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서비스하는 던전앤파이터의 연중 최대 행사인 던파페스티벌이 25일 2부까지 진행하며 무사히 마쳤다.
이번 던파페스티벌은 4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다. '던페 is Back'이라는 주제를 둘 정도로 풍성한 업데이트 발표 내용, 정말 날 것 그대로의 질의응답이 오간 컨퍼런스, 하루종일 진행하는 유저 창작 플레이마켓과 개발자의 강연 등 풍족한 축제로 성황리에 열렸다.
던파페스티벌을 맞이해 이원만 던파 총괄 디렉터, 홍진혁 던파 라이브 디렉터, 김윤희 던파 콘텐츠 디렉터와 함께 디렉터 취임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느낀 소감, 2023년의 던파 회고, 앞으로 업데이트될 선계의 이야기 등 여러 주제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해당 인터뷰는 11월 21일 진행됐습니다. 이에 어둑섬, 던파페스티벌 관련 부분은 시제가 맞지 않을 수 있는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Q. 디렉터 컨퍼런스 및 1부를 보며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재투자를 크게 느꼈다. 개발 효율화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고 느껴졌는데 기존 대비 개발 속도가 어느 정도로 빨라졌을까?
이원만 총괄 디렉터 : 각 콘텐츠마다 개발 파트마다 나눠져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리소스 찍어 내는 속도가 몇 % 향상됐다고 소개하진 못한다. 그래도 속도 부분에서 보면 기존에 레기온/레이드 1개만 집중하고 있을 때 사이드에서 다른 레이드를 동시 개발한다던가 하는 쪽으로 생산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Q. 던파는 대략 2년 단위로 시즌이 갱신된다. 앞으로도 한 시즌에 레이드 2개 기조일까?
이원만 총괄 디렉터 : 앞서 말했듯이 개발 속도에 있어 계속 개선을 하고 있고, 그 결과 여러 개 나올 수도 있다. 다만 레이드 주기가 너무 빠를 때의 여파를 고려해 생산 여력을 레기온으로 나누어 2개의 레이드와 1개의 레기온을 동시 개발하는 방식을 생각 중이다. 확실한 건 도전적인 레이드와 비교적 간단한 두 개의 레이드는 항상 스탠바이하려 한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수량을 언급한 것은 개선하고 있다는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사실 '레이드'라는 콘텐츠는 아라드 세계관 안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어야 주제를 잡을 수 있다. 아직 공개하지 않은 인물에 대한 설정도 준비되고 있고, 이 정도의 빌드업이면 레기온이 적합할 거 같다, 또는 레이드가 적합할 거 같다고 판단하에 출시하게 된다.
단순히 작업 공정이 빨라져서 레이드를 많이 만들 수 있다기보다는, 설정에 기반이 됐을 경우에는 레이드가 2개가 될 수 있고 레기온이 3개가 나올 수 있고, 스토리에 없는 인물을 억지로 껴서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선계 첫 레이드 상대는 '안개신'
Q. 이번 겨울 업데이트 발표에서 밝힌 다음 두 레이드 대상이 모두 '인공신'이다. 사도를 넘어 신을 상대하게 되는데, 인공신이 세계관에서 어느 입지인지 설명해달라.
이원만 총괄 디렉터 : 인공신은 고대 테라에서 칼로소와 싸웠던 열두 신이다. 테라의 여성 과학자가 행성 안에 봉인되어 잠든 기운을 '인공 신'으로 가공하여 제작했으며, 만들어진 열두 신과 칼로소가 싸우고 둘 다 공멸하게 된다. 이후 인공 신의 기운이 흩어져 사도의 몸으로 깃들었다. 즉, 인공신은 사도의 기운이 빠져나간 빈 껍데기, 사도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인공신 설정은 갑자기 나온 건 아니고 기존에 염두에 둔 설정은 맞으나 기존 스토리 중에는 등장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물론 우려가 있었다. 안개신 레이드와 다른 인공신 레이드를 동시 공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안개신 레이드만 등장하면 그간 사도만 상대해온 모험가분들이 근본 없이 갑자기 나온다며 의문을 표할 것이 분명했다.
내부적으론 이전에 깔아놓은 복선, 스토리의 방향성이나 이후 시즌, 앞으로의 3년 이상의 시즌은 어떻게 준비할 것이라는 청사진이 있다. 바칼에서 이어지는 선계를 준비하며 이때 인공신을 꺼내야 한다는 내부 결과가 있었다. 이에 여기서부터 개연성을 풀어나가자고 생각했다.
