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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30분해드리뷰] 전장의 발큐리아 4, 오그라드는 감성에 숨겨진 소대 전투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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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은 이렇게 말한다. ‘지겨운 게임은 어차피 30분을 하나 30시간을 하나 지겹다’라고.
 
수많은 게임이 출시되는 요즘, 단 30분이라도 게이머들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 게임조선이 나섰다. 장르 불문 게임 첫인상 확인 프로젝트, ‘30분해드리뷰’
 
게임조선이 여러분의 30분을 아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30분 분량은?: 1장 크레스트 요새 공략전 완료 약 40분

​전장의 발큐리아 시리즈는 세가의 대표 SRPG 중 하나입니다. 가상의 유럽 대륙에서 일어난 제국과 연합의 전쟁, 여기에 휘말린 의용군과 사관생도, 징벌부대 등 다양한 부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죠. 이번에 소개하는 '전장의 발큐리아 4'는 넘버링 시리즈로는 4번째, 거치용 게임으로는 5번째 작품으로 지금까지 나온 전장의 발큐리아 작품 중에선 최신작에 속합니다.

​전장의 발큐리아 4를 굳이 넘버링 시리즈와 거치용 시리즈로 다시 센 이유는 바로 직전 작품인 '푸른 혁명의 발큐리아' 때문입니다. 푸른 혁명의 발큐리아는 기존 작품들과 달리 SRPG가 아닌 액션 RPG에 가까운 방식을 택했고, 스토리 역시 전혀 다른 시점을 택했습니다.

발큐리아 시리즈라고 보기 어려운 변화와 기대 이하의 완성도를 보여준 푸른 혁명의 발큐리아는 대중과 전문가 양쪽 모두에게 외면 받았고, 철저하게 실패한 작품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 이후 원점으로 회귀한 작품이 바로 이 전장의 발큐리아 4입니다. 전투를 비롯한 각종 시스템 역시 넘버링 시리의 방식으로 돌아오면서 팬들에겐 전장의 발큐리아 시리즈의 귀환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죠.

​먼저 스토리부터 살펴보죠. 시대는 다시 제2차 유럽 대전으로, 하지만 갈리아 공국 방향이 아닌 연방 방향에서 진행하면서 익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잡으려는 듯합니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 클로드 월리스는 기존 작품의 핵심 지역인 갈리아 공국 출신이지만, 에든버러 육군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고향 친구들과 함께 연방에서 종군 중인 군인입니다.

이전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동료들을 지휘해 전장에서 활약하고, 수기 형태로 기록을 남긴 것이 바로 전장의 발큐리아 4 스토리라는 설정입니다.


가상의 유럽 대륙에서 일어난 제2차 유럽 대전


이번 부대는 갈리아 출신이지만 연방군에서 활약한다


넘버링 시리즈를 해본 게이머라면 익숙할 이름들이 등장한다

전장의 발큐리아의 꽃은 전투입니다. 전장의 발큐리아 4는 1편부터 3편까지 보여준 전투를 계승하면서 새로운 요소를 추가해 재미를 더했습니다.

​게이머는 커맨드 포인트(CP)를 소모해 캐릭터 하나의 행동을 시작하고, 액션 포인트(AP) 내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적을 공격하거나 아군을 구하며 전투를 진행합니다. CP가 남아있다면 이미 행동했던 캐릭터라도 다시 행동할 수 있지만, CP 하나 당 공격 기회는 한 번이며, 다시 행동하면 할수록 AP가 줄어들어 결국 몇 걸음만 움직이게 되는 상태가 됩니다.

​전장의 발큐리아에는 AP가 많아 더 오래 움직일 수 있는 정찰병, 다른 병과보다 튼튼하고 저지력이 좋은 돌격병, 기갑에 큰 피해를 입히는 대전차병, 아군을 치료하거나 탄약을 보급해 주는 지원병, 먼 거리에서 적을 처리하는 저격병 등 여러 병과가 등장해 다양한 전술을 펼칠 수 있습니다. 이동 범위를 희생하더라도 저격병을 여러 번 움직여 안전하게 적들을 소탕할 것인지, 아니면 다수의 돌격병으로 화망을 형성해 유리한 고지를 만들 것인지 고민하는 맛이 있습니다.

