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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추천당했어] 늦여름을 오싹하게 해준 공포게임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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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몇 년을 함께 일했어도 좋아하는 게임은 다 제각각입니다. 서로의 취향을 알기에 담당 게임도 취향에 맞춰서 분배되곤 했습니다. 거기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난 별론데 쟤가 가져가네. 개꿀 ㅎㅎ' 이러고만 넘겼죠.

하지만 게임은 함께 할 때 그 재미가 배가 되는 법!

친목 도모란 이름으로 서로의 존중을 취향하고, 나도 모르는 게임의 맛을 찾기 위해 '나만의 갓겜' 추천을 받아 봤습니다. 정작 지목되고 나니 콘텐츠 하나 더 써야 하는 '일'이 되고, 누군가를 '멕이려는' 타이틀이 더 많았지만요.

우선 시작합니다. '추천 당했습니다.'

사실 공포라는 요소는 판타지나 SF와 같은 하나의 테마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공포이면서 RPG인지, 어드벤처인지, 비주얼 노벨인지 등등. 그럼에도 공포라는 테마는 다른 테마와 다르게 '장르'를 대표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는 공포라는 테마가 가지는 독특함 때문이다. 

공포게임은 같은 게임이더라도 대부분의 플레이어에게 압박감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게임의 난이도나 조작 방식과는 별개로 심리적 제약을 걸어 실질적인 난이도를 대폭 상승시킨다. 이때문에 공포는 테마를 넘어 하나의 장르라 봐도 무방한 셈이다.

이러한 공포게임은 당연히 개인의 플레이 성향과 담력, 침착성 등에 따라 난이도가 널뛰기 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게임조선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공포게임을 별 부담없이 플레이 하는 기자가 있는가하면, 공포게임은 학을 떼는 기자도 있기 때문.

이번 '추천 당했어' 코너에서는 그동안 공포게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기자들이 대표적인 공포게임 4종을 즐겨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 바이오하자드 7 (Resident Evil 7 biohazard)

- 장르: 생존 호러
- 플랫폼: PS4
- 추천 당한 이: 제피
- ​플레이 당한 후 한줄평: 액션 리플레이로 개틀링건 치팅해서 좀비 학살극을 벌였던 어린 날의 과오를 여기서 뉘우쳐 본다.

한동안 호러 게임이기보단 슈팅 게임, 액션 게임에 더 가까웠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다시 진정한 생존 호러 게임으로 크게 방향을 비튼 넘버링 작품이다. VR을 지원하며 발매 당시 이전까지는 전체적으로 콘텐츠 볼륨이 지지부진했던 VR 타이틀에도 단비를, 좀비 입장에서나 호러였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에도 새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을 받았다.

- 제피: 공포 영화는 좋아하지만 무서운 장면은 절대 못 본다. 눈을 가늘게 뜨거나 손으로 가리거나, 소리만 듣고 넘기는 수준. 깜짝 놀라는 것도 싫고, 슬래셔 무비의 잔인한 건 혐오할 정도로 싫고, 기괴한 인상의 귀신 혹은 살인마를 보는 것도 싫다. 썸녀와 함께 간 놀이공원에서도 썸녀 혼자 다녀오라고 등 떠밀 정도로 귀신의 집도 내 발로 들어간 적 없다.

무엇보다 이 게임은 기자가 직접 회사 내 겁쟁이들을 저격형으로 추천한 타이틀인데 스스로 걸린 꼴이라 더 하기 싫었다. 토끼 같은 와이프는, 본인은 엑스원 굿즈 몰래 사서 쟁여두면서 게임 기기는 절대 허락해주지 않아 집에 플스도 없다. 좋아하지 않는 장르, 거기다 무서운 건 쥐약, 회사에 남아서 플레이해봐야 하는 입장이니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일단 어깨너머로 남들이 플레이하는 것은 많이 봤다. 항상 그렇지만 공포 게임이 내가 직접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면 공포감이 좀 덜 하더라. 영화적 연출 기법이 돋보인다. 단순히 헤매고, 도망치고, 대항하는 것만이 아니라 마치 공포 영화를 보듯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틀어준다.'

이 게임은 게임이 가져야 할 조작감의 강박에서 벗어나 영상미를 극대화하여 플레이어 스스로 공포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이입하길 바랐을 것이다. 1인칭, VR을 지원하는 제작한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 실제로 직접 피해 도망 다니거나 처절하게 싸우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눈 뜨고 당하는 끔찍함을 코앞에서 겪어야 했다. (VR기준)

무엇보다 많은 부분이 달라졌음에도 사건에 따라, 시점에 따라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바뀌고, 이들로의 플레이 경험을 통해 새 단서를 찾는 등 전작의 요소를 잘 녹여낸 것도 상당히 칭찬해주고 싶다. 얘가 이미 끝끝내 죽은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플레이하는 기분이란.

