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라이더 개발의 중추를 맡고 있는 조재윤 리더(왼쪽)와 박훈 디렉터(오르쪽) = 넥슨 제공
2016년 지스타에서 발표했던 '카트라이더'의 리마스터 프로젝트가 실체를 드러냈다.
넥슨은 최근 영국 런던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진행한 XBox 글로벌 팬 페스티벌 X019에서 첫 글로벌 멀티 플랫폼 프로젝트이자 카트라이더의 후속작인 '카트라이더:드리프트'를 처음 공개했다.
카트라이더:드리프트는 언리얼 엔진4로 개발 중인 캐주얼 카트레이싱게임으로 고해상도 그래픽과 HDR 기술로 생동감 넘치는 주행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넥슨 게임에서는 최초로 글로벌 서비스와 PC-XBOX의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밝혀져 많은 화제가 된 바 있다.
넥슨은 왜 이런 대형 프로젝트의 시작점을 '카트라이더'로 삼았고 카트라이더 팀은 어떤 과정을 거쳐 게임 개발에 임했으며 그렇게 만들어진 카트라이더:드리프트는 과연 어떤 작품일까?
게임조선에서는 카트라이더:드리프트의 개발을 담당한 박훈 카트라이더 디렉터와 조재윤 라이브 서비스 리더를 만나보았다.
Q. 본 작품의 이름이 카트라이더:드리프트인 이유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나?
박훈 디렉터: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개발을 하고 있는데 카트라이더 IP가 동양에는 익숙하지만 서양에서는 그렇지 않아 서브타이틀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카트라이더를 대표하는 키워드인 '드리프트'를 매칭했다. 이 게임을 한 번도 플레이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드리프트가 핵심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내부에서는 '카트라이더2'가 어떠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원작을 글로벌 서비스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수가 아닌가 생각했다.
카트라이더:드리프트를 직접 플레이하며 간단한 브리핑을 진행 중인 모습 = 넥슨 제공
Q. 카트라이더:드리프트의 개발 콘셉트는 무엇인가?
박훈 디렉터: 계승과 발전이다. 기존의 감각은 그대로 가져가되 추가되는 콘텐츠로 발전을 꾀했다. 카트 레이싱이라는 범주 안에서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볼 생각이다.
원작은 아시아권 드리프트는 글로벌을 겨냥하고 있는 타이틀인데 글로벌 인지도가 높지는 않다 보니 아시아에서는 기존에 경험할 수 없는 것을, 글로벌에서는 처음 만나보는 것들로 새로움을 제공하려고 한다.
Q. 카트라이더의 간판 캐릭터인 다오와 배찌의 모습이 변한 것 같다. 어떻게 변했고 왜 변했는지 이유를 알려줄 수 있나?
박훈 디렉터: 가장 큰 변화는 캐릭터의 등신대가 바뀌고 입이 추가된 것이다. 카트라이더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설문조사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온 의견이 캐릭터의 표정에 큰 변화가 없어 다소 무미건조하고 단조롭게 보인다는 평가였는데 조금 더 구체적인 감정 표현을 위해 변화를 줬다.
한편 함께 등신대를 수정한 배찌는 감정 기복이 크지 않다는 캐릭터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입을 그렸지만 크지 않게 했다. 물론 이런 식으로 카트라이더의 간판캐릭터에 변화를 줘가며 좋은 인상을 주고 싶었는데 우리 노력과는 달리 서구권에서는 개성이 강한 브로디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조재윤 리더: 캐릭터의 등급은 일반, 고급, 희귀, 에픽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캐릭터별로 다양한 스킨이 존재해 취향에 따라 바꿔 쓸 수 있다. 스킨은 시즌패스로 획득하게 되므로 랜덤 뽑기는 들어가지 않는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캐릭터간의 성능차는 없지만 개성을 강조하기 위한 다양한 승리 모션이 들어간다.
이목구비가 명확히 구분되어 감정 표현이 확실해진 다오 = 넥슨 제공
강렬한 개성으로 서구권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한 '브로디' = 넥슨 제공
Q. 캐릭터 획득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
박훈 디렉터: 기본적으로 디폴트 캐릭터는 따로 과금 없이 인게임에서 타임어택, 플레이 횟수 등의 업적만 달성한다면 모두 얻을 수 있다. 단, 높은 등급의 캐릭터는 당연히 업적 달성의 난이도가 어렵게 설계될 것이다. 아마 콜라보와 같은 특수한 캐릭터는 따로 판매될 가능성이 있다.
