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편집자 주]
를레이스테이션 4 독점작이었던 '호라이즌 제로 던'이 3월 11일 PC버전 발매를 확정지은 이래로 그동안 콘솔 플랫폼에 묶여있었던 많은 독점작들에 대한 게이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얼마 전에는 프롬소프트웨어가 SCE재팬 스튜디오와 협력-제작한 블러드본이 PC판으로 리마스터된다는 루머도 나온 바 있죠.
게이머들은 왜 이렇게 독점작의 해금에 관심이 많은 것일까요? 그만큼 독점작 딱지를 붙이고 나온 게임들이 하나같이 각 콘슬을 대표하는 수작 내지는 명작이기 때문입니다.
2020년 말, 플레이스테이션 5와 엑스박스 시리즈 X가 콘솔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PC 유저들이 독점작에서 풀려나길 바라마지 않는 타이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플레이스테이션 4
언챠티드 4는 네이선 드레이크를 주인공으로 하는 시리즈 완결편이자 2016년 오버워치마저 넘어서며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 고티)를 휩쓴 너티독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꼽힙니다.
PS4라는 콘솔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압도적인 퀄리티의 그래픽과 슈팅게임과 다를 바 없었던 전작에서 다시금 정통 액션 어드벤처로 회귀한 게임성, 자칫 잘못하면 1절-2절-3절을 넘어서 뇌절이 될뻔한 네이선 드레이크의 이야기를 말끔하게 완결시켰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는 주된 요인입니다.
물론 게임 개발을 위해 크런치 모드와 함께 수많은 개발자가 갈려나간 사연과 그렇게 인력을 혹사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제 때 게임을 출시하지 못한 너티독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한 때 저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러한 게임 외적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언챠티드 4'는 PS4 콘솔을 꼭 사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PS4 외에는 즐길 방법이 없으니까 말이죠.
2018년 발매된 갓 오브 워는 대대로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 산하 개발사인 산타 모니카 스튜디오에서 제작을 담당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PS 독점이 확정된 작품이었습니다.
전작들이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4편에 해당하는 본작에서는 배경부터 완전히 달라졌고 주인공인 크레토스의 주변 환경이나 심경에서도 독기가 많이 빠졌으며 플레이 방식에서도 이질감이 느껴지기에 우려를 표하는 팬들이 있었죠,
하지만 이런 우려를 비웃듯 갓 오브워는 PS4 독점임에도 천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평론가들에게는 역대 최고, 한 세대를 대표할 수 있는 게임으로 평가를 받았고 PS4가 있으면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당연하며 반대로 PS4가 없다면 이 게임을 위해 구매를 고려해야한다는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마블 스파이더맨 또한 갓 오브 워와 함께 PS4의 후반부를 하드캐리한 명작 타이틀 중 하나입니다. 본래 코믹스,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달리 게임 쪽에서는 아캄 시리즈와 인저스티스를 내놓은 DC가 마블에 우세를 점하고 있었는데요. 마블 스파이더맨이 등장하면서 일각에서는 비로소 게임에서도 승부를 걸어 볼 수 있게 됐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죠.
특히 개발사인 인섬니악 게임즈는 애시당초 '라쳇 앤 클랭크'로 액션 어드벤처 장르에 정평이 나있던 퍼스트 파티였고 영화나 코믹스 이슈에 맞춰 급하게 게임을 만들던 업계 관습을 타파하겠다고 선언하며 매력적인 스파이더맨 캐릭터를 독자적으로 완성하여 호평을 받았습니다.
마블 스파이더맨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바로 거머미줄을 타고 마천루를 활보하는 웹 스윙인데요. 이전까지 나온 그 어떤 스파이더맨 소재 게임보다도 박력넘치고 호쾌한 연출 덕분에 팬이라면 해당 요소 하나만으로도 살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입니다.
■ 엑스박스 원
엑스박스 측의 독점작 라인업은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습니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굳이 콘솔에서 슈팅 게임을 반드시 즐겨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로 꼽히는 킬러 타이틀 헤일로를 필두로 기어스 오브 워, 포르자가 그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헤일로는 엑스박스의 태동기부터 론칭 타이틀로 활약하며 수없이 많은 흥행신화를 써 온 시리즈입니다. 모든 작품들의 평가가 막연히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타이틀을 뺴고서는 엑스박스라는 콘솔을 생각할 수 없다고 이야기가 나올 정도죠.
