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국립고궁박물관 지병목 관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박준규 대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지건길 이사장 = 게임조선 촬영
라이엇게임즈가 19일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국외 소재 문화재 '백자이동궁명사각호'와 '중화궁인' 등 2점을 환수했다고 발표했다.
2점의 조선 왕실 유물은 지난 3월 미국 뉴욕 경매에 출품된 것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발견, 라이엇 게임즈의 후원으로 조성된 국외소재 문화재 환수기금으로 매입됐다. 이 유물들은 향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소장 및 보존, 향후 연구 및 전시를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이로써 라이엇 게임즈가 환수에 관여한 문화재는 총 5점이 됐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오늘이 더욱 뜻깊은 것은 과정이 매우 어려웠음에도 라이엇 게임즈의 큰 기부로 국외 문화재를 다시 모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외문화재 환수에 대해 도움을 주는 가장 큰 기업은 라이엇 게임즈다. 이번에 회수된 2점은 조선왕조 유물 중 매우 희귀하고 가치가 있다. 소장되어 연구하고 널리 알리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라이엇 게임즈 한국대표 = 게임조선 촬영
라이엇 게임즈 박준규 한국대표는 "2012년부터 이러한 안건이 발의되어 7년째 이어오고 있다. 후원을 하다 보니 환수 작업을 여러 번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 환수 작업도 어려운 일이었다고 들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등 관련 기관이 사명감을 가지고 이러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우리로서는 매우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후원할 생각이며, 이용자들에게도 문화재에 대해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환수된 '백자이동궁명사각호'는 19세기 왕실 및 관청용 도자기 제조장인이 궁가에서 사용하기 위한 백자에 표시를 하는 용도로 사용한 사각호다. 새겨진 명문은 '이동궁'으로, 숙선옹주의 궁가를 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화궁인'은 손잡이가 상서로운 짐승의 모양으로 조각되어 있고, 도장의 글씨에 전서와 해서가 혼용되어 있는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역사적 가치가 큰 유물로 평가되며 향후 연구를 통해 가치를 상세히 밝힐 예정이다.
언론 공개회를 마치고 현장에서는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이하는 일문일답이다.
답변하고 있는 구기향 문화재환수사업 총괄 = 게임조선 촬영
- 이번 유물은 얼마 정도의 금액으로 낙찰됐나?
김동현 차장(이하 김): 척암선생문집때는 어쩌다 보니 알려지게 됐는데, 낙찰 금액을 원칙적으로는 공개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 문화재 시세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문화재를 환수하려는 다른 국립박물관 등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낙찰 금액을 알려 드릴 수는 없다.
- 라이엇 게임즈가 환수한 5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어떤 경로로 환수됐나?
김: 문화재청의 긴급 매입비가 있고,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민간 대리를 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매입을 하는 경우가 있었고, 다른 기관에서 매입을 원할 경우 행정대리를 하기도 한다.
- 효명세자빈 죽책이 보물 지정 심의중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절차로 진행 중인지?
서준 학예사: 2018년 보물 지정 신청을 했다. 문화재 위원회에서 현재 이를 검토 중이며, 비슷한 문화재가 작년에 보물로 지정된 만큼 죽책 또한 등록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백자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편은 아닌데, 회수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김: 실물을 보고 확인 및 검토한 뒤 평가를 진행해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백자보다는 도자의 가치에 집중해 회수를 결정했다. 이 도자는 왕실 가족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며, 새로운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므로 회수를 결정했다.
- 라이엇이 한국에서 문화재 회수에 힘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구기향 총괄: 라이엇 게임즈는 한국에서 2012년부터 약 7년간 한국 문화유산을 보호, 환수하는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사회환원 사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한국은 이를 더욱 일찍 고민, 시행했다. 문화재 환수 사업을 지원한 계기는 게임은 문화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문화재 회수를 진행하면 이용자층에게 문화유산의 가치와 소중함을 전할 수 있는 채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계속하고 있다.
[하준영 기자 hjy@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