Q. 업적 시스템에 대해 언급했는데 그 볼륨은 어느 정도인가?
박훈 디렉터: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콘솔게임처럼 얼마나 오래 게임을 했는지, 얼마나 게임을 잘하는지, 얼마나 게임을 이상하게 플레이하는지 분야를 나눠 제공할 것이다.
원작의 엠블럼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며 실제로 원작의 엠블럼에 대응하는 업적도 카트라이더:드리프트에 추가될 예정이다.
Q. 주요 카트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것들이 추가될 예정인가?
박훈 디렉터: 카트는 원작의 연습카트와 5대 시그니쳐 시리즈인 코튼, 솔리드, 버스트, 세이버, 마라톤을 포함하여 루루, 노르딕 등 다양한 인기 카트와 드리프트 오리지널 카트가 추가될 예정이다.
일부 카트는 휠, 사이드, 범퍼, 부스터 등 파트별로 세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며 나중에는 드리프트에서 발생하는 스키드 마크에도 변화를 줄 예정이다. 또한 차체의 색깔도 변경할 수 있다. 데칼을 추가하는 것 외에도 파트별로 색깔을 바꿀 수 있으며 이렇게 완성한 고유 커스터마이징은 다른 유저와 공유할 수 있다.
조재윤 리더: 같은 카트라도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 카트라이더:드리프트의 장점이다. 다만 이번 CBT는 주행 테스트에 중점을 두고 있어 실제로 이 기능을 만나보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
누구나 알고 있는 5대 시리즈 카트는 물론 = 넥슨 제공
개그콘셉트 카트인 거북이, 루루비데 등도 여전하다 = 넥슨 제공
Q. 각 카트의 성능 차이는 어떻게 되는가?
박훈 디렉터: 원작처럼 세이버가 코너링, 솔리드가 차체 힘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등 특색은 살리되 R4, PRO와 같이 엔진 세대에 따라 성능차는 있어도 같은 세대에서는 능력치 총합을 모두 같게 배분할 예정이다. 카트라이더:드리프트는 P2W을 지양한다.
Q. 게임 엔진이 바뀌는데 주행 중에 충돌로 인한 차체 찌그러짐 등이 구현될 예정인가?
조재윤 리더: 본 게임은 캐주얼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가볍고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당 내용을 따로 반영하지는 않았다.
Q. 간단하게 즐길 수 있다고 했는데 매칭 방식과 시간은 어떻게 되는가?
박훈 디렉터: 기존의 카트는 들어가서 레디하고 비매너나 잠수 유저를 강퇴하고 맵 고르고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같이 게임을 할 친구와 파티를 맺거나 혼자 매칭을 돌리면 10초 내외로 게임을 시작할수 있다. 물론 기존의 커스텀 게임도 문제 없다.
경기 방식 고르고 맵 고르면 게임 준비 끝 = 넥슨 제공
Q. 주행감각은 원작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박훈 디렉터: 기본적으로 PC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개발 목표가 현재 원작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별 문제 없이 따라갈 수 있게 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현재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을 초청하여 수시로 FGT를 진행하여 게임을 다듬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다행스럽게도 프로 선수들은 원작과 큰 차이를 없다고 답해줬다.
조재윤 리더: 이번에 CBT를 진행하는 것은 코어 유저뿐만 아니라 모든 유저들의 의견을 듣고 그 주행감각을 더욱 원작에 가깝게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다양한 캐릭터와 카트, 커스터마이징을 이번에 제공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선택의 일환이다.
Q. 같이 기존 카트라이더의 버그성 플레이는 어떻게 할 것이가?
조재윤 리더: 사실 톡톡이와 같은 테크닉은 제작진이 의도하지 않아 '버그성 플레이'라고 흔히들 칭할 뿐이지 물리엔진의 허점을 뚫고 들어가는 치명적인 문제는 없기 때문에 굳이 고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는 요소가 아니라면 게임의 재미를 차지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그대로 넘어올 예정이다.
박훈 디렉터: 다만 이런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는 유저와 구사할 수 없는 유저의 간극에 대해 우려들 하실텐데 그런 부분은 별도의 매칭 시스템을 통해 걸러낼 것이다.
이미 카트라이더에서도 많은 유저들이 이런 테크닉을 서로 공유하고 교육 영상을 만들어 배포하는 등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다.
