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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 "내 게임으로 웃어주는 사람 많았으면" 보드게임 카운트업, 서진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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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서울보드게임페스타 한 켠에 마련된 '개인작가공간' = 게임조선 촬영

최근 보드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자신만의 보드게임을 개발하려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체적으로 제작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진흥원 등에서 제공하는 1인 창작자 지원 사업 등을 통해 좀 더 적극적으로 보드게임을 제작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검증되지 않은 보드게임이나 단순 카피를 한 보드게임이 범람하면서 오히려 창작 시장을 위축시키는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 국내에서 아마추어 작가들의 검증의 장으로 '비콘'을 들 수 있다. 피스크래프트가 주관하는 보드게임 개발자의 축제 비콘은 매년 비콘에 참여한 작가를 대상으로 어워드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보드게임 업계 관계자들 역시 비콘을 찾아 출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보드게임이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인 만큼 나름대로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올해 1위를 차지한 보드게임은 '카운트업'으로 숫자를 이용한 기발한 보드게임이다. 카운트업을 개발한 서진우 작가는 카운트업 이전에도 부산콘텐츠코리아랩의 도움을 받아 '조각보[설]'을 제작한 신예 작가다.

게임조선에서는 독창성 있는 보드게임을 꾸준히 내고 있는 서진우 작가를 만나 보드게임 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진우 작가의 대표작 '조각보[설]' = 게임조선 촬영

- 본인 소개 부탁한다.

본업은 디자인 쪽으로 일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구직활동을 하면서 다른 것을 배우고 있다. 취미로 보드게임을 제작 활동하고 있다. 보드게임을 시작한 지는 4년 정도 됐다. 원래부터 무언가에 빠지면 직접 만드는 걸 좋아하다 보니 보드게임도 창작 활동을 하게 됐다.

- 지금까지 만든 보드게임은 무엇이 있나?

일본에서 출시한 보드게임 '밤하늘 은하수'와 '조각보[설]', '카운트업' 3개이며 내년에 하나 더 낼 예정입니다. 내년에 나올 게임은 아마도 일본에 출시했던 밤하늘 은하수를 다시 손봐서 내놓는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펀딩을 진행할 것 같습니다.


최근 호평을 받은 '카운트업' = 게임조선 촬영

- 평소에 보드게임을 많이 하나?

게임을 원래 많이 즐겼다. 많이 즐기다 보면 시스템 같은 것을 많이 파악할 수 있어서 좋다. 진득하게 즐기기보다는 새로운 게임에 계속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덱빌딩이나 추상전략, 건조한 유로게임도 좋아하는데 가장 좋아하는 것은 퍼즐 게임인 것 같다. 사실 개발에 뛰어들게 된 계기도 퍼즐류 게임인 '우봉고 3D'였던 것 같다. 승패를 떠나 성취감, 뭔가 달성했을 때 성취감이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코드777 같은 경우 처음 접했을 때 심플하면서도 생각할 거리가 많아 좋았던 것 같다. 유로게임으로는 버건디의성이나 푸에르토리코, 그레이트웨스턴트레일 등 다양한 시스템이 어우러져 있으면서 충돌이 없는 게임을 좋아한다. 아그리콜라도 좋아하긴 하는데 너무 빡빡한 것 같아서 최근에는 안 하게 되더라.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발매 예정인 우봉고 3D = 다이브다이스 공식홈페이지 발췌

- 개발에 있어 영감은 어디서 얻나?

예전에는 만들고 싶은 게임, 만들고 싶은 시스템에 덧붙여 나갔다. 다른 게임을 하다 보면 이런 시스템이 있고 이렇게 변형하면 더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다. 

최근에는 개인 제작이다 보니 볼륨이 큰 게임을 만들기는 힘들고, 일본의 미니멀 게임처럼 적은 구성물로 게임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파우치 속에 담겨 있는 단촐한 컴포넌트가 특징 = 게임조선 촬영

- 조각보[설]은 볼륨이 컸던 것 같다.

조각보[설]은 부산콘텐츠코리아랩에서 보드게임 개발자 지원사업을 통해 발표PPT를 하고 선정돼 만들어졌다. 그러다 보니 좀 더 욕심을 내 만들 수 있었다. 관련 사업은 작년과 올해 모두 진행됐다. 내년은 언급이 없어서 아직 잘 모르겠다.

[관련기사: 한국형 퍼즐 보드게임, 크라우드펀딩 기대작 '조각보[설]']

- 비콘2019에서 카운트업이 수상을 했다.

비콘2019에서 카운트업이 어워드 1위를 수상했다. 

카운트업은 주변 반응부터 좋아 다행이었다. 처음부터 보드게이머가 아닌 사람도 웃고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었다. 허들도 낮춰서 제작을 했는데, 그게 잘 통한 건지 비콘에서도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


1위를 차지한 카운트업 = 비콘2019 홈페이지 발췌

물론 단점도 있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다 보니 이미 숫자를 적고 난 시점에서 점수가 결정이 나는 느낌이라거나 지나치게 반복적인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룰 설명이 조금 난해한 편이라 어떻게 풀어나갈지 아직까지도 고민하고 있다.

[관련기사: 비콘2019 어워드 수상작, 숫자로 즐기는 '카운트업']

- 디자인은 어떻게?

카운트업은 직접 디자인했다. 독학으로 하는 거다 보니 많이 힘들었다. 밤하늘 은하수 역시 카드를 직접 제작했었다. 그런 부분을 직접 하지 않을 경우 다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인데다, 개인 보드게임 개발이 투자한 만큼 벌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보니 직접 할 수밖에 없었다.

- 테스트 피드백은 어떻게 진행하나?

부산에 게임을 제작하는 분들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고 게임을 플레이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가끔 일반 모임에 나가서 플레이하는 것을 지켜보기도 한다. 피드백을 직접 받는다기보다 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어떻게 게임이 돌아가는지, 어떤 상황에서 텐션이 떨어지는지 3자 입장에서 보고 게임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 마지막으로 보드게임 개발자로서 한 말씀 부탁드린다.

개인적으로 처음 게임을 만들었을 때, 수익보다는 뭐랄까 이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 내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 웃어주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것을 목표로 했다. 지금도 거기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내가 만든 게임을 즐겨주면서 여기에 시간을 쓴 것에 대해 '아깝지 않았다'라고 생각해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또 내년에 나올 게임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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