따라서 이번에 인공신에 대한 내용을 같이 풀게 된 것이고, 이게 절대 개연성이 없는 부분이 아니며 앞으로의 준비된 계획 안의 일부인 상황이다.
이원만 총괄 디렉터 : 던파 스토리는 그 당시에는 나름 생각하고 넣었는데, 나중에 보니 톱니바퀴에 안 맞물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잘못 맞춰진 톱니바퀴를 어느 순간 없던 일로 해버리기엔 너무 큰 존재가 되어 있기도 한다. 계속해서 아귀를 맞춰나가는 과정이다.
선계 시나리오 시네마틱을 통해 본격적으로 드러난 인공신 설정
Q. 인공신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싸움의 대상이 확장된 거 같다. 앞으로도 사도와 인공신이 주기적으로 반복되어 등장할까?
이원만 총괄 디렉터 :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신이 등장했다고 사도가 급이 낮게 비치지는 않을 것이다. 인공신과 치르는 전투는 향후 모험가의 여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모험가가 앞으로 디레지에도 잡고 힐더까지 여정을 거치는 과정이라 생각해 주시면 될 거 같다.
Q. 디레지에의 경우 시즌 7부터 계속해서 복선이 던져진 상태다. 디레지에를 제치고 인공신이 레이드로 먼저 나오는 이유는?
이원만 총괄 디렉터 : 디레지에의 경우 빌드 업을 하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해 주시면 될 거 같다. 영화에서 적이 갑자기 나타나는 거보다 복선을 깔아둔 상태로 나와야 '이래서 이때 애가 나왔구나'라는 연출을 위해 디레지에보다 다른 강적이 먼저 나왔다고 보면 된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인공신은 사도와의 스토리를 이어가기 위한 부분이며, 앞으로도 사도와의 이야기는 이어질 것이다. 인공신 이후의 이야기는 사도와 연결될 예정이다.
Q. 선계의 이야기가 끝나고 난 이후에는 새로운 지역이 또 추가가 되는 걸까?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선계 이후의 이야기가 너무 뒤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준비 과정 중 변경할 수도 있다.
이원만 총괄 디렉터 : 이야기의 결말은 정해져있더라도 중간 과정은 공개하면서 변경될 수도 있다. 여기서 확실하게 말할 순 없으나, 어둑섬 조사까지 마친 시점이 준비하고 있는 선계 전체 스토리의 시작 단계다. 중천도 가야 하고 갈 곳이 멀다.
선계의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 단계!
Q. 최근 어둑섬 해방 난이도를 불사 조합으로 클리어 한 이용자가 많았다. 형평성의 문제가 있는 거 같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해방 난이도는 도전적인 난이도로 준비됐으며, 그렇기 때문에 내부에서 직업이나 조합 테스트도 많이 진행했다. 불사 기믹을 활용할 수 있는 부분도 개발 단계에서 충분히 고려했으며, 아이템 특성을 유지한 채 재미 요소를 활용할 수 있게 조정했다.
그런데도 모험가분들의 열망이 큰 상태로 도전하다 보니 의도한 부분보다도 더 기믹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고려하지 못 했던 거 같다. 이에 약간의 조정을 거치려 한다. 이 점이 페널티로 느끼지 않고 선택지로 작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증명 퀘스트의 형평성을 위해, 또 세팅 변경에 따른 재화 소모를 위해 개발자 노트로 사전 안내한 뒤 12월 초에 수정하려 한다.
해방 단계 도전자에게 더 절망을 안겨주는 '검은 선'
Q. 어둑섬 해방 단계에서 검은 선 출현을 최소화하면서 공략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정당하다고 보는가? 또, 결국 이런 방식으로 공략하려 하는 게 캐릭터의 히트 박스 문제와도 연결되는데 의도한 사양인지 궁금하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불사 조합 공략과 유사한 주제인 거 같다. 결국 캐릭터의 특성이나 장비 조합의 차이도 다 게임의 재미 요소라 생각하기에, 각 상황마다 어떻게 활용될 건지, 유불리는 분명히 있다.
다만, 유리한 캐릭터/장비 조합은 있어도 아예 공략이 불가능한 캐릭터는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내부적으로 많은 테스트를 거쳤으며 모든 캐릭터가 공략할 수 있게 어벤저같이 히트 박스가 큰 캐릭터도 충분히 피할 수 있을 만큼 공격 범위를 조정해둔 상태다.
