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국내에 선보인 모바일 탐험 RPG '가디언 테일즈'는 기존 모바일 게임이 보여주지 못했던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면서 많은 게이머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가디언 테일즈가 수많은 게이머의 이목을 사로잡은데에는 추억을 자극하는 레트로 감성의 도트 그래픽과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다양한 숨겨진 요소 및 길찾기 등이 주요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고유한 특징을 가진 수많은 영웅이 등장해 육성의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4명의 영웅으로 덱을 구성해야하므로 전략을 짜는 재미도 갖추고 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가디언 테일즈만의 매력. 바로 '어디서 본 듯한 요소의 패러디'와 '시트콤과 같은 스토리'가 있다. 가디언 테일즈를 플레이하다보면, 게이머에게 익숙한 소재가 많이 녹아들어있기에 몰입감을 한층 더 높인다. 또, 배꼽잡는 폭소를 유발하지는 않지만 소소한 즐거움을 제공하는, 그리고 피식 웃음을 짓게 만드는 NPC 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어딘가 나사빠진 듯한 패러디와 시트콤같은 스토리는 가디언 테일즈 특정 구간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에 어디서든 등장하기에 더욱 더 매력적이다.
8개의 월드로 구성된 각 챕터에는 유명 게임과 영화 작품, 그리고 애니메이션, 코믹스 등의 패러디가 녹아들어 있으며,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의 동선에서도 다양한 패러디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길을 가다가 마주치는 NPC와의 대화에서도 각종 패러디를 확인 가능하며, 이벤트 스테이지도 특정 게임의 고유한 패턴을 적용하는 등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그에따라 가디언 테일즈를 즐기면서 어떤 패러디가 포함돼 있는지 찾는 재미가 있으며, 가디언 테일즈만의 고유한 메인 및 서브 스토리에 위화감 없이 녹아든 패러디 요소를 만끽하는 즐거움이 있다.
가디언 테일즈 이용자가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패러디는 바로 '스누피'로 유명한 미국의 만화 '피너츠'다. 게임에 최초 접속하면 튜토리얼을 진행하게 되는데, 튜토리얼 진행 중에 게임 다운로드를 하지 않는 선택지를 고르면 튜토리얼 이후에 다운로드 화면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다운로드가 진행되는 동안에 만화 '피너츠'를 연상시키는 가이드 컷툰이 등장한다.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되는 월드1 '캔터베리 왕국'은 명작 RPG로 평가받는 '젤다의 전설'을 연상시킨다. 1-5 고대 유적 입구에서는 젤다의 전설 주인공 '링크'를 연상시키는 캐릭터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초록색 옷이 아니라 붉은색 옷을 입고 있으며 '마스터 소드'가 아니라 '마스터 블레이드'를 찾아서 모험 중이다. 등장 BGM도 젤다의 전설을 떠올리게끔 한다. 하지만 강화에 정신이 나간, 일명 '미친 아줌마' 대장장이에 의해 마스터 블레이드가 파괴되는 장면을 웃음을 유발한다.
캔터베리 왕국 다음으로 방문하는 월드2 '티탄 왕국'에서는 어떤 패러디가 숨어있을까? 대표적으로 '드래곤볼'과 '기동전사 건담, 그리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있겠다. 드래곤볼의 패러디는 '2-5 인베이더 주둔지'의 서브 퀘스트 및 스테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마치 드래곤볼의 빌런 중 하나인 '프리저'를 연상시키는 적이 등장해 초사이어인 '손오공'을 닮은 티탄 격투가와 전투를 벌인다.
이용자가 거대 로봇을 조종하면서 인베이더를 무찌르는 '2-3 하베스터 둥지'에서는 기동전사 건담을 떠올리게끔 한다. 주인공의 핵심 동료 중 한 명인 '마리안'은 "아무로는 내가 할거야"라는 대사를 내뱉으면서 건담의 느낌을 담았다는 것을 표현한다. 로봇 자체의 모습과 로봇 어깨 위에 주인공이 탑승했다는 점에서는 '자이언트 로보'와 흡사하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나이언'이라는 이름의 병사를 구하는 형태로 구현됐으며, 실제로 이용자는 나이언을 구출해야하는 임무를 부여받게 된다.
