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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디노트] 잘나가는 연구소 그만두고 게임 개발사 차린 사연? '혼스피릿'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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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산업의 발전에는 유명 게임사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인디 게임의 발전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디 게임 개발자들은 자신만의 확실한 방향성을 바탕으로 거대 게임사에서는 내놓을 수 없는 기발한 발상이나 참신한 아이디어 등을 만들어 내고 있다.
 
다만, 경제적으로든 인력적으로든, 여러 부분에 있어서 인디 게임 개발사들은 온전히 게임 개발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 역시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콘텐츠진흥원은 자칫 묻혀버릴 수 있는 다양한 인디 게임이 빛을 볼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게임조선에서는 경기콘텐츠진흥원을 통해 인디 게임 개발사의 비전과 고충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혼스피릿은 경기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위치한 인디게임 개발사다. 프로그래머 2명에 아트 담당 1명이 소속돼 있는 자그마한 개발사로 현재 유니티 엔진 기반의 로그라이트 게임 '큐브오브라이프: 레저렉션'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몇 백 명씩 모여 대형 게임을 낸다는 내용이 빼곡히 미디어를 채우는 요즘 3명의 인원이 만들어내는 게임은 어떤 게임일까?

"사실 원래부터 게임을 만들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게임을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했다"

김효기 혼스피릿 대표는 잘나가는 연구소를 그만두고 게임 개발자로 돌연 진로를 전직했다. 엄청난 포부나 기획이 있다기보다는 게임 개발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처음 여러 게임회사의 문을 두드렸다는 그는 게임과는 다소 거리 있는 경력 탓에 서류에서 매번 탈락했고, 결국 직접 창업했다. 게이머로서는 정말 다양한 게임을 섭렵했지만, 개발자로서 직접 개발하는 데 있어서는 고민이 필요했다. 그리고 선택한 것이 로그라이트 슈팅 RPG였다.


혼스피릿이 개발하고 있는 로그라이트 슈팅 RPG '큐브오브라이프: 레저렉션' = 혼스피릿 제공

정확히는 타이밍이었다. 전문적인 툴 없이 개발하던 김효기 대표가 게임을 본격적으로 구상하는 시기 유니티 엔진이 무료화를 선언했으며, 게임계에서는 한창 로그라이크 붐이 일었다. 성취감이 뛰어난 고난도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김효기 대표는 이 타이밍에 기획·개발 중이던 여러 게임을 뒤로하고 '큐브오브라이프'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다. 이후 실력이 좀 더 늘고 에셋 등에 대해서도 좀 더 심도 있게 파악한 그는 '큐브오브라이프: 레저렉션'을 세상에 내놨다.

큐브오브라이프: 레저렉션은 취미로 만들던 큐브오브라이프를 본격 심화 발전시킨 로그라이트 슈팅 RPG로 극악의 난이도를 모바일 환경에 맞춰 새롭게 재해석한 게임이다. 여러 가지 무기와 다양한 스킬들을 간단하게 조작하여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다. 로그라이트 장르에 걸맞게 매번 새로운 맵과 적을 체험할 수 있으며, 100여 종의 적과 보스가 발사하는 여러 패턴과 탄막을 피하며 고난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다양한 무기를 획득하고 업그레이드해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 수 있고, 영웅 업그레이드로 스탯을 강화해 연계할 수도 있다.

초기에는 콘솔 액션 게임을 목표로 아날로그 스틱 두 개를 이용해 개발했지만, 주변 사람으로부터 여러 조언과 도움을 받아 모바일 환경에 맞춰 적절하게 타협했다. 다만 난이도를 통해 얻는 성취감은 여전히 그대로 구현해 높은 난이도에서 얻는 즐거움은 그대로 유지했다. 


높은 난이도의 모바일 게임이다. = 혼스피릿 제공

김효기 대표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인디 게임을 내놓는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게임 개발 툴에 대해 배울만한 곳도 한정적이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부분도 제한적이다. 거기에 더해 매출적인 부분을 생각하면 이용자 패턴 파악이나 마케팅 등 소수의 인원이 하기 어려운 작업들이 밑도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온다. 물론 인건비는 기본으로 깔고 들어간다.

김 대표는 이러한 부분을 타파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했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오디션 출품이라고 답했다. 국내에서는 인디 게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많은 기관이나 업체 등에서 인디 게임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하는 경기게임오디션이나, 방구석인디게임쇼와 같은 인디 플랫폼 전용 게임쇼 등이 있다. 

실제로 혼스피릿의 '큐브오브라이프: 레저렉션' 역시 경기게임오디션 16회 TOP10, 구글 인디게임페스티벌 TOP20, 인디크래프 TOP7 글로벌인디상 등 다양한 커리어가 있다. 단순 입상 외에도 게임 상용화 지원 사업 등에도 선정되면서 인디 게임이 갖는 여러 약점을 극복했다.