코너 기획 의도상 어려움으로 했어야 했지만 그건 불가능. 그냥 노말로 진행했다.

유명한 게임인데다 발매한지도 오래됐으니 게임에 대한 리뷰보다는 기자와 같은 겁쟁이들이 이 게임을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적어 보겠다.

 

일단 VR로 즐기냐, 아니냐-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감의 차이가 크다. VR은 어느 정도 플레이 흐름이 익숙해진 2회차 이상 플레이에서 권한다. 안 그러면 어두컴컴한 복도 속에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할 것.

콘솔 게임 모두에 적용되는 얘기겠지만, 미리 공략을 찾아보지 않는 것이 좋다. 몇 안 되는 직접 조작 구간에서 처음에는 공포 속에 당황해서 게임오버 당할 수도 있겠지만 그 상황에 처한 공포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찾아 해보는 것이 이 게임의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게임오버 당해도 그 부분에서 바로 재도전할 수 있는 데다가 기믹을 풀지 못해 몇 번 반복해서 게임오버 당하다 보면 좀비 가족들이 별로 무섭지도 않고 그냥 귀찮아질 수준이 된다. 이 게임의 메인 스토리는 어쨌든 깨라고 있는 수준. 무엇보다 초반에 미칠 것 같은 옥죔을 어떻게든 이겨낸 후 주인공이 상황을 인식하고 대항하기 시작할 때 나름의 액션성이 살아난다.

마지막으로 기왕이면 같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친구(연인)와 함께 플레이하자. 옆의 사람과 대화하며 플레이하면 공포감이 덜 하다. 물론 VR기기 쓰고 조심조심 헤매고 있는데 툭하면 옆에서 왁- 하고 어깨 치는 쌍팔년도 장난하며 낄낄대는 놈 빼고.

이렇게 세 가지만 준수하면 집밖에선 밤중에 화장실도 혼자 잘 못 가는 겁쟁이라도 할 만할 것. 

-라며, 그는 정작 30분도 제대로 플레이하지 못하고 위의 뻥글을 남겼다.

 

■ 아웃라스트 (Outlast)

- 장르: 생존 호러
- 플랫폼: PC
- 추천 당한 이: 라칸
- 플레이 당한 후 한줄평: 예비 배터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게임


아웃라스트의 무대 '마운틴 매시브 정신병원' = 게임조선 촬영

아웃라스트는 2013년 래드배럴스가 발매한 생존 호러 게임이다. 주인인 마일드 업셔 기자가 제보를 받고 마운트 매시브 정신병원으로 잠입취재를 하는 게임이다. 물론 초장부터 병원의 어두운 면을 본 주인공은 취재보다는 탈출로 목표를 고쳐잡는다.

이 게임은 타 게임에서 보기 힘든 '캠코더'로 게임 스토리 파악과 진행을 할 수 있다. 캠코더를 통해 스토리 단서를 파악하고, 어두운 공간에서는 캠코더의 네비게이터 기능으로 투시해볼 수 있다. 캠코더에는 배터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무한정 사용할 수 없어 신중하게 사용해야 하며, 별다른 공격 기능이 없는 만큼 도망과 은폐 만으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아웃라스트는 그다지 공포게임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 라칸 기자가 플레이 당했다.

- 라칸: 사실 공포게임을 즐겨하지는 않지만, 아웃라스트의 경우 트위치나 유튜브 등으로 여러번 시청해봤었다. 덕분에 호기롭게 난이도를 높여 진행할까도 했지만, 그냥 보통 난이도로 즐기기로 급우회했다. 공포게임은 2014년 발매한 이블위딘을 질척질척하게 클리어한 이후 오랜만이기 때문이었다. 


형이 거기서 왜 나와...? = 게임조선 촬영

아웃라스트는 정신병원 내 실험으로 만들어진 돌연변이들 사이에서 생존해야 하는 게임인 만큼 전투 요소가 일절 없고 플레이어는 도망만을 강요받는다. 게임 내내 숨고 달리고를 반복하며 게임을 진행한다.

이 게임의 가장 특이한 요소는 캠코더다. 캠코더로 특정 상황을 촬영 시 스토리 단서를 획득할 수 있으며, 어두워서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공간에서는 네비게이터 모드를 통해 야간투시경 처럼 녹색 화면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른 공포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여러 상황을 만들어 낸다.

물론 게임 내 만능 요소로 할 수 있는 캠코더 역시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네비게이터 모드를 사용할 경우 배터리가 소모되어, 추가적인 배터리 없이는 게임 진행이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공포 요소와는 별개로 예비 배터리 역시 꼼꼼하게 수색할 필요가 있다.