​적을 공격할 땐 캐릭터가 가진 무기의 종류와 공격하는 부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돌격병인 라즈의 무기는 장탄수가 넉넉한 대신 사거리가 비교적 짧아 적에게 다가가야 제대로 된 피해를 입힐 수 있고, 저격병인 카이는 장탄수가 극단적으로 적은 대신 스코프로 적을 확대해 머리 같은 약점 부위에 정확한 사격을 수행해 일격에 적을 제압할 수 있습니다. 또 소총으론 흠집조차 내기 힘든 기갑은 대전차병의 대전차창으로 폭파거나 노출된 라디에이터를 공격해 큰 피해를 입힐 수도 있습니다.


정해진 행동 포인트를 소모해 병사를 움직이고, 적을 소탕하거나 거점을 점거하는 것이 목표


정찰병, 돌격병, 대전차병, 지원병, 저격병 등 다양한 병과가 등장

따라서 전투는 계획 수립 단계부터 시작됩니다. 작전의 목표에 맞춰 필요한 병과를 배치하고, 적들의 병과와 수 등 최소한의 정보를 분석해 알맞은 계획을 수립해야 제대로 된 전투를 할 수 있습니다. 전투에 따라 특정 지역을 점령하거나 적 대장을 사살해야 하는 등 다양한 목표가 제시되며, 막상 전장에 투입되면 안보이는 곳에 숨어있던 적들이 나타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 처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상정하고 필요한 병과가 부족하면 어떤 병과로 대체할 것인지, 갑자기 나타난 증원에 어떤 방식으로 대처할 것인지 철저히 대비해 힘든 전투를 극복하면 더없이 짜릿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단, 전투가 일어나는 곳은 전장이며, 아군 역시 그 한복판에 있습니다. 적에게 약점을 맞으면 치명상을 입기도 하고, 제때 구조하지 않으면 전투에서 사망해 더 이상 만나지 못하게 됩니다. 이처럼 CP와 AP, 병과, 무기, 약점, 전장 목표, 적 조합 등 다양한 요소를 검토해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전술 전투를 맛볼 수 있는 것이 전장의 발큐리아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맞춰 필요한 병과를 배치하고


적들의 움직임에 대응하는 전술 전투의 맛


실패는 죽음으로 이어진다

전투의 재미는 발큐리아 시리즈 최신작답게 더없이 훌륭히 잘 살렸지만, 이는 다른 부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스토리 연출 방식이 그렇죠.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특유의 과장되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출은 발큐리아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들도 참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이는 발큐리아 시리즈를 '군대 코스프레 게임'이라며 놀리기도 합니다. 군대 소꿉놀이 수준이었던 2편보단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군대 이야기나 전쟁 이야기로 보기엔 유치한 연출이 눈에 밟힙니다. 대부분 군대를 다녀온 2~30대 한국 남자들이 보기엔 특히 더 눈에 띌 것입니다.

​대신 캐릭터 하나하나의 매력은 준수합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전투에서 사망하면 스토리에서도 볼 수 없기 때문에 소대원 하나하나에 애정을 가지게 되고, 함께 전투에 나간 캐릭터끼린 상호작용이나 고유 스토리가 발생해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죠. 전우애를 느낄 수 있는 캐릭터 스토리는 이 게임을 오랫동안 즐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음... 전시인데 중사 태도가...


아침 드라마는 다른 곳에서 찍어주십쇼

전장의 발큐리아 4는 푸른 혁명의 발큐리아라는 큰 실패에도 불구하고 기존 시리즈의 장점과 매력을 충분히 살린 게임입니다. 전술 전투의 재미와 캐릭터들 사이의 이야기는 '역시 전장의 발큐리아는 이래야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시리즈 회귀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새로운 시스템이나 신규 콘텐츠는 적었지만, 여러번 우린 사골이면 어떻습니까? 팬들에게 있어선 그리워하던 그 맛이 다시 돌아온 기쁨이 더 클 것 같습니다.

​게임 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장의 발큐리아 시리즈가 이 작품을 끝으로 오랫동안 신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장의 발큐리아 4가 바람직한 원작 회귀의 모습을 보여준 만큼 언젠가 새로운 작품이 등장해 팬들을 기쁘게 만들어 주길 기대해봅니다.


병과를 육성하고 같은 전장에서 다른 전술을 펼치는 것


매력적인 캐릭터와 전술 전투의 묘미를 잘 살린 발큐리아 시리즈 다운 작품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성수안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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