김 대표는 이어 "사실 인디 게임 개발자 사이에서도 이러한 사업 선정이나 출품 하는 것을 사실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오래 한 경험 때문일까? 이러한 오디션이나 지원 사업 등에 뛰어들어 보는 것 역시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인디 게임은 여러 외적인 문제도 있지만 '기한'이 없다는 점 역시 생각지도 못하게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일반적인 업체에서 데드라인을 잡고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파고드는 창작자의 행동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완성한다'라는 개념을 놓치기 쉽다. 계속해서 완성도를 핑계로 프로젝트가 지지부진 해지는 것이다.

"오디션이나 지원 사업 선정을 위해 참여하다 보면, 데드라인을 잡고 압축해서 성장하게 된다."라며 "이는 단순히 퀄리티를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체계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준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이를 통해 추가적인 지원을 얻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큐브오브라이프: 레저렉션은 경기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아 올해 11월까지 여러 혜택 중 하나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게임 상용화 지원 덕분에 제작 이후의 마케팅이나 퀄리티 QA, 글로벌 론칭을 위한 번역 자금 지원 등을 지원한다. 이는 개발자의 선에서 해결할 수 없는 외적인 영역에 큰 도움이 된다.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체험판을 받아볼 수 있다. = 구글 플레이스토어 갈무리

캐나다에 소프트 론칭한 혼스피릿은 공개 테스트 버전의 마케팅 도움을 받아 여러 지표를 확인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부분 역시 광고 채널 없이 끝나는 경우가 많고, 설사 광고를 진행한다 해도 제대로 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굉장히 큰 혜택을 보고 있는 셈이다. 

다양한 대회와 지원 사업에 대해 언급한 김 대표는 이러한 유용한 정보를 얻는 데에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재 경기콘텐츠진흥원 외에도 다양한 기관과 업체에서 인디 게임 시장의 발전을 위해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혼스피릿은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도 했다. 혼스피릿이 입주해 있는 경기 창조경제 혁신센터 6층은 일 년에 두 번 입주 신청을 받아 운영하며, 해당 층에 함께 입주해있는 경기콘텐츠진흥원 운영사무실로부터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연령대가 젊은 매니저분들이 열정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 역시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혼스피릿은 현재 진행 중인 큐브오브라이프: 레저렉션 소프트 론칭 데이터를 토대로 2~3주 좀 더 가다듬고 올해 12월 안에 글로벌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게임만이 아닌 차기작도 제작하고 있어 현재 게임의 운영과 차기작의 개발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여러 입상 성적과 지원 사업을 토대로 인디 게임 개발사로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한 김 대표는 당장은 준비가 안 되어 있지만 게임을 통해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나름대로의 IP 사업을 확장해 방치형이나 키우기 등 비교적 쉽게 개발할 수 있는 영역으로 넓혀가는 것 역시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통해 모바일 '큐브오브라이프: 레저렉션'을 플레이한 유저가 자연스럽게 다른 곳으로도 이어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제는 노련한 게임 개발자가 된 그는 향후 업데이트 기반도 충실하게 개발해뒀으며, 개발뿐만 아니라 기획 쪽에도 좀 더 무게를 싣고 공부하고 있다. 게임 개발을 하면서 기획 파트의 중요성도 절실하게 체감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인력을 뽑는데 있어서 채용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김효기 혼스피릿 대표는 "정식 출시 예정인 큐브오브라이프: 레저렉션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향후 빠르게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자동화 작업까지 해두어 피드백에 유연하게 대처가 가능하다"라며 "좋은 피드백, 나쁜 피드백 가감 없이 주시면 밑거름 삼아 발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혼스피릿의 신작 '큐브오브라이프: 레저렉션은 오는 11월 열리는 지스타 2023과 12월 열리는 버닝 비버 등에도 전시될 예정이다.


혼스피릿 김효기 대표 = 게임조선 촬영

한편, 한국게임산업의 수출규모는 21년 86억 7000만 달러로 영국을 재치고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는 전기차(69억 9000만 달러)와 가전(86억 7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뛰어넘는 규모다. 경기도는 GRDP(지 역내총생산)이 527조 436억원 규모로 GDP의 25.3%를 차지하며 전국 1위이고, 전체 게임산업 매출의 47%(9조8000억원)를 담당하고 있다. 종사자 수(2만9000명, 전국의 35.6%)로 보나 사업체 수(2764개, 전 국의 25%) 보나 모든 면에서 전국 1위의 실적 차지하는 경기도 대표 산업이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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