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꾸준히 기술을 개발하는 게 우리의 의무다."
윤송이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사장이 1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에서 '인간을 위한 디지털 기술과 비영리 재단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윤송이 이사장은 지난 2012년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설립 이후 장애인이 직면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주요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로 의사소통에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지원하는 공익 소프트웨어인 '나의 AAC' 개발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윤 이사장은 "인간을 위한 기술 개발은 필요하지만 기업과 정부는 시장성과 재정문제로 쉽사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엔씨소프트문화재단과 같은 비영리 재단이 인간을 위한 기술 개발에 분야를 정해 나서보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장애인 수는 약 250만명으로 하나의 카테고리로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장애 유형도 다양하다"면서 "이중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의사소통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고 '나의 ACC'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AAC(보완대체의사소통)는 국내에서 생소한 개념으로 말과 글 이외의 의사소통 방법을 일컫는다. 엔씨문화재단에서 만든 '나의 AAC'는 기존의 말이나 글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대체적인 방식으로 의사소통의 기회를 주고 나아가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엔씨문화재단은 2014년 태블릿 PC 기반의 '나의 첫 AAC'를 시작으로 2015년에 사용 경험과 장애 정도, 나이에 따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기반의 '나의 AAC' 기초·아동·일반 등을 출시했다. 올해 4월에는 PC에서도 사용 가능한 '나의 ACC'를 선보였다. 이들 5종의 한국어 ACC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엔씨문화재단은 나의 AAC를 더욱 효과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정부기관 및 학술단체, 각종 비영리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최근에도 국립특수교육원과 '보조공학' 공동 개발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윤 이사장은 "자신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단의 의사소통 지원 기술 개발 노하우와 정부기관의 풍부한 정책 경험이 잘 결합된다면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끝으로 그는 "인간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기술이 완전하지 않은 것"이라는 휴 허 MIT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의지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꾸준히 기술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csage82@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