그 외에는 게임성으로 가져가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어둑섬에서 누군가가 유리했다면 다른 곳에서는 또 다른 캐릭터나 장비 조합이 유리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압도적인 화력으로 해결하는 핵앤슬래쉬만 강조되왔던 던파에 액션성을 비롯해 여러 요소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이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Q. '이면 경계'는 장비 성장, 커스텀 옵션 파밍 특화 던전이라고 알려졌다. 입장 방식이 기존 상급 던전이나 균형의 중재자 중 어느 쪽일지 궁금하다.
이원만 총괄 디렉터 : 주간 입장 횟수가 정해져 있다. 기존 상급 던전과 별개의 횟수를 가지고 있으며 심플하게 '주간' 던전이라 이해해 주시면 될 거 같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상급 던전'이라는 네이밍이 매 시즌마다 다르다. 이에 특정 던전 네이밍을 언급하지 않고 공개한 것이다. 기존 상급 던전이랑 입장 횟수 2회는 공유하지 않고, 매일 돌면서 입장 재료를 사용하는 던전도 아니다. 시즌 7까지의 주간 던전 느낌을 제공할 것이다. 더 나아가 일부 재화(ex: 통합 상급 던전의 라이언 코어 강화)를 투자하면 보상이 강화되는 형태로 준비 중에 있다.
Q. 이면경계는 성장 계단 중 어디에 끼게 될까?
이원만 총괄 디렉터 : 컨퍼런스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성장 메타의 단점이 시간이 흐르면 계단을 계속 수정해 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이면경계는 계단 수정을 위한 던전으로 빈 계단 어딘가에 포지셔닝 할 예정이다. 아직 확실히 정해지진 않았으나 선계 이후 새로운 마의 구간으로 불리는 4.5~4.7 구간을 고려하고 있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정규 라인으로 가면 완벽한 계단이 될 수밖에 없다. 일주일마다 강력한 성장 피드백을 제공하는 기존 폭풍의 역린(주간)의 포지셔닝을 생각해 주시면 될 거 같다.
1천 ~ 2천 간격으로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다가 갑자기 붕 떠버리는 4.2만 ~ 4.7만 구간
Q. 잊혀진 땅 보상 수정이 예고되어 있다. 에테르나 같은 다른 방치된 콘텐츠도 수정을 기대해 봐도 될까?
이원만 총괄 디렉터 : 개편 예정 있다. 리소스를 찍는 속도는 유한하기에 이전 시즌 콘텐츠 중 좋은 리소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다. 다만 그대로 옮겨오기에는 무리가 있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언제나 과제인 거 같다. '방치'되는 걸 없애거나, 개선하거나, 의미를 재부여하거나 하는 사후 케어 요소를 매일 고민하고 있다. 익시드 모드처럼 기존 콘텐츠도 또 다른 플레이 경험을 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으며, 공개할 수 있는 시점이 되면 소개하겠다.
Q. 강자의 길, 익시드 모드는 각각 극한의 컨트롤, 강력한 장비 수준으로 도전하는 콘텐츠로 공개됐다. 상시로 운영되는 콘텐츠인지 궁금하며, 만약 상시 콘텐츠라면 익시드 모드는 계속해서 다른 콘텐츠가 나오면서 화력이 그만큼 오를 텐데, 이에 맞춰 보상 달성 허들이 조정되는지(가변 명성처럼) 궁금하다.
이원만 총괄 디렉터 : 가변 명성 같은 시스템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초반에 선발대가 바로 다 가져가는 건 게임이 과금 유도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매번 쉽게 얻지 못하게 할 것이다. 그런 게임이 되고 싶진 않다. 100% 명예성 보상만 있진 않겠지만, 무조건 깨야 하는 과제가 되는 건 지양할 예정이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강자의 길은 언제나처럼 기간 한정 이벤트로 진행하며, 익시드는 상시 콘텐츠다. 월간 단위 보상을 제공할 것이고 시즌성 콘텐츠를 고려하고 있다. 중요한 건 '순환' 되는 도전, 논의 중이지만 고려하고 있다.
