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게임이 있습니다.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버릴 정도로 재밌는 게임도 많지만 괜히 돈만 버린 듯한 아쉬운 게임도 많죠. 어떤 게임이 재밌는 게임이고 어떤 게임이 아쉬운 게임인지 직접 해보기엔 시간도 돈도 부족합니다.주말에 혼자 심심할 때, 친구들과 할 게임을 찾지 못했을 때, 가족들과 함께 게임을 해보고 싶었을 때 어떤 게임을 골라야 할지 고민이신가요? 게임조선이 해결해 드립니다! 게이머 취향에 맞춘 게임 추천 기획 '겜츄라이'![편집자 주]
이런 분께 추천!: 프린세스 메이커식 육성 시뮬레이션이 그리운 아빠
이런 분께 비추!: 편하긴 해도 엔딩 회차 노가다는 좀...
* 본 콘텐츠는 스토브 한글 버전을 기반으로 작성됐습니다.
가이낙스의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는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에 한 획을 그은 작품입니다. 특히 '프린세스 메이커 2'는 단순히 스케쥴을 짜고 능력치를 높이는 것 외에도 RPG를 떠올리게 만드는 무사수행이나 플레이 과정에서 일종의 목표를 만들어주는 수확제 등 다양한 콘텐츠로 많은 게이머에게 사랑받았습니다.
이런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화산의 딸'이란 게임에 굉장히 깊게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그 시절 그 느낌을 떠올리게 만드는 구성으로 게이머들을 다시 한번 육아의 세계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게이머는 은퇴한 기사가 되어 하나뿐인 가족인 딸을 키우게 됩니다. 이 게임 역시 프린세스 메이커와 마찬가지로 아내 없이 아빠 혼자 딸을 육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이상적인 아버지가 되기 위한 목표를 정하는 식으로 '아버지'라는 롤 플레잉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 콘텐츠라고 생각했지만, 목표 달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딸의 반응을 보고 난 뒤론 더 열심히 게임에 집중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행동력을 소모하는 행동들과 각종 학습 효과를 제공하는 커리큘럼을 선택해 딸의 능력을 높이고, 주변 인물들과 교류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직접 딸과 함께 놀면서 기분을 풀어줄 수도 있고,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벌게 할 수도 있죠. 필요에 따라 딸의 능력을 높이고, 원하는 목표를 완료하고 각종 이벤트를 보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 요소입니다.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의 목표가 되는 엔딩의 경우 게이머가 직접 엔딩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 스트레스가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일단 조건만 맞췄다면 원하는 엔딩을 볼 수 있는 덕분에 엔딩을 놓치거나 다른 엔딩이 나올까 조마조마할 일이 없는 것이죠. 물론 공략을 보지 않고 엔딩을 얻으려는 게이머라면 여전히 여러 번 도전해야 하긴 하지만, 세이브 하나 만으로 여러 엔딩을 볼 수 있으니 그 부담은 크게 줄어들어 가벼운 마음으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딸은 성장하면서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사람과 만나게 됩니다. 이들 중에는 딸이 성장하기 위해 많은 것을 알려주는 선생님도 있고, 위험한 곳에도 선뜻 함께 나서주는 친구도 있으며, 딸과 평생 함께할 소중한 인연도 있습니다. 친구나 연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캐릭터 많아 딸이 소중한 인연을 찾아 행복해하는 모습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원하는 캐릭터를 공략하기 위해 오랫동안 게임에 빠지게 됩니다.
게다가 엔딩에선 여러 캐릭터들과 함께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남성 캐릭터와 여성 캐릭터, 여성 캐릭터와 여성 캐릭터, 심지어 남성 캐릭터 여러명까지 게이머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조합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뜨거운 우정과 사랑을 쌓은 덕분에 화산의 딸이 된 걸까요?
무사수행은 프린세스 메이커 2가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화산의 딸에선 '탐험'이란 이름으로 무사수행과 비슷한 탐험 콘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비록 딸을 직접 움직여 여러 장소를 모험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다양한 적들과 만나 전투를 펼치고, 여기서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요소를 해금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물론 탐험으로 얻을 수 있는 엔딩도 마련되어 있죠.
친한 친구가 있다면 함께 팀을 맺고 탐험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딸의 전투력이 떨어져도 열심히 친목을 다져 얻은 인맥으로 모험에 나서는 것입니다. 적들을 목검으로 때려잡는 딸도 장하지만,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함께 모험을 즐기는 딸을 볼 때도 꽤 뿌듯함을 느끼게 됩니다.
화산의 딸은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의 성공 이후 등장한 수많은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중 가장 성공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빠와 딸의 육아 일기라는 근본 조합에 매력적인 세계관, 비교적 간단한 진행 방식과 손쉬운 엔딩 수집, 요리와 축제, 탐험, 캐릭터 이벤트 같은 핵심 콘텐츠까지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를 위한 요소들이 한가득 담겨있습니다. 육성 시뮬레이션 골수 팬부터 관심만 가졌던 팬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수작이죠.
한국 게이머라면 스팀 버전도 좋지만 스토브 버전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한국어 버전은 스토브에서만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내 딸이 한국어로 아빠를 응원하는 장면을 볼 수 있기에 더욱 더 게임에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