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인디 게임 지원 프로그램 '인디 게임 액셀러레이터 2024' 수료를 기념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국 개발사 소개와 성과를 알렸다.
구글플레이의 인디 게임 액셀러레이터는 전 세계 잠재력 있는 인디 게임 개발자와 소규모 스튜디오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글로벌 프로그램이다. 올해 국내에선 인디 게임 개발사 8곳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전체 국가 중에선 미국에 이어 2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선 가장 많은 수에 해당한다. 선정 개발사는 퍼즐, RPG, 교육용 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인디 게임을 선보이며 그 참신함과 혁신성을 인정받았으며, 10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수료를 앞둔 상황이다.
구글 마커스 푼 인디게임 액셀러레이터 및 커뮤니티 글로벌 총괄은 프로그램 진행 상황과 한국 개발사에 대해 소개했다. 올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8개 국가에서 25개 개발사가 참여했으며, 이는 2018년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게임의 품질, 재미 요소, 혁신성을 기준으로 개발사를 선정하고, 인터뷰를 통해 각 개발사의 도전 과제를 체크했다. 한국 개발사는 창의성과 기술력이 앞서 있어 눈길을 끌었으며, 음악, 퍼즐, 내러티브 게임 등 다양한 장르에서 모바일 플랫폼을 위한 다양한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개발사들 역시 다른 국가의 개발사와 마찬가지로 개발력은 탁월하지만 마케팅과 수익화에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 개발사는 자기 인식이 강하고 전략성이 높았다. 개발사를 창립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정확히 무엇을 원하고,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때론 외부에서 인디 개발사를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더 잘될 수 있는 것 같은데 마케팅이 소극적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디 개발하는 벅찬 환경 속에서 노력하고 있고, 제한된 리소스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인디 게임사는 외부에서 지원받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전략적으로 알아야 하는데 한국 개발사들은 이를 잘 알고 있다. 지원받아야 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얘기한 덕분에 구글 측에서도 명확한 지원이 가능했다.
또한 한국 개발사들은 충성도 높은 팬층을 가지고 있다. 이미 커뮤니티를 적극 이용해 개발 단계부터 충성도 높은 팬층을 구축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루나라이트다. 이들은 개발 및 확장 과정에서 커뮤니티를 적극 참여시켜왔다. 이런 방식은 인디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 효과적이면서 비용적으로 앞선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개발사의 반전 매력을 강조했다. 한국 개발자들을 처음 만나면 내성적이거나 조용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야망이나 기술적인 부분을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발전하며, 기대치를 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수준 높은 영어 구사 능력을 보여준 후야호의 마케터는 문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났으며, 루나라이트의 경우 내성적이지만 자신의 비전과 열정을 잘 전달했다. 궁극적으로 한국 개발자는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실을 전달받았다.
그 외 인디 게임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및 한국 개발사에 대한 사항에 대해선 아래와 같이 전했다.
Q. 어떻게 한국에서 8곳이나 참여할 수 있었는가?
A. 선정 기준은 게임의 퀄리티가 혁신성, 재미 요소를 중시했고, 협력이 가능한 업체를 우선했다. 즉, 우리의 지원을 잘 받을 수 있는 업체를 선정했다. 동시에 퀄리티가 높은 게임을 선정하다 보니 한국 업체가 많이 선정되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이들과 일을 하기 위해 다른 쪽의 일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었다.
Q. 그렇다면 협력을 위해 영어 가능한 마케터가 있는 것이 유리할까?
A. 구글 내 한국 동료분들의 도움으로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 한국어로 선정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어를 하지 못하더라도 제한 사항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뷰 때 다루지 못한 내용은 이메일로 추가로 답변하기도 한다.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지난 몇 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지원하는 분들이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지원하시는 분들이 있다. 예를 들어 펀딩을 원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 경우 저희 프로그램 취지와 맞지 않다. 또 게임을 만들어서 글로벌에 진출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 분들도 저희 프로그램에서 지원 드릴 부분이 없을 것이다.
Q. 한국 개발 역량이 뛰어난 반면 마케팅에 고민이 있다고 말했는데 다른 국가는 어떤가? 마케팅 외 다른 고민이 있다면 어떤 식으로 지원하는가?
A.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다양성을 가지고 있어 흥미롭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국가들이 속해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사례를 소개해 보겠다.
인도네시아는 기본적으로 창의력이 높고 전통문화에 대해 높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다민족 국가라서 각 문화 영역이 나누어지고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런 문화적 특징에 초점을 맞춘 게임들이 많은데 한 개발자는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유령을 주제로 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그 외에도 인도네시아의 음식을 선보이는 게임 등 문화를 소개하는 게임들이 있었다.
베트남은 기술적으로 굉장히 앞선 국가 중 하나다. 지난 10~20년 동안 급속하게 성장해 구조가 복잡한 게임들을 만든다. 멀티플레이 게임도 있고 대전 게임도 있고, 일일 과제를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게임도 있다. 또 하나의 특징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다. 유행이 바뀌면 바로 개발 유행도 바뀐다. 기술에 앞서있어 빠르게 바꾸는 것에 부담이 적은 것 같다.
올해 같은 경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개발사끼리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다. 주 단위로 아태 지역 개발사끼리 미팅하고 서로 테스트해 줬다. 이런 네트워크가 아태 지역 내에서 좋은 성장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구글의 AI 제미나이를 게임에 적용하고 싶어 하는 게임사가 있었는가?
A. 인디 게임 개발자들은 늘 새로운 방식에 관심을 가진다. 제한된 리소스를 가지고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미나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제미나이 담당하는 분들이 오셔서 설명하는 섹션도 있었다. 인디 게임 개발사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미나이를 사용하는 법을 알려달라는 구체적인 질문보단 AI를 탐구하는 단계인 것 같다. 제미나이도 툴이고, 툴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효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탐색 중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선 제미나이를 사용을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제미나이로 개발하시면서 피드백도 주시고 계신다.
Q. 게임과 논게임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 같다. 사람들의 집중력이 지속되는 것이 짧아지면서 쇼트 같은 콘텐츠가 유행하고 있다. 이전보다 더 짧은 호흡의 게임이 늘어났는지 궁금하다.
A. 그렇진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전문가들의 얘기로는 수백 시간 할애하는 AAA 게임들의 성과가 좋다. 창의적이고 복잡한 게임들을 도전적으로 받아들이고 좋아하는 것 같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도 캐주얼 게임도 있었지만 미드 코어 게임도 있었다. 게임산업 전반에 걸쳐 짧아지는 것 같진 않다. 물론 장르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게이머 커뮤니티가 장르와 맞아야 할 것이다. 루나라이트도 다크다고 집중이 필요하지만 돈독한 팬층을 만들었다. 충분한 투자를 통해 높은 퀄리티 콘텐츠를 만들면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경쟁은 심화되고 있지만, 끊임없이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해 반영한다면 발전할 것이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