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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 드래프트는 짜고치는 고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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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용산 아이파크몰에 위치한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는 2006년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선수들의 드래프트가 진행됐다.

커리지매치와 각종 공인 대회에서 입상하면서 준프로게이머 자격을 획득한 약 55명의 선수들이 각 구단의 부름을 받고자 이 자리에 함께 했다. 자신의 운명이 결정될지도 못한다는 긴장감 때문인지 선수들은 "뽑아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말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신 소개 순서를 넘겨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번 드래프트에 대한 준프로게이머들의 호응은 지난해에 비해 더욱 뜨거웠다. 지난 해 21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반면, 올해는 두 배가 넘는 55명이 참가했다. 91년생으로 이제 갓 중학교 3년이 된 선수도 있었으며 82년생으로 지난 해 3월 육군 병장으로 전역한 예비역도 있었다.

특히 이 중에는 부모님과 재학 중인 학교측의 동의서를 반드시 제출해야만 하는 미성년자가 45명이나 됐다. 이는 부모님과 학교측에서도 이들의 프로게이머 활동을 인정하며 성원을 보내주고 있다는 방증.

하지만 이 같은 후보 선수들의 분위기와는 달리 선수들을 바라보는 각 구단 감독들의 시선은 그저 무미건조한 듯 보였다. 사실 말이 드래프트지 자신의 소속팀 연습생으로 훈련시키던 선수들을 이 자리를 빌어서 정식 프로게이머로 인정받는 자리 정도로 여기는 팀들도 있었다. 딱히 소속팀 없이 드래프트에 참여했다가 팀의 부름을 받은 선수들은 55명의 참가자 중 몇 안됐던 것. 이 중 10명의 선수들은 어느 팀의 부름도 받지 못하고 쓸쓸히 자리를 떠나야만 했다.

KTF매직엔스는 이전부터 뽑아놓았던 백형산을 1순위에서 지명한 후 2순위부터는 지명권을 포기했다. 삼성전자칸 역시 최홍희와 허영무를 1, 2순위에서 지명한 후 3순위부터는 지명권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SKT T1과 GO는 원래 연습생으로 훈련시키던 2명의 선수 외에 단 1명만을 더 뽑아가며 각각 3명과 4명을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정식 선수로 등록시켰다.

드래프트 진행 방식 역시 선수들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감독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1분 가량 주어진 자신의 소개 순서만 있었을 뿐 다른 어떤 순서도 주어지지 않았다. 1분이란 짧은 시간 소개로는 55명이나 되는 선수들을 다 기억하기란 사실 쉽지 않았던 것. 이에 대해 감독들이 "각 선수별로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을 주든지 감독들이 선수들에게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라는 요구가 이어지자 그때서야 드래프트를 진행하던 한국e스포츠협회 측에서는 그런 시간을 마련하고 선수들에게 자신을 좀 더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을 내주었던 것.

이번 드래프트를 지켜보던 한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드래프트가 이뤄질거면 왜 따로 행사를 마련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팀 연습생으로 훈련시키던 선수들만 일정 절차를 거쳐 프로게이머로 등록시키면 되지 않겠나"라며 이번 드래프트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한편, 드래프트에 임했던 한 감독은 "이렇게 짧은 시간으로는 절대 좋은 선수들을 가려낼 수 없다. 선수들의 게임 스타일과 실력을 미리 알고 뽑아야 하기 때문에 드래프트가 있기 전부터 몇 몇 선수들을 눈여겨 볼 수 밖에 없다. 드래프트 장소에서 나눠주는 선수들 프로필만으로 선수를 뽑을 수 없는 것이 게임단의 현실이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백현숙 기자 coreawom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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