이원만 총괄 디렉터
Q. 무의 장막은 바칼 레이드의 개전 포지션과 유사해 보인다. 기존 개전이 바칼 레이드 입문을 위한 던전으론 실격이란 평이 지배적인데 이번 무의 장막은 가교 역할을 충분히 해줄지 궁금하다.
이원만 총괄 디렉터 : 처음에 개전을 만들 때 많은 고민을 한 부분으로 개전과 레이드가 비슷해야 학습을 할 수 있는 건 맞으나, 또 너무 비슷하게 내면 추후 레이드가 공개될 때 신선함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됐다. 마치 레이드에서 100% 온전한 재미를 느껴야 하는데 40%를 뜯어서 미리 공개해버리는 느낌이었다.
근데 막상 개전을 출시하고 이어 레이드를 출시하고 나니 개전과 레이드 패턴을 별도로 학습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번에는 비중을 조절해 비슷한 면도 있고, 또 신선한 부분도 있는 등 어느 정도 맞춰나가려고 한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기존에 입문을 위해 가이드 모드를 출시했으나, 레이드는 협동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다. 핵심 기믹을 가이드 하려 해도 1인 플레이가 가능하게 만들다 보니 실질적인 가이드는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바칼 레이드의 경우 페이즈도 없이 긴박하게 흘러가는 높은 난이도의 레이드를 모든 모험가가 도전하기엔 너무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에 도트 리소스는 같지만 조금 더 가볍게 4인 이하로 바칼 레이드라는 콘텐츠 IP를 즐길 수 있는 던전으로 기획된 것이 기존의 개전이다.
이번 무의 장막에서는 3개의 페이즈로 구성되어 있는 안개신 레이드 중 1페이즈의 패턴을 모두 학습할 수 있게 준비 중에 있다. 안개신 레이드의 IP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배울 수 있게 제공할 것이다.
귀여운 신수와 함께 레이드 1페이즈의 패턴을 미리 학습할 수 있게 할 예정
Q. 바칼 레이드를 가려 하면 대부분의 보스 패턴을 알아야 하고, 특히 공대장의 부담이 너무 심하다. 반면, 안개신 레이드를 보면 '자율 주행'이 어느 정도 되게끔 풀어간 거 같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결국 던전이 추구하는 방향은 몬스터 패턴, 레벨 디자인, 진행 방식 등 여러 방면에서 설정이 녹아들게 만든다는 것이다. 바칼 레이드는 모든 공대원이 같은 전장에서 싸운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다만 이런 방식을 매번 좋아할 수는 없다. 실제로 바칼 레이드는 지금도 많이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다. 이번에는 페이즈 진행 중 선택이 중요한, 기존 레이드 방식대로 선택하는 레이드를 만들고 싶었다.
Q. 바칼 레이드, 패턴의 가시성 문제가 유독 많이 지적됐다. 안개신 레이드에선 개선된 모습 볼 수 있을까?
이원만 총괄 디렉터 :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바로 수정하겠다. 퍼스트서버 공개 후에도 유저 동향 파악해서 최대한 빠르게 수정하겠다. 내부 테스트를 돌리면서 100개 중에 98개 잡았는데 2개가 퍼스트서버로 새어나갔다면, 그것도 최대한 고치고 라이브 서버에 최상의 상태로 적용하겠다.
Q. 이번 어둑섬에선 워닝 사인의 사용이 줄어들고 전조 동작으로 대체됐다. 그러다 보니 스킬 이펙트를 최소로 줄이지 않으면 파악하기가 너무 어렵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원래는 패턴과 어울리게 워닝 사인을 만들었다. 이번 이면경계 같은 조금 라이트한 던전도 배경, 던전 패턴과 어울리는 워닝 사인을 준비하고 있으며, 어둑섬 같은 경우는 조금 과할 정도로 '진짜 이건 워닝 사인이다' 같은 느낌으로 적용해 봤다. 이런 식으로 가시성 문제는 아트 팀과 함께 맞춰 나가고 있다.
