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삶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우리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또 그것을 통해 먹고 살 수 있길 희망합니다. 이 '먹고 사는 일'은 우리의 삶과 꿈, 행복 등 거의 모든 것들을 관통하는 만큼 무엇을 정말 좋아하고 원하는지, 또 잘할 수 있는지, 적성에 맞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그 가운데 누군가는 '게임 업계' 취업을 희망하고 있을 것입니다. 취업 시장의 문이 갈수록 좁아지는 이 시기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 업계 취업준비생을 위해 게임업체에 어떤 직군이 있고 무슨 일을 하는지, 해당 직군에는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등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편집자 주>
■ 게임업계 직군 소개(13) 스토리 작가 - 라이언 베르니에르 라이엇게임즈 챔피언 팀 리드 작가
라이언 베르니에르 라이엇게임즈 챔피언 팀 리드 작가(38).
"자신감은 기본…하나의 게임 시나리오를 완벽하게 맺음질 수 있어야"
게임 개발 과정에서 스토리는 매우 중요하다. 잘 짜여진 스토리는 어떤 것보다도 게임의 깊이를 더해주고 이용자의 몰입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RPG(역할수행게임)나 어드벤쳐 게임 장르의 스토리는 전체 이야기의 흐름에 집중하는 반면, 최근 유행하는 MOBA(다중접속대전) 장르의 스토리는 각 챔피언의 인격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강하다.
8년간 인기 리에 서비스 중인 온라인 MOBA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를 개발한 라이엇게임즈에도 스토리 작가가 있다.
라이언 베르니에르(38) 라이엇게임즈 챔피언 팀 리드 작가는 '이브온라인' '월드오브다크니스' 등을 제작한 CCP게임즈를 거쳐 2013년 라이엇게임즈에 입사했다. 그는 수많은 스토리 작가들과 함께 LoL의 룬테라 세계를 구성할 특색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탄탄하고 잊지 못할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그의 디자인 철학이다.
라이언은 게임 캐릭터의 스토리 작가를 가리켜 이용자들을 게임 세상 속으로 유혹하는 직군이라고 소개했다.
"게임 캐릭터는 이용자를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해요. 이름부터 출신지, 무기에 이르기까지 캐릭터의 모든 것이 궁금증을 유발해야 이용자들이 흥미를 가지게 됩니다. 라이엇게임즈 스토리 팀의 역할은 이용자들을 LoL 세계로 유혹하는 것입니다."
라이언 작가는 다수의 LoL 챔피언들에게 매력적인 스토리를 선사했다. 최근 추가된 '바드'와 '진' '카밀' 등은 그가 스토리 작업에 참여한 챔피언들이다.
실제로 '바드'는 영겁을 떠도는 신적인 존재, '진'은 아이오니아 감옥에서 탈옥한 살인마, '카밀'은 마법공학 병기로 개조된 필트오버의 정예요원이라는 인상적인 스토리 라인을 지니고 있다.
"LoL의 스토리 작가는 각각의 챔피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데 최선을 다합니다. 특히 챔피언의 인게임 음성이나 대사는 우리의 노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으로, 들어보시면 챔피언의 매력 속으로 빠지게 될 겁니다."
LoL의 챔피언은 총 100여명에 가까운 라이엇게임즈 직원들의 참여로 만들어진다. 초기에는 다양한 직군의 인원들이 그룹을 나눠 회의를 한다.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는 과정에서 상당한 충돌이 있지만 적절한 의견을 수렴해 챔피언의 방향을 결정한다. 방향이 결정되면 게임 디자이너와 컨셉 아티스트, 스토리 작가의 3자 협업으로 하나의 LoL 챔피언이 최종 완성된다.
"LoL은 게임 플레이가 최우선 과제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흥미로운 게임 플레이를 만드려면 게임을 꾸며주는 요소들 역시 명품이어야 하죠. 우리의 역할은 아트와 사운드, 스토리를 맛깔나는 챔피언 테마로 결합하는 과정입니다."
라이언 작가가 게임회사 스토리 작가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소양은 완성도다. 실제로 라이엇게임즈도 하나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끝낼 수 있는 작가를 우선 채용하고 있다.
"과도한 업무로도 비춰질 수 있지만 스토리 작가에겐 작품을 맺음질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면 점점 스토리 구축에 관해 자신감을 갖게 되거든요."
스토리 작가는 완성된 작품을 지인이나 동료들에게 당당히 소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라이언 작가는 본인이 쓰는 스토리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이를 실제 내용에 반영할 수 있어야 스토리 작가로써 발전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게임회사 스토리 작가를 꿈꾸는 취준생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라이언 작가는 저명한 작가 닐 게이먼의 문장인 '글쟁이는 글을 쓴다(Writers write)'라는 말로 답변했다. 글을 많이 써봐야 작문 솜씨가 늘고, 스토리 작가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