엑스박스 원으로 발매된 헤일로인 헤일로 5:가디언즈는 사실 시리즈 내에서도 독보적으로 평가가 나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것 치고는 86점이라는 높은 메타 크리틱 점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싱글플레이나 캠페인, 스토리에 구멍이 나 있을 지언정 SF장르 FPS로만 두고 본다면 완벽에 가깝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발매 당시에는 네임 밸류에 힘입어 적지 않은 판매고를 올렸고 평가가 떨어진 지금도 여전히 독점작으로서 제 역할은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기어스 오브 워는 '오락하는 데 이유가 어디있냐'는 인터넷 짤방으로 유명한 사연에서 주인공이 플레이한 게임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원래는 제작을 담당하고 있던 에픽 게임즈가 IP의 소유권을 인정받는 대신 엑스박스 독점으로 내놓는 방침을 취하고 있었는데요. 이후 에픽 게임즈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엑스박스에서 독립하여 멀티플랫폼화하거나 아예 엑스박스가 아닌 에픽게임즈 플랫폼의 독점 게임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루머가 돌아다녔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입니다.
일단 에픽 게임즈 산하에서 제작된 기어스 오브 워는 3편에서 깔끔하게 완결이 났지만 이런 매력적인 IP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인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지식재산권을 매입하는 것은 물론 원 시리즈 제작진들도 적극 영입하며 후속작 전개에 대한 열망을 내비쳤습니다. 그 결과 엑스박스 원에서 새 시작을 알리는 4편과 그 후속작인 5편을 내리 성공시키며 오늘도 1승을 챙겨가는 중이죠.
마지막 대표작인 포르자 호라이즌은 플레이스테이션의 그란 투리스모와 함께 리얼 레이싱의 쌍벽을 이루는 대표 타이틀입니다.
엑스박스 원을 통해 출시된 3편의 경우 호불호가 갈리는 장르 특성에도 불구하고 높은 평가를 받으며 점점 그란 투리스모와의 격차를 벌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으며 탑기어의 나라, 치트키 '영국'을 꺼낸 4편에서는 비로소 경쟁구도에 종지부를 찍는데 성공했죠.
엑스박스 시리즈에 속한 독점작들이 라이브 기능을 이용한 PC 플레이가 가능해지면서 포르자 호라이즌 또한 PC로 만나볼 수 있게 됐는데요. 아직까지는 PC 버전의 최적화 성능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고 혜택 또한 콘솔판이 더 많이 받는 구조인지라 여전히 포르자에 대해서는 엑스박스만을 위한 독점작 콘솔 게임이라 생각하는 게이머가 많습니다.
■ 닌텐도 스위치
닌텐도는 자체 개발이 가능한 퍼스트 파티 소프트웨어나 이에 준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다수의 세컨드 파티 개발사와 제휴를 맺고 있어 독점작의 비율이 꽤나 높은 편입니다.
멀리 갈 것 없이 주요 게임 프랜차이즈에 해당하는 마리오, 젤다의 전설, 파이어엠블렘, 커비, 동물의 숲, 포켓몬스터 본가 시리즈 등이 이에 해당되는 사례이며 대부분의 상황에서 관련 작품들은 론칭 타이틀로 활약하며 각 콘솔의 초기 판매량을 책임졌을 정도죠.
실제로 닌텐도 스위치 발매 초기는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가 혼자서 흥행을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고 그 뒤를 이어 나온 슈퍼 마리오 오딧세이가 바톤을 이어받아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심지어 두 게임은 발매하자마자 해당년도 고티의 1위, 3위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화력을 선보였는데요. 그 덕분에 닌텐도 스위치의 퍼스트-세컨드 파티 독점작들은 사실상 믿고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독점작인 링 피트 어드벤처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코로나19 이슈로 인한 닌텐도 스위치와 함께 없어서 못 파는 공급 물량 대란을 겪었기에 이는 현재 진행형이라 봐도 무방한데요.
앞으로 발매가 예정된 주요 독점작으로는 7년만에 돌아오는 페이퍼 마리오 신작과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의 속편도 엄청난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인만큼 앞서 소개한 사례들처럼 해당 게임을 위해 닌텐도 스위치를 구매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