바칼 이후에 내 캐릭터 바디, 몬스터 실루엣이 보이게 하거나, 옵션 처리에 대한 부분도 계속 고려하고 있다. 편의성을 준비하며 실루엣을 처리하다 보면 기술 개발이 필요하고 성능 이슈까지 이어진다. 최적화를 거친 뒤에 디테일한 조정을 할 수 있다. 전투에 필요한 부분을 부각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계속 고려해 전투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
Q. 미지의 숲에서 시범적으로 보인 8인 파티를 안개신 레이드에서 볼 수 있을까?
이원만 총괄 디렉터 : 미지의 숲은 내부적으로 R&D를 지속하고 있다는 증거와 마찬가지다. 8인 파티를 일단 라이브 해보고, 프로파일링 데이터를 뽑아본 다음에 괜찮겠다 싶으면 상위 콘텐츠에도 적용해 보고 아직 때가 아니다 싶으면 보류하게 된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파티가 8인으로 결성 시 더 다양한 기믹을 선보일 수 있을 거 같아 테스트해 본 부분이다. 다만 안개신 레이드에선 4인을 넘기는 파티 결성은 없다. 계속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여겨주시면 좋을 거 같다.
시범적으로 출시한 8인 PvE 던전 '미지의 숲'
Q. 재투자를 결정하게 된 궁극적인 이유는?
이원만 총괄 디렉터 : 매번 모험가들이 말하는 '영업이익이 이렇게 높은데 왜 재투자를 안 하냐'에 대한 답변이다. 많은 사랑 받아 많은 돈을 벌었으니 사랑이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게 재투자를 하는 부분이다.
또한 점점 높아지는 눈높이에 맞춰가야 하는 부분도 있다. 이전같이 레이드 하나 내고 2년, 3년 운영하는 방식은 지금 와선 절대 안 된다. 재투자를 하지 않으면 생산성이 요구를 못 맞추니, 괴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지난 18일 중국에서도 오프라인 행사가 있었다. 현지 반응이 궁금하다.
홍진혁 라이브 디렉터 : 매우 뜨거웠다. 코로나 이후 처음 열리는 행사여서 텐센트(중국 퍼블리셔)에서도 마음 크게 먹고 규모를 키웠다. 유저도 많이 기대하고, 업데이트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행사도 무료하게 진행하지 않았고, 약간 아시안게임 같은 축제를 보는 느낌이었다. 게임을 하나의 문화로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
18일 중국 현지에서 소통한 홍진혁 라이브 디렉터
Q. 디렉터 3인 체제 이후 던파의 소통 스타일이 조금 바뀐 거 같다. 이에 대한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이원만 총괄 디렉터 : 처음에는 좋았다가 점점 안 좋아졌다. 이유를 생각해 보면 결국 소통이란 거는 뭔가 오고 가는 게 있어야 하는 거다. 준비된 거 없이 공수표 던져가며 이야기만 하는 거는, 유저도 똑똑해졌기 때문에 금방 알아챈다. 제대로 준비하고 자리를 가지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으며 그 결과가 이번 디렉터 컨퍼런스와 던파페스티벌이다.
Q. 디렉터 취임 이후 1년간 스스로를 평가했을 때 제일 잘한 부분과 부족했던 부분은?
이원만 총괄 디렉터 :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건 2022년 7월에 업무를 맡고 난 뒤 성장 메타를 과감히 삭감한 것이다. 던전 난이도를 너프하고 완전 성장을 추가해 성장 속도는 완화한 사례다. 복귀 후 직접 플레이해 보니 유저가 많이 힘들어하는 게 느껴져 오자마자 급하게 준비해서 했는데, 돌이켜 보면 정말 잘 한거 같다.
부족했던 부분은 업데이트 공백 기간을 너무 길게 가진 거 같다. 소통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차라리 '내부 프로세스 개선을 하고 있어서 당분간 콘텐츠 출시 간격이 늦어질 수 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실제로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이후 '진작 이야기하지 왜 이제야 말했는가'라는 반응을 보면 모험가분들을 조금 더 믿어 볼까 하는 생각이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컨퍼런스에서도 말했듯이 내부 최적화를 진행했던 부분이 다행이라고 여긴다. 특히 힘든 시기긴 했지만 바칼 레이드 일정을 조금 연기해서라도 와이드 모드와 함께 적용한 것이 정말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은 개발자다 보니 생각하는 부분을 전달하고자 할 때 너무 개발자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갔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다 보니 솔직하게 이야기하려 했던 부분도 모험가분들이 받아들일 때 오해하는 등 아직 소통하는 법에 익숙하지 않다. 많이 발전해 나가겠다.
홍진혁 라이브 디렉터 : 잘 했다고 생각하는건 성장 방식을 통합한 거라고 생각한다. 아쉬운점은 무용담 상점 개편 시 성장권이 아닌 골드를 제공한 점이다. 성장 메타에선 많이 필요하니 많이 줘야 한다는 결론이 났던 부분이다.