월드3 '마법 학교'는 전체적으로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와 많이 닮아있다. '오컬트 소녀와 비밀의 방'이라는 서브 퀘스트 이름부터가 해리포터의 특정 편을 연상시킨다. 또, 해당 서브 퀘스트에서는 '로라의 일기장'이 등장하는데, 이는 해리포터의 '톰 리들의 일기장'과 연관이 있다. 게다가 사용자의 몸을 다른 사람의 시야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투명 망토'가 등장하기도 한다.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의 냄새도 물씬 풍긴다. 월드3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료이자 NPC인 '소히'는 '마기톤 버스터'라는 전용 무기를 사용하는데, 해당 무기는 고스터 버스터즈에서 주인공 일행이 유령을 잡을 때 쓰는 '프로톤 팩'과 흡사하다.
가디언 테일즈에서는 영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오마주도 찾아볼 수 있다. 월드4 '광기의 사막'은 월드 이름부터 매드 맥스의 느낌이 물씬난다. 게임 내내 등장하는 주요 몬스터는 '워보이', 그리고 신관이라고 등장하는 적의 우두머리는 '임모탄 조'와 유사하다. 게다가 워보이를 닮은 적은 발할라를 연신 외쳐대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것도 닮았다.
월드4 광기의 사막을 진행하다보면 신관과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신관과의 전투 방식은 캡콤의 아케이드 게임 '캐딜락 & 다이노소어' 3스테이지에서 응용한 듯하다. 여담으로 논란의 역사서인 '환단고기'를 패러디한 '사막고기'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광기의 사막에서 등장하는 동료인 '마빈'의 코스튬으로는 '북두의 권'을 연상시키는 '사막의 권 마빈'이 존재한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극장판,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의 메인 테마곡도 사막에서 만나볼 수 있다. 주인공 일행이 방문하는 곳마다 마주치게 되는 '세실'이 '4-3 오아시스'에서 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동양 무협 세계를 배경으로하는 월드5 '셴 시'는 '환세 시리즈'와 '의천도룡기', '요리왕 비룡' 등 게임과 영화, 애니메이션에 걸쳐 다채롭게 표현됐다. 셴 시에서는 사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사파의 우두머리와 대결하는 무협의 흔한 클리셰를 활용했다.
많은 이용자가 좌절을 맛보는 서브 스테이지 '정파 수련장'과 '사파 수련장'에서는 환세취호전으로 유명한 '환세' 시리즈의 등장인물 '아타호'와 '린샹'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동일한 이름으로 등장하지는 않고 '맹호권 야타호'와 '암각권 린상' 식으로 출현.
낭떠러지에 떨어진 주인공의 혈을 뚫어주는 장면은 마치, 영화 '의천도룡기'에서 화공두타가 구양신공을 전수해주는 듯한 느낌을 주며, 배고프다고 떼를 쓰는 마족에게 통조림 수프를 가져다주는 '미식가 드래곤 소년' 서브 퀘스트에서는 '요리왕 비룡'을 연상시키는 연출이 나온다.
이외에도 '란팡'을 동료로 입수할 수 있는 서브 퀘스트 '공포의 용의 발톱단'에서는 플래시 애니메이션 '비밀결사 매의 발톱단'을 연상시키는 '용의 발톱단'이 등장한다. 구호도 비슷하게 구현해 게임 내에서 무슨 일만 있으면 '용↘의↗발↘톱↗파~'를 연신 외쳐댄다.
가디언 테일즈는 게임과 영화,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동화도 패러디했다. 바로 그림 동화 '꼬마 요정과 구두장이'다. 단, 어린이를 위한 형태가 아니라 매우 비극적이면서도 잔혹한 형태로 각색됐다. 사실 가디언 테일즈는 매우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배경이 등장하지만, 스토리를 찬찬히 훑어보면 매우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꼬마 요정과 구두장이 패러디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월드6 '여관'에서는 앞서 소개한 꼬마 요정과 구두장이 외에도 우리나라의 전래 동화인 '손톱 먹은 들쥐' 이야기도 확인할 수 있다. '월드6-2 요정 찾기'의 쥐 굴에는 커다란 쥐가 살고 있는데, 해당 쥐에게 '노움의 손톱'을 먹이면 노움으로 변해서 주인공 일행을 도와준다.
또, 노움으로 변한 쥐와 동행하다보면 만화 및 애니메이션 '아즈망가 대왕'의 명대사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거대한 여관 주인 로레인의 손바닥에 피해 달아나야 하는데, 노움으로 변한 쥐에 탑승한 후 지나가면 "괜찮아. 튕겨냈다."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또, 국내 유명 영화 '타짜'의 명대사인 "어이 젊은 친구, 신사답게 행동해"라는 대사도 확인 가능.