아이 XX, 깜짝이야 = 게임조선 촬영

한편, 아웃라스트는 2014년 발매된 인디 게임인 만큼 그래픽적으로는 썩 훌륭한 게임은 아닌데, 이러한 그래픽 요소가 네비게이터 모드와 합쳐질 경우 적들을 좀 더 기괴하게 바라볼 수 있어 더욱 공포심을 자극한다. 떼거지로 나온다거나 인간 형태의 범주를 완전히 벗어난 괴물로 공포감을 조성하기보다는 약간은 좀비스러운 정신병자들이 깜짝 튀어나오는 '점프스케어' 방식으로 공포심을 유발하고 있다. 덕분에 "으으 무서워"보다는 "앗 깜짝이야 XX"의 표현이 입에 착 달라붙는다.

추가로 아웃라스트는 공식적으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게임인데, 게임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한글화 패치를 진행해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 암네시아 (Amnesia: The Dark Descent)

- 장르: 생존 호러, 퍼즐
- 플랫폼: PC
- 추천 당한 이: 네키르
- 플레이 당한 후 한줄평: 만나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


음울한 배경이 일품 = 게임조선 촬영

암네시아는 2010년 발매된 호러 게임으로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와 압도적인 사운드 등으로 2010년 GOTY를 1개 수상하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아웃라스트와 마찬가지로 대항수단 없이 도망만 쳐야하는 공포게임인데, 아웃라스트가 캠코더라는 요소를 더했다면, 여기에는 정신력이라는 요소를 더해 압박감을 더욱 업그레이드해 화제가 됐다.

어두운 공간에 오래 있거나, 기형적인 존재를 오래 쳐다보면 정신력(sanity)이 떨어져 페널티를 받거나 난이도에 따라서는 사망에 이르를 수도 있기 때문에 도망치는 상황에서 정신줄까지 챙겨야 하는 이중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믿을 건 랜턴 뿐 = 게임조선 촬영

공포게임의 대명사하면 아웃라스트와 함께 빠지지 않는 게임인 만큼 추천 게임 목록에 올려놓았고, 이는 네키르 기자가 체험해보게 됐다.

- 네키르: 암중모색이라는 표현만큼 암네시아를 잘 표현하는 말이 또 있을까? 게임 내내 어둡고 복잡한 성을 헤매며 잃어버린 기억에 대한 단서와 탈출에 필요한 도구를 모으게 된다. 의지할 것은 부싯깃과 희미한 랜턴 불빛 뿐이다. 무기나 방어구가 일절 없다.


이게 뭔고? = 게임조선 촬영

암네시아는 가장 정석에 가까운 공포 게임이 아닐까 싶다. 다른 게임들이 귀신이나 좀비 등으로 이용자를 놀라게 할 때, 암네시아는 기괴한 생물 없이도 제한된 시야와 불쾌한 소리만으로 극한의 공포를 선사한다. 게임을 하다 보면 희미해지는 불빛처럼 줄어드는 자신의 멘탈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포 요소를 제외하더라도 암네시아는 짜임새 있는 퍼즐과 흥미로운 스토리가 돋보이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공포 요소로 인해 암네시아 플레이를 망설이고 있다면 음향을 끄고 시도해보자. 재미는 반감되지만, 공포게임을 잘 못하는 사람도 쉽게 게임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다.

■ 환원 (Devotion)

- 장르: 호러 어드벤처
- 플랫폼: PC
- 추천 당한 이: 조용한오리
- 플레이 당한 후 한줄평: 초반만 견디면 잔잔하게 플레이 가능할 것 같음. 하지만 집에서 혼자하긴 싫어!


집 분위기가 시시각각 변화한다. = 게임조선 촬영

환원은 대만의 게임사 레드캔들게임즈가 제작한 호러 게임이다. 1980년대 대만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게임으로, 당시의 사회상과 종교 문제가 한 가족에 닥치면서 벌어지는 스토리텔링형 공포게임이다. 다른 공포게임처럼 무언가를 피해서 혹은 싸우면서 진행한다기 보다는 집이라는 공간 내부를 탐험하며 이 집에서 벌어진 참극을 확인하는 형태로 게임이 진행된다. 

오버워치를 좋아하고, 조용히 할 일을 하는 조용한오리 기자가 환원을 직접 플레이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과연 공포 게임을 하면서도 조용히 플레이 할 수 있을까?


책과 부적은 꽤 자주 볼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 조용한오리: 환원이라는 게임을 잘 알지 못해 단순 공포게임일거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공포라는 요소보다는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게임은 타 공포 게임과 다르게 쫓기는 일이 거의 없고, 귀신(?)이 나타날 때는 스토리를 진행하는 경우만 간간히 나오기 때문에 플레이 할 때 무서울 일이 별로 없었다. 오히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화면이 느리게 흘러들어갈 때만 조심하면 된 것 같다.

공포 요소와는 별개로 가정불화로 인해 아빠가 딸이 말 걸을 때 종이를 찢으며 화를 내던 장면이 인상 깊었다.

[게임조선 편집국 gamedesk@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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