좋은 궁극기 밸류가 높은 챔피언을 T1이 빼앗지 못하게끔 안배한다.

그러나 T1은 아랑곳하지 않고 애쉬와 레나타를 모두 챙기면서 바텀 라인전을 강하게 가져갔고 GEN 측에서는 이미 밴픽 1페이즈에서 칼리스타와 자야를 자르고 이즈리얼마저 금지당한 상태였기에 직스-레오나로 선회할 수밖에 없었다.

밴픽은 T1 측에서 약간의 리스크는 있었지만 GEN의 의중을 먼저 읽은 덕분에 상대측의 구성에서 딜 밸런스를 확실하게 망가뜨려놓는 좋은 결과가 나왔다.

게임 내에서도 T1이 지난 경기에 이어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걸어 잠그는 픽인 그라가스를 고른 제우스(최우제)는 3레벨이 찍히기 전에 3인 다이브를 설계한 GEN을 상대로 주요 스킬을 전부 회피해내는 와중에 자신의 스킬은 적중시켜 상대의 어그로 관리를 방해했고 GEN에서 오히려 캐니언(김건부)와 리헨즈(손시우)의 점멸만 빠지고 퇴각하는 결과가 나왔다.

케리아는 안그래도 요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지력이 모자라는 사일러스에게 빈번한 로밍으로 체력 압박을 가해 쵸비(정지훈)를 집으로 돌려보내며 성장을 방해했고, 구마유시의 애쉬 역시 무난하게 성장하며 맵 전역에 영향력을 뿌리기 시작한다.

그나마 두번째 유충 싸움에서 GEN이 레나타를 점사하여 주요 스킬을 빼고 바로 포커싱을 돌려 오너(문현준)의 바이를 잡으면서 퍼스트 블러드를 챙겨 뒤이어 등장하는 전령까지 가져갈 수 있었지만, 미드 1차 포탑타워를 밀어내기 전까지는 T1이 성장이나 골드에서 근소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23분경, T1이 과감하게 내셔 남작을 치는 판단을 했고 GEN이 뒤늦게 드래곤 사냥을 마친 캐니언과 바텀 라인을 압박하던 기인(김기인)을 불러들여 대응하려고 했지만 이미 잘 큰 요네와 애쉬 덕분에 DPS가 충분했는지 바론 버프가 넘어간다.

결국 대열 맨 앞에 있었던 쵸비의 사일러스를 포커싱하여 녹이는 것은 물론 적대적 인수까지 깔끔하게 연계하면서 T1이 교전을 대승, 5천에 가까운 바론 파워플레이로 격차를 벌렸는데 성공했고 뒤이어 벌어진 드래곤 영혼 교전에서도 오너와 케리아만 내주는 선에서 T1이 GEN을 전멸시켜 1세트 승리를 가져온다.

 

- 2세트

블루팀을 고른 GEN이 잭스-스카너를 선픽하며 밸류 위주의 돌진 조합에서 상체쪽 키 카드를 먼저 뽑았고 T1에서도 케이틀린을 선픽하며 바텀을 완전히 망가트릴 것을 시사한다.

T1은 뿐만 아니라 킨드레드를 통한 돌진 억제 및 1세트의 GEN처럼 사일러스로 후반 밸류를 챙기는 것은 물론 돌진 조합의 카운터인 궁극기 조합의 핵심픽을 빼앗아가는 것을 틀어막는 등 양 팀 모두 수준 높은 밴픽 싸움을 보여줬다.

그러나 실수를 하지 않는 GEN은 너무나도 강했다. 1세트와 달리 이번에는 기인까지 불러들여 대놓고 바텀에 4인 다이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더니 제우스와 이를 함께 받아주려던 케리아를 경로 중간에서 덮쳐 잘랐고 마오카이를 잡은 제우스 또한 중과부적으로 잡히면서 시작부터 2킬에 포탑방패까지 잔뜩 뜯기는 대형사고가 난다.

모든 라인이 주도권을 잡아 압박을 이어나가는 것은 물론 오브젝트까지 쓸어담는 판국이 되자 페이커(이상혁)이 CS 수급을 포기하고 탑 지형의 수풀에 숨어있다가 아래에서 함께 조이는 오너와 함께 페이즈(김수환)을 노렸지만, 페이즈가 아슬아슬하게 6레벨을 찍고 사냥본능-점멸로 생환하며 턴을 빼준 덕분에 유충도 드래곤도 손쉽게 GEN 측으로 넘어갔다.

심지어 카운터 정글링을 수행하던 오너의 킨드레드를 필두로 리헨즈의 렐을 끊어내고 드래곤 사냥에 들어가는 T1이었으나 벽을 넘어온 캐니언의 스카너가 이를 스틸한 뒤 탈출해버렸고 전령을 풀어 미드 1차 포탑을 부수며 T1의 손해가 누적된다. 

20분 이후로 바론 둥지 주변의 시야를 완전히 점거한 GEN이 지속적으로 낚시를 걸면서 결국 케리아의 브라움이 전사했고 T1은 어떻게든 이를 막아내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나 잘 성장한 기인의 잭스가 적 진영 한복판에서 난장판을 만들어 놓으면서 T1이 부활한 브라움까지 끼고 싸웠는데도 내셔 남작을 내주는 것은 물론 대패하며 퇴각할 수밖에 없었고, 그대로 마법 공학 드래곤의 영혼을 완성한 GEN이 카이사의 포킹 이후 거침 없이 돌진하는 패턴 플레이로 T1의 넥서스를 파괴하여 1:1 스코어를 만든다.