여기까지 오면, 월드7에서는 어떤 패러디 요소가 기다리고 있을까 기다려지게 된다. 월드7 '던전 왕국'도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다양한 패러디로 이용자를 반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스트리밍 방송' 형태로 진행된다는 것. 던전 왕국은 가상의 시청자들이 주인공 일행의 행보를 관찰하는 것처럼 꾸며져 있는데, 특정 구간에 돌입하거나 행동을 했을 때 시청자들의 코멘트와 댓글 등이 연출되면서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의 느낌을 준다. 또, '유튜버'를 연상시키는 '뉴튜버'라는 직업 언급도 있다.
또, 방탈출 게임 형태로 진행되는 메인 스테이지도 존재한다. 스테이지 이름 자체가 '7-4 방탈출 게임'이다. 이용자는 해당 스테이지 내에서 주어지는 퍼즐과 퀴즈를 풀어내야하며, 해당 진행 상황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가상의 시청자가 보고 있는 것처럼 구현돼 있다. 이는 인기리에 방영된 예능 TV 프로그램 '대탈출'을 떠올리게끔 한다.
유명 전대물 중 하나인 '카레인저'가 연상되는 NPC 무리도 등장한다. 이들은 코믹한 모습으로 등장할 뿐만 아니라, 퇴장할 때에도 큰 웃음을 준다. 특히 에픽 등급의 장비를 드랍하고 퇴장하기에 많은 이용자들이 이들에 대해 감사함을 표한다.
일본의 유명 코믹스 '던전밥'이 깜짝 등장하기도 한다. 던전밥의 주요 인물인 엘프 마법사 '마르실'과 하프풋 열쇠공 '칠책'을 연상시키는 NPC를 '7-5 던전 최하층'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이어지는 '7-5 서브스테이지 - 던전의 작은 주방'에서는 이용자에게 몬스터 요리를 위해 몬스터 식재료를 가져와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한다.
현재 버전에서 마지막으로 만나게 되는 메인 스토리 월드8 '쉬버링 산맥'은 게임 '역전재판'과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영화 '몬티파이선의 성배', 그리고 동화 '행복한 왕좌' 등의 패러디가 목격된다.
가장 먼저 월드8 쉬버링 산맥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재판 현장의 모습은 '역전재판'과 비슷하다. 이용자는 검사측의 주장에 맞서 피고인의 무죄를 증명해내야 하는데, 그 과정은 게임 역전재판을 보는 듯하다.
이어서 설산 재판장 감옥에서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엘사' 공주와 닮은 NPC가 갇혀있다. 이 엘사를 닮은 NPC는 "Let it Go' 대신에 'Let me Go (보내줘)'를 부르며 밝은 표정으로 날뛰고 있다. 즉, 감옥에서 꺼내달라는 의미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영화 '몬티파이선의 성배' 패러디는 '신성한 수류탄'의 등장을 통해 패러디되었음을 유추 가능하다. 원작에서 아서왕은 셋을 세고 던져야 하는 성스러운 수류탄을 둘을 센 다음에 다섯을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따라 가디언 테일즈에 등장하는 신성한 수류탄에는 "더도 덜도 말고 셋까지만 헤아려야 합니다."라는 문구를 넣어뒀다.
오스카 와일드가 쓴 동화, '행복한 왕자'는 '행복한 눈사람'으로써 등장시켰다. '월드 8-4 설인 마을'에서는 이용자에게 귀찮은 퀘스트를 주는 눈사람이 등장하는데, 해당 눈사람은 자신의 모자와 당근 코, 목도리, 코트 등을 주면서 해당 물품을 필요로하는 마을 설인들에게 가져다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퀘스트를 모두 완료하고 눈사람에게 돌아가면, 해당 눈사람은 녹아서 사라진 상태. 즉, 눈사람은 행복한 왕자에 등장하는 왕자 동상이며, 이용자는 제비로 생각할 수 있다.
패러디는 월드 1부터 8까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용자의 동료 대사에서도 패러디를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말 난이도에서 이어지는 악몽 난이도와 최근 새롭게 시작한 이벤트 '기사 학교에 가다'에서도 찾을 수 있다. 여기서 설명하지 못한 이벤트 스테이지 및 악몽 난이도 스테이지는 다음 시간에 알아보도록 하겠다.
월드 1부터 8까지, 이처럼 가디언 테일즈 내에는 무수한 패러디가 녹아들어있으며 오마주를 확인할 수 있다. 위에서 소개한 패러디 외에도 매우 다양한 패러디 요소가 숨어 있으며, 이를 찾는 재미도 가디언 테일즈만의 매력 중 하나다. 게다가 가디언 테일즈만의 형태로 패러디를 소화하고, 결코 가디언 테일즈 고유의 스토리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고 또하나의 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