다만 시즌이 진행되면서 도입 당시와 상황이 크게 달라지며 결국 문제로 돌아오게 됐다. 개인적으론 성장권을 더 많이 제공하는 방향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여러모로 아쉽다.
어둑섬 이후 조정된 무용담 상점
Q. 무용담 조정 발표 당시 봉인된 자물쇠 게이지 2배 이벤트가 진행 중이었다. 시스템 골드 생산량이 많다면서 정작 골드가 더 많이 풀리는 이벤트를 진행한 게 의아하다.
이원만 총괄 디렉터 : 내부 데이터로 봤을 때 봉인된 자물쇠로 생성되는 골드에 비해 무용담으로 생성되는 골드가 몇 배는 풀리고 있었다. 지표상으론 위험 구간을 상당히 넘은 시점이나 던파는 라이트 유저, 무소과금 유저도 소중한 게임이기에 미루고 미뤄오다가 임계점을 한참 넘어버려 급격히 결정한 사항이다.
홍진혁 라이브 디렉터 : 급진적으로 할 수밖에 없던 경제 지표가 보였다. 세계 경제와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인플레이션 추세선이 심각했기에, 결정권자의 임계치에 도달했다고봐주시면 될 거 같다.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었다.
시스템 적으로 골드가 계속해서 소모되는 성장 메타에 맞추기 위해 골드 생산량도 매우 높아져 있는 상태다. 그런데 이 점이 누군가에겐 진짜 골드가 쌓여만 가고, 누군가는 소모량을 못 따라갈 정도로 골드가 부족하다. 특히 성장에 사용하는 골드로도 벅차 아이템까지 골드를 크게 지불할 여력이 부족해 유저 간의 골드 순환이 멈추는 결과로 나타났다.
어둑섬에서 무용담 조정을 진행했는데, 캐릭터를 1개 키우냐, 4개 키우냐, 8개 키우냐, 또 캐릭터의 명성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골드의 넉넉함/부족함을 느끼는 편차가 너무 크다. 기존까지는 뭉텅이로 목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이 없었으나, 성장 메타가 온 뒤 지난 10여 년간의 지표가 무의미해질 정도로 격변하고 있다.
홍진혁 라이브 디렉터
Q. 성장에 필요한 골드가 일정 명성 구간에서 급격히 커지는 거 같다. 특히 백해 상급 던전 익스퍼트 이전 단계에선 바칼 레이드 경매에 의존하게 되는데, 간접적으로 경매 지불 골드까지 성장 비용에 포함되어 너무 힘든 구간이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성장 메타에선 매일 조금씩이라도 피드백이 주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명성 4.2~4.7 구간은 성장이 힘든 상황이 맞다. 이에 선계 이전 콘텐츠를 상향하며 피드백을 주려 한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피로감'이다. 성장을 위해 이스핀즈까지 다시 필수로 돌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에 가급적 최저선을 올리는 쪽으로 조정하려 하며, 정체기를 어떻게 하면 넘어갈 수 있는지, 계단에 더 완충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데이터 보며 확인하고 준비하겠다.
Q. 헌터의 공개된 정보를 조합하면 조작 체계가 독특한 아처의 다른 직업과 달리 꽤나 직관적으로 보인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조작 자체가 어려운 캐릭터는 아니다. 특정 사전 작업은 필요하겠지만 쉬우면서 직관적이다. 물론 최고 효율을 내기 위해선 조금 운영 난이도는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조건부를 가지고 있진 않다. 헌터만의 액션성을 주기 위한 장치로 추가되는 정도며 큰 어려움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Q. 비질란테의 경우 변신형 캐릭터라고 예고해 관심이 뜨겁다. 조작 체계가 궁금하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인간형 요수형을 섞여가며 플레이하는 형태다. 특정 형태를 요구하는 스킬이 일부 있지만 대부분의 스킬이 모션이나 형태 폼이 정해져 있는 방식이며, 미리 다른 스킬을 써야 발동할 수 있는 선행 과정은 없다. 다른 변신형 캐릭터와 달리 상시 요수형으로 있지는 않다. 인간형으로 플레이하는 시간이 더 길 것이다.
