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작년 11월 출시한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을 필두로 명실공히 국내 게임 매출 톱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월 실적 결산에서 공개한 바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엔씨소프트는 매출 7,311억 원, 영업이익 2,414억 원, 당기순이익 1,95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04%, 영업 이익 204%, 당기순이익 162%가 상승한 결과다. 이는 엔씨소프트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이다. 엔씨소프트의 매출 증대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올해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로 인해 다른 취미 생활에 비해 안정적으로 즐길 수 있는 취미로 게임이 손꼽히며 게임 플레이 시간과 그에 따른 과금량이 증대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각 게입별로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에게 끊임없는 할 거리를 던져준 것이 여러모로 상승세가 되면서 서로 시너지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서 괄목한 성과를 보여준 엔씨소프트는 하반기에도 여전히 기대 요소가 많다. 오히려 하반기에는 국내 시장을 포함해 여태껏 도전한 적 없는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도전까지 예고된 만큼 엔씨소프트의 행보에는 관심이 몰리고 있다.
◆ 리니지의 꽃, 공성전 업데이트
6월 업데이트 예정인 크로니클 업데이트 '풍요의 시대'
구글 최고 매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리니지2M에 드디어 리니지의 꽃 '공성전'이 업데이트된다.
지난 4월 엔씨소프트는 온라인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리니지2M 상반기 로드맵을 공개한 바 있다. 로드맵에 따르면 6월에 크로니클 업데이트 '풍요의 시대'가 진행되면서 신규 지역 아덴과 공성전이 열릴 전망이다. 리니지2M은 오픈 이후, PvE 콘텐츠에 집중된 모습을 보여줬었는데, 이번 공성전 업데이트를 통해 본격적인 PvP 콘텐츠의 시대가 개막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미 다양한 서버 이벤트를 통해 다수의 유저가 몰리는 상황에서도 서버 지연 현상이나 서버 튕김 현상 등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등 서버 관리 차원에서 엔씨소프트의 뛰어난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한편, 이전부터 계속해서 공개했던 여성 드워프 캐릭터와 용사냥꾼 클래스를 풍요의 시대 업데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증폭되면서 풍요의 시대 업데이트는 리니지2M 발매 이후 큰 전환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대세 플랫폼에 맞춰가는 블레이드앤소울2
블레이드앤소울2 공식 로고
리니지 IP 만큼이나 엔씨소프트의 간판 IP가 된 블레이드앤소울이 PC 플랫폼에 그치지 않고, 모바일 플랫폼으로 후속작이 나온다.
이제까지의 모바일 게임 IP 사업이 원작 게임의 모바일 포팅에 그쳤다면, 엔씨소프트가 올 4분기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블레이드앤소울2는 PC MMORPG인 블레이드앤소울의 후속작을 모바일로 낸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기존에 있는 팬들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원작의 느낌을 살리면서 모바일에 최적화된다는 기본적인 틀을 고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블레이드앤소울2는 후속작이면서도 전혀 다른 플랫폼으로 서비스한다는 점에서 엔씨소프트 나름의 도전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배경에는 국내 MMORPG 시장이 위축되고 모바일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모바일 플랫폼을 더 친숙하게 여기는 이용자들이 등장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와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의 굵직한 IP를 보유하고 있지만, PC MMORPG에 익숙하지 않거나 잘 알지 못하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게임 시장의 개척 역시 하나의 중요한 과제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장르로의 도전 '퓨저'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도전 '퓨저'
기존 IP, 플랫폼과는 전혀 접점이 없는 새로운 도전도 눈에 띈다.
엔씨소프트는 리듬 게임 '락밴드'의 개발사 하모닉스와 손잡고 신개념 리듬 게임 '퓨저(Fuser)'의 제작에 착수했다. 엔씨소프트 공식 유튜브 채널과 퓨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됐으며, 2020년 가을 발매를 앞두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존 음악을 주제로 한 게임이 악보에 따른 노트 연주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면, 퓨저는 하모닉스의 대표작 '락밴드'와 마찬가지로 공연에 집중을 한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열광적인 무대의 DJ로 올라 다양한 음악을 선곡하고, 분위기에 맞는 디제잉을 하며 게임을 이끌어 나간다. 노트의 채보에 따라 정해진 플레이를 연주해야 했던 리듬 액션과 다르게 플레이어는 샘플링된 음악을 가지고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섞고, 즐길 수 있다. 상황에 맞춘 디제잉과 그에 따른 점수 확보, 그리고 자신만의 완성된 음악을 플레이어 간에 공유하며 즐기는 게임이다.
퓨저에는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의 곡을 포함해 팝, 랩/힙합, RB, 댄스, 록, 컨트리뮤직, 라틴/중남미 음악까지 100곡 이상의 다양한 장르 음악이 수록될 예정이다. 현재 공개된 유명 아티스트로는 빌리 아일리시와 이매진 드래곤스 등이 있다.
퓨저는 그동안 RPG 시장에서 활약한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이며, 플랫폼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올가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퓨저는 PC뿐만 아니라 PS4, X-BOX, 닌텐도 스위치로의 출시까지 목표로 잡혀있다. PC에 이어 모바일을 섭렵한 엔씨소프트의 콘솔로의 행보이기도 한 셈이다.
◆ 콘텐츠 융합은 계속된다 '스푼즈'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스푼즈 플래그십 스토어
한편, 엔씨소프트는 게임뿐만 아니라 '콘텐츠'에 대한 역량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과 아이온의 등장 캐릭터들에 영감을 얻어 개발한 엔씨소프트의 캐릭터 브랜드 '스푼즈'의 확장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스푼즈의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를 신사역 가로수길에 오픈한 데 이어 광고모델 '뉴이스트'와 컬래버레이션 콘텐츠 '늉튜브'를 공개하고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도 독보적인 콘텐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늉튜브는 뉴이스트 멤버들의 신입 PD 도전기를 담은 웹예능 콘텐츠로 늉튜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2일부터 총 5화에 걸쳐 방영한다. 또한, 최근 K-POP의 흥행에 발맞춰 컬래버레이션 음원 'Best Summer (with Spoonz)'를 공개하는 등 게임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 융합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도전은 2020년에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연타석 홈런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콘텐츠와 플랫폼으로 이용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특히나 올해는 모바일로 후속작을 내는 '블레이드앤소울2'와 콘솔 플랫폼 리듬 게임의 실험적 행보 '퓨저', K-POP과 접목한 캐릭터 브랜드 '스푼즈' 등 엔씨소프트의 행보에 좀 더 집중해야 할 듯 하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