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가장 의존하는 감각은 시각, 그리고 다음으로 청각이라고 한다. 매체에서는 시각만으로는 실감나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한계가 있기에 청각을 자극할 수 있는 사운드도 함께 활용하면서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이는 게임도 마찬가지다. 게임을 즐길 때 음향 효과를 음소거한 상태로 플레이한다고 가정해보자. 사운드 및 음악이 없을 경우 게임이 가진 100%의 재미를 느낄 수 없으며 몰입도 또한 떨어진다.
특히 BGM으로 스토리 및 플레이 상황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다양한 효과음으로 게임 작품에 생동감과 박진감을 불어넣는 등 게임에서 사운드 및 음악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에서 흥행을 거두고 있는 MMORPG '검은사막'을 선보인 펄어비스는 일찍이 고퀄리티 게임 사운드를 구현해내고자 아낌없는 투자를 해왔다.
펄어비스 본사에는 다양한 악기와 전문 스튜디오급 음향 관련 장비를 보유한 오디오실이 마련돼 있다. 사실적이고 더 효율적인 사운드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는 ‘Foley(폴리) 레코딩 스튜디오’를 구축했으며 폴리 레코딩 스튜디오는 게임에 음향적인 오리지널리티를 부여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펄어비스의 오디오실은 인적 인프라도 매우 탄탄하다. 'DJMAX'와 'EZ2DJ' 등의 리듬 게임에서 다양한 인기곡을 탄생시키고, MORPG 'C9'에 사운드 디렉터로 참여한 바 있는 류휘만 감독이 펄어비스 오디오실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검은사막이라는 MMORPG 세계에서 사운드로 플레이어를 즐겁게 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해온 인물로, 플레이어가 검은사막의 광활하게 펼쳐진 오픈월드를 모험하면서 방문하는 곳의 테마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지역별 테마 OST를 제작했다.
특히 컴퓨터 미디 음악 제작을 대신해 실제 오케스트라 연주로 대륙별 배경 음악을 적용했는데, 독일 국립할레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다양한 교향악단과 사운드를 제작했다. 또 체코 프라하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전투 음악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는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카마실비아' 도입부 사운드를 녹음했다. 독일에서는 칼페온 지역을 오케스트라 연주로 담았다.
조선의 매력을 담은 '아침의 나라'를 비롯해, 오는 8월 선보이는 '아침의 나라: 서울'은 한국 전통의 음악적 색채를 발산하기 위해 국립국악원과 협업하기도 하는 등 서양의 클래식 음악과 한국의 국악을 넘나들면서 검은사막의 사운드를 풍부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덕분에 플레이어가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는 '발레노스' 지역의 경우, 새로운 세계에서의 여행에 대한 설렘을 BGM으로 담아냈으며, 대륙을 지배하는 칼페온 공화국의 수도인 '칼페온'에 입성하면 압도적인 규모의 도시를 대변하는 웅장한 사운드를 만나볼 수 있다.
아랍의 이국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 '메디아'와 '알티노바'의 테마 사운드, 겨울의 혹독함이 느껴지는 '끝없는 겨울의 산'의 테마곡, 한국의 흥겨운 전통가락이 펼쳐지는 '아침의 나라' BGM도 빼놓을 수 없다.
펄어비스 오디오실은 검은사막의 사운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 2018년 오디오 리마스터를 단행하는 한편, 2022년 두 번째 오디오 리마스터로 플레이어가 검은사막이라는 세계관 속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특히 사운드는 추억을 되새기는 요소이자 장치인 만큼, 별도의 펄어비스 뮤직 채널을 개설해 언제나 검은사막만의 매력을 담아낸 OST와 BGM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펄어비스 뮤직 채널에서는 검은사막의 인기곡과 더불어 개별 음악 트랙, 영상미와 어우러진 뮤직 비디오, 검은사막 음악 및 소리 제작의 비하인드 영상, 그리고 1시간 분량의 음악 영상 등을 감상 가능하다.
아울러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들이 직접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는 등, 음악을 하나의 콘텐츠로 승화시키면서 색다른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플레이어는 게임 내에서 저마다의 사운드 특색을 가진 관악기와 현악기, 건반악기, 타악기 등을 제작해 연주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직접 악보를 제작해 공유할 수도 있다. 특히 이펙터와 BPM, 박자 등을 세부적으로 설정하는 등 플레이어의 음악적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매우 고도화돼 있다.
이처럼 펄어비스는 게임 음악에 진심을 담아내고 있다. 칼페온 연회와 하이델 연회 등 주요 행사에서는 류휘만 감독이 직접 검은사막의 OST를 연주하는 음악회가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대한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고 있다.
이외에도 게임 내에서도 '산들바람 연주회' 등 플레이어 중심의 음악회 이벤트를 개최하면서 모든 플레이어가 함께 검은사막의 음악즐기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에 검은사막의 플레이어는 뛰어난 완성도의 게임 음악과 함께 추억을 쌓아올 수 있었으며, 여타 게임에서는 만나보지 못한 검은사막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