 

- 3세트

T1은 1세트와 마찬가지로 니달리-스몰더 밴을 기반으로 요네를 먼저 잘라내며 GEN의 움직임을 봤고 잭스-녹턴-아리를 보고 돌진 조합의 키카드인 카이사와 함께 GEN이 한화생명전에서 엄청난 임팩트를 보여줬던 트위치를 저격했다.

T1이 아칼리를 제외하면 1세트와 거의 동일한 조합을 완성했고, GEN은 후반 밸류가 좀 모자라지만 템포를 빠르게 끌어다 쓸 수 있는 챔피언들로 돌진 조합을 구성하면서 결과적으로 양측 모두 상체는 앞으로 쏠리고 하체는 이를 받춰주며 밀고 나가는 구성이 됐다.

시작부터 GEN의 인베이드에 제우스가 걸려버리면서 선취점이 페이즈의 이즈리얼에게 들어가는 사고가 났지만 쵸비의 아리가 점멸을 소모했기 때문에 아칼리를 상대로 그렇게까지 강한 공세를 취할 수는 없었고, 바텀에서도 선취점으로 들어간 골드가 여신의 눈물로 바뀌었기 때문에 T1의 바텀이 라인을 강하게 압박하고 먼저 움직이는 식으로 손해를 최소화했다. 

오히려 제우스는 선취점을 내줬음에도 기인의 잭스를 상대로 라인을 애매하게 걸쳐놓으면서 상대가 이를 풀기 위해 들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뒤 오너의 바이를 불러 역으로 잡아먹었고 페이커의 아칼리도 초반 라인전을 무사히 넘긴 뒤 로밍을 다니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다.

GEN에서는 T1의 움직임을 의식하며 바이의 동선에 맞춰 녹턴을 배치시키는 등 카운터 펀치를 준비했지만 매번 T1이 오히려 득점하고 무사히 빠져나가는 과정이 반복됐고 20분 시점에서 잭스의 아이템이 1코어에서 멈춰 있을 정도로 성장이 완전히 막히고 만다.

그나마 노데스로 잘 성장하고 있던 쵸비와 페이즈가 분전하기는 했지만 1선에서 길을 열어줘야 하는 잭스와 녹턴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한계는 명확했고 T1이 지속적으로 바론 낚시를 걸며 GEN을 불러들이는 탓에 양 팀의 레벨과 아이템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결국 T1이 쵸비를 무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다가 순간적으로 페이즈로 포커싱을 돌려서 레나타의 악수를 적중시킨 다음 바이의 정지명령으로 물어버며 한타를 열었고 T1이 에이스를 띄우며 GEN의 본진으로 돌격, 매치포인트에 먼저 도달한다.

 

- 4세트

블루 진영을 고른 GEN이 애쉬 선픽을 가져온 뒤 트리스타나 쌍포와 함께 주도권을 잡은 다음 니달리까지 가져오는 밸류조합을 준비하고, T1은 무난하게 중거리 돌진 조합을 가는 듯 싶었으나 8강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파이크로 변조를 준다.

쌍포의 힘으로 초반 주도권을 잡으려는 GEN의 계획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3인 인베이드를 들어간 GEN이었으나 케리아의 파이크가 렌즈를 켜서 수풀 속에 숨어 있던 페이즈를 뼈 작살로 당기는데 성공, 공짜로 점멸을 뽑아냈고 라인전에서도 1레벨이었던 리헨즈의 마오카이를 당겨 점멸을 뽑고 푸시 라인을 잡아두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같은 시각, 오너 또한 좋은 타이밍에 갱킹을 들어가서 쵸비의 점멸을 소모시켰고 이를 토대로 페이커의 아리가 적극적으로 적 정글에 들어가더니 끝내 캐니언의 니달리를 낚으며 퍼스트 블러드를 올리는데 성공한다.

발이 풀린 케리아의 파이크는 수시로 탑에 방문하여 잭스의 전담 마크를 맡은 기인의 뽀삐를 견제했고 잭스가 오히려 카운터픽인 뽀삐를 상대로 CS는 물론 레벨을 2단계 앞서는 상황이 벌어진다. 

반대로 대치전에서 리헨즈의 마오카이는 아쉬운 스킬 배분으로 파이크를 물었다가 적측 진영 한복판으로 빨려들어가 터지는 상황이 수차례 반복됐다.

그나마 기인의 뽀삐가 필사적으로 탑 2차 포탑을 수성하는 과정에서 궁극기로 딜러진만 날려버리고 자신을 미끼로 던지는 슈퍼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아군 딜러진들에게 킬을 떠먹여줬고, 이어지는 드래곤 교전에서도 페이커의 아리를 날려버리고 잭스와 파이크의 진입을 굳건한 태세로 틀어막아버리면서 아군 쌍포가 이를 쓸어담게 하는 등 불리한 와중에 GEN이 구도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32분 미드에서 벌어진 교전 중 GEN이 기인을 필두로 페이커의 아리를 먼저 포커싱하고 녹이는 플레이까지는 좋았으나 오너가 생각 이상으로 잘 버텨주면서 페이즈와 기인이 꿰뚫기에 빨려들어가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고, 잭스를 전담 마크해줄 뽀삐의 부재로 나머지 인원들이 파이크와 잭스의 추격전에 덜미를 잡히며 GEN 측 인원이 캐니언을 뺴고 전원 사망한다.

결국 어떻게든 존야와 어그로 핑퐁으로 미니언을 지우려는 GEN이었으나 T1이 그대로 밀고 들어가며 넥서스를 파괴했고 제오페구케 로스터로 3번 연속 월즈 결승 진출에 성공한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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