Q. 크로스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한 콘솔로 엑스박스를 고른 이유가 궁금하다
박훈 디렉터: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아시아 권역에서는 카트라이더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서구권에는 기반이 하나도 없었다는 약점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결국엔 사업이다 보니 보급율을 높이기 위해 서구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디바이스인 엑스박스를 택했다.
MS의 지원도 있었기에 우선순위를 XBOX, PC로 둔 것일뿐이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MS의 네트워크와 인지도가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맥, 모바일, 클라우드를 포함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쓰는 모든 플랫폼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플랫폼 확장에 대한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고 있다.
플랫폼 확장에 대한 계획을 이야기하는 박훈 디렉터 = 게임조선 촬영
Q. MS의 정책은 윈도우즈 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강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박훈 디렉터: 최근 MS의 정책이 바뀌면서 굳이 윈도우즈 스토어를 거쳐갈 필요는 없어졌다.
Q. 4K플레이를 지원하는데 항상 60프레임을 유지할 수 있을까?
박훈 디렉터: 당연히 가능하다. 카트라이더:드리프트는 렌더링이 그렇게까지 세밀하지 않아 무리가 가는 사양은 아니다.
다만 서구권을 고려한 MS의 요청 때문에 한 스크린에서 다인 플레이가 가능한 모드를 개발했는데 이 부분은 아직까지 프레임 유지가 완벽하지 않아 조금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콘솔은 스펙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프레임을 고정시키는 것이 나은 편이다.
더욱 발전한 렌더링과 텍스쳐로 무장한 카트라이더를 60FPS로 즐길 수 있다 = 넥슨 제공
Q. 4K는 기술적으로 물리적인 지연시간과 네트워크를 거쳐가는 과정에서 추가 지연시간이 발생할텐데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박훈 디렉터: P2P가 아닌 단일 서버가 모든 것을 통제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까지는 한정된 인원만을 수용하는 테스트 환경 하에서의 일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다수의 유저가 한꺼번에 플레이했을때 서버가 이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지를 봐야하므로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본다.
그래도 우리가 서비스한 시간이 15년에 가깝고 1/1000초에 가까운 상황을 많이 만나봤기 때문에 충분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충분히 대응하고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Q. 국내는 레이싱 게임의 명맥이 사실상 끊어진 상태인데 카트라이더를 굳이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박훈 디렉터: 글로벌 서비스는 당연한 들어가야하는 절차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플랫폼의 경계에 구애받지 않고 글로벌 서비스로 성공하기위해서 시작점은 비교적 가벼운 캐주얼 게임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세였는데 따지고 보니 우리 팀은 레이시티, 카트라이더 등 레이싱 게임만 줄곧 만들어왔기 때문에 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해보니 카트라이더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서구권에서는 여전히 마리오 카트, 팀 소닉 레이싱 등 카트 레이싱 게임에 대한 수요가 높아 시장 상황이 우리에게 웃어주고 있어 결과적으로는 괜찮은 선택이 됐다.
Q. X019 행사 당시 현장 반응은 어떠했는가?
박훈 디렉터: 걱정이 좀 많았다. 레이싱의 본고장인 런던에서 이를 처음 공개하는 게 굉장히 부담스러웠는데 하필이면 또 MS가 무대 오른쪽 가장 좋은 자리에 우리를 배정해줬다. 그런데 트레일러가 나오고 행사 기간 내내 반응이 매우 좋았다. 줄이 너무 길어서 통제가 필요할 정도였다.
조재윤 리더: 재미있는건 첫 날 이후 튜토리얼을 생략해도 아무런 잡음이 없었다는 점이다. 다들 적응력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캐주얼한 게임성 때문에 어린이 플레이어들도 곧잘 따라가는 게 인상적이었다.
Q. 시연 버전을 보니 메이플스토리의 핑크빈, 루시드가 있는데 넥슨의 타 게임 캐릭터도 등장시킬 예정인가?
조재윤 리더: 카트라이더는 기본적으로 멀티 유니버스라는 설정이 있기 때문에 옆동네 친구 불러오듯이 메이플스토리 외에도 다른 게임 캐릭터가 충분히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넥슨 외에는 헬로 키티나 트랜스포머, 코카콜라 처럼 전작에서 등장한 콜라보레이션 캐릭터도 나올 수 있다.