24년 3월 출시를 앞둔 아처의 3,4번째 전직
Q. 전직 변경의 서. 기획하게 된 의도와 바라는 점이 궁금하다.
이원만 총괄 디렉터 : 매번 황금 성장 캡슐은 많이 주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매번 황금 성장 캡슐 지급할 때 잠깐 복귀한 이용자들에겐 또 캡슐을 지급하면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복귀할 때 조금이라도 키워놨던 캐릭터를 다시 살릴 수 있게 하는 게 목적이다. 직업군 자체를 바꾸진 못하지만 다른 전직으로 새로운 느낌을 가질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다.
발표 이후 우려하시는 내용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밸런스를 절대 놓은 건 아니다. 실제로 지급에 앞서 캐릭터 밸런스 조절 간격을 상당히 촘촘하게 진행한 바이다. 또, 앞으로 전직 변경의 서를 계속해서 지급하는 것이냐고 물으면 데이터나 유저 반응을 보고 달라질 수 있다.
Q. 이단심판관 리뉴얼,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진행했는가?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오늘 오전까지도 이걸 두고 이야기했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퍼스트서버에 공개되기 전까진 전직 변경의 서 안 쓰는 게 좋을 거 같다 정도로 답하고 싶다.
던파페스티벌에서 공개한 부분은 외형적인 부분을 중점으로, 보여드리기 위한 내용이 담겼으며, 성능적인 부분은 퍼스트서버에서 직접 플레이해 보셨으면 좋겠다. 퍼스트서버 이후 의견도 잘 반영하여 업데이트할 예정이니 그전에 다른 전직으로 변경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Q. 여격투가, 여거너 도트 개선 근황이 궁금하다.
이원만 총괄 디렉터 : 여전히 도트팀에서 열심히 뼈를 갈아가며 작업하고 있다. 던파페스티벌에서 근황 공유를 할까 하다가 던파페스티벌은 확정된 청사진을 공유하는 자리라 생각했다. 7월 안에 나오지도 않을 걸 공개하는건 반복된 공수표라 생각했기 때문에 조금 더 간소화된 디톡스나 아라드주민센터에서 공개하는게 맞지 않나 싶어서 밝히지 않았다.
Q. 디렉터로서 참여하는 오프라인 던파페스티벌은 처음이다. 이에 대한 소감은?
이원만 총괄 디렉터 : 던파로온때도 소수의 유저지만 대면해보니, 오프라인일때가 긴장이 덜 되는거 같다. 온라인은 아무도 없는 장소에서 채팅창만 들여다보니 좋은 이슈를 말해도 표정을 확인할 수 없어 진짜 괜찮게 느끼셨는지 물음표가 따라온다. 반면 오프라인에선 표정 변화를 보고 직접 피드백하며, 표정이 미묘하면 '아 이건 더 풀어 설명해야겠다' 같은 식으로 즉각 수정할 수 있어 오프라인이 더 좋지 않나 싶다.
홍진혁 라이브 디렉터 : 던파를 주제로 하는 페스티벌, '축제'를 하기 위해선 역시 오프라인으로 즐겁게 노는 장소가 중요하다. 온라인으로 하면 발표회의 성격이 강해지며, 결국 질의응답으로 이어지고 다소 삭막해진다. 일 년에 한 번쯤은, 하루쯤은 개발진이랑 모험가분들이랑 서로 만나서 재밌게 놀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직접 만나 봐야 알 거 같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오랜만에 오프라인으로 던파페스티벌이 진행되는데, 현장에서도 개발자 컨퍼런스로 내부 직원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 내부적으로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전달될 예정이다. 디렉터 셋 모두 현장에 있을 예정이니 많은 모험가들 만나볼 수 있을 거 같아 기대된다.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한다.
이원만 총괄 디렉터 : 모험가분들께 항상 '기다려'만 한거 같아 죄송한 마음이다. 기다려 주셔서, 기다려 준다는 거만으로 감사한 마음을 담아 보답하고자 알차게 준비했다. 기대해 주시면 좋은 양질의 콘텐츠로 화답하겠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 매번 모든 멘트에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했는데, 열심히 하면서도 '좋은' 콘텐츠 업데이트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이고 싶다. 사실 모험가가 못 기다리는 이유는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준비해서 신뢰 다시 쌓아갈 수 있게 하겠다.
홍진혁 라이브 디렉터 : 라이브 대응이 미흡했던 점 사과드린다. 큰 메타 변화가 있어서 노하우가 부족했다. 지난 시간은 빌드업 하는 과정으로 여기고 선계 시전에선 더 나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오승민 기자 sans@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