Q.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조재윤 리더: 기본적으로 플레이는 무료이며 주된 과금모델은 시즌패스가 될 것이다. BMW, 미니 등의 특별한 콜라보레이션은 라이센스 비용 배분 문제 때문에 시즌패스가 아닌 단품으로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
시즌패스의 주요 가성품은 카트, 스킨 등의 꾸미기 요소뿐이며 시즌패스의 출시 주기는 2개월에서 3개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이는 재량껏 좁아질수도 늘어질수도 있지만 계절의 변화를 따라가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카트의 색을 바꾸는 것은 물론 = 넥슨 제공
같은 카트라도 부위에 따라 다른 부품을 끼워넣을 수 있다 = 넥슨 제공
Q. 레이싱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건 얼마나 오래 서비스를 지속할수 있는지인데 출시 이후 로드맵은 어떻게 되는가?
박훈 디렉터: 카트라이더의 전략은 '사이드게임'이다.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실력이 늘지 않아 스트레스가 쌓이는게 레이싱 게임의 특징인데 우리는 그래서 한 게임만 계속 파고드는 것을 강요하지 않고 있다.
PC유저라면 LOL을 하다가 XBOX유저는 GOW하다가 시간이 나면 쉬어가는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한 발 물러서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 카트라이더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이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쉽게 접근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콘텐츠로 유저들을 붙잡을 생각이다. 짧게 플레이하는 그 한판 한판의 플레이에서 충실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조재윤 리더: 한편으로는 글로벌 매칭이라는 점도 어느정도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가 유저 표기에 대해서는 스팀처럼 따로 국기를 다는 식의 방침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닉네임만 보면 상대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얼추 알 수 있을테니 말이다.
Q. 컨트롤러에 따른 플레이어 수준에 편차가 클 것 같은데 매칭 제한은 따로 둘 생각인가?
조재윤 리더: XBOX에서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게임은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플랫폼끼리 매칭되지 않도록 하는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따로 제한을 걸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는 플랫폼과 상관없이 실력이 평준화할 수 있게 게임을 만들고 있다. 다만 조작 방법에 따라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해서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하는 조작 방식에 따라 매칭을 달리 잡아줄 생각은 있다.
Q. 커스텀 맵 제작 기능이 지원되는가?
박훈 디렉터: 로드맵에 있긴 하지만 첫 단계는 데칼을 붙이는 정도의 간단한 변화고 오버워치의 실험실처럼 룰을 창조하는 것이 다음 단계이며 종국에는 슈퍼 마리오 메이커처럼 맵 자체를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만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장담할 수 없다.
Q. 언리얼4엔진을 레이싱 게임에서 보기 힘든데 개발 과정에서 특별히 어려운 점이 있었나?
박훈 디렉터: 딱히 레이싱 장르라고 해서 언리얼4엔진을 다루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포트나이트 때문인지 언리얼4는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크로스 플랫폼이라서 XBOX용으로 빌드를 재구성하는 과정이 골치 아팠다. 아는 것이 전혀 없어 맨땅에 헤딩하듯이 프로토타입 엑스박스 모델을 구비하고 개발을 했다. 처음에는 프로토타입 모델을 켜는법도 몰라서 헤맸다.(웃음)
그래도 그만큼 열과 성을 바쳐 개발을 하고 있었기에 XBOX기술을 배우기 위해 해외 출장을 나갈때마다 수도 없이 비공개 테스트를 주선했고 이를 통해 캐릭터와 콘텐츠를 엄선할 수 있었다.
조재윤 리더: 돌아가거나 쉽게 가는 길은 없다. 정해진 길을 밟으며 천천히 한걸음씩 계단을 오르는 것이다.
카트라이더:드리프트에서 도입한 '타임어택'은 유저의 주행기록을 반영하는 신기술이 들어갔다 = 넥슨 제공
Q. 카트라이더와 병행 개발을 진행 중인 것 같은데 현재 개발 팀은 어떻게 배분되어 있나?
박훈 디렉터: 카트라이더 팀에서도 원작을 서비스하는 라이브 팀과 드리프트 팀이 분할되어 있다. 각 팀원은 밸런싱이나 플레이 감각에 대한 능력이 좋거나 신기술 도입, 실험적인 콘텐츠 제작에 대한 창의성과 같이 각각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Q. 수집한 플레이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하는가?
조재윤 리더: 앞서 말한 매칭 시스템 외에도 타임어택 모드의 '섀도우'가 온라인 유저의 실전 데이터를 반영한 것이다. 주행궤적을 포함한 모든 유저의 모든 데이터가 기록된다.
특정 유저의 데이터를 불러와 섀도우로 플레이하는 것도 준비 중이지만 적용 시점은 아직 미정이다.
Q. 출시시기는 언제로 예정하고 있는지?
박훈 디렉터: 아직 정하지 못했다. 주행감이 안잡히면 이 게임은 출시를 할 수 없다. 15년째 카트라이더를 사랑해주고 있는 유저들을 만족하지 못한다면 출시해도 의미가 없다.
이미 게임 모양새는 거의 다 만들어 놨고 기준점을 넘겼기에 X019에서 선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조재윤 리더: 15년을 플레이한 유저들의 니즈나 기준점은 엄격하다. 이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면 글로벌에서 결코 성공할 수 없기 떄문에 이 눈높이를 검증하는 것이 이번 CBT고 여기서 자신감을 얻으면 비로소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을 것이다.
주행감이 완벽하게 다듬어지기 전까지 카트라이더:드리프트를 출시할 수 없다고 하는 조재윤 리더 = 게임조선 촬영
Q. 기존 카트라이더와는 병행 서비스할 것인지 아니면 아예 유저층 이동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박훈 디렉터: 이 또한 정해진 내용은 하나도 없다. 다만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조금 더 완성형에 가까운 카트라이더를 선보이는 것일 뿐 유저들이 움직이도록 강제할 생각은 없다.
Q. 유저들의 반응을 크게 의식하는 것 같다.
박훈 디렉터: 최근 카트라이더가 보여준 행보를 보면 유저와의 소통하며 접점이 넓어졌고 많은 부분이 개선되며 좋은 평을 듣게 됐다. 게임은 원래 그렇게 만들어야하고. 그게 옳은 것이다.
조재윤 리더: 한국유저와 글로벌 유저의 모든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기는 힘들겠지만 보편적인 재미를 갖추는 선은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 선에 맞춰 게임을 만들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무작정 받아들이기기보다는 수집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게임을 만들것이다.
Q. 카트라이더:드리프트에서 이스포츠 사업은 어떻게 전개할 생각인가?
조재윤 리더: 카트라이더도 글로벌 대회에 대한 욕구는 충분히 있지만 현재 개발 단계에 있고 론칭 후 일정 수 이상의 유저가 확보되지 않으면 이스포츠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은 그랑프리, 옵저버 등의 옵션만 구상하고 있는 단계다.
박훈 디렉터: 원작은 라이브 서비스를 진행하는 15년 동안 충분한 선수풀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래도 X019 현장에서
게임을 시연하던 문호준, 박인수 선수가 치열하게 몸싸움을 하며 경주할 때 주변에서 탄성이 나오는 것을 보고 어느정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포레스트 통나무에서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는 플레이어들 = 넥슨 제공
Q. CBT도 정식 서비스처럼 글로벌 매칭이 지원되는 것인가?
조재윤 리더: CBT 또한 기본적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지원할 것이다. 다만 무조건 외국 유저랑 매칭을 하기보다는 핑에 따른 레이턴시를 기준으로 플레이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주변의 다양한 나라 유저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설정할 것이다.
Q. 최종적인 목표는?
박훈 디렉터: 우리가 콘솔 업계에서는 후발 주자고 입문하는 단계에 있지만 일단 국내에서 크로스 플랫폼으로 게임을 출시한다는 독보적인 포지션에 의의를 두고 있다. 때문에 일단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팀과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Q. 마지막 한마디를 남긴다면?
박훈 디렉터: 다들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시어머니처럼 보시는 분도 있고 새 게임을 기다리며 기대하는 분들도 많은데 오랜만에 돌아오신 분들은 추억을 되살릴 수 있고 이미 하고 계시던 분들은 기존과 다른 것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결국 게임은 유저가 만드는 것이고 이를 따라는 것이 제작팀의 일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기 떄문에 최대한 많이 플레이하고 쓴소리도 해서 카트라이더:드리프트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
조재윤 리더: 오래 서비스를 했기 때문에 다들 한 번 씩은 플레이했겠지만 이번에는 최대한 많은 분들이 직접 플레이하고 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좋겠다. 전세계 유저들이 해주는 많은 이야기가 궁극적으로는 이 게임을 완성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특히 보는 것과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비판을 하더라도 보기만 하는 선에서 그치지 말고 한 번 꼭 플레이하시고 솔직하게 말해주셨으면 좋겠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