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분량은?: 두 번째 보스 쌍둥이 처치

​간단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턴제 로그라이트 '쇼군 쇼다운'이 정식 출시 되었습니다. 앞서 해보기로 출시된지 약 1년 반만에 돌아온 쇼군 쇼다운은 변함없이 독특한 게임성을 자랑합니다.

​쇼군 쇼다운의 주인공이 된 게이머는 대나무 숲에서 시작해 강적들을 물리치며 마지막엔 쇼군을 쓰러트려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한 턴에 한 칸씩 이동하거나 방향을 전환하고, 공격 타일을 쌓아 적들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그렇게 모든 적을 쓰러트리면 다음 스테이지로 나갈 수 있습니다.

​스테이지 진행 중 체력을 모두 소모하면 첫 스테이지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지만, 그동안 모은 해골로 새로운 타일을 구매하거나 보스를 쓰러트리면서 해금된 새로운 캐릭터로 이전보다 좀 더 수월하게 적들을 물리칠 수 있죠. 이러한 요소는 다른 로그라이트 게임들이 그러하듯 게임을 계속하게되는 목표가 되어줍니다.

각 스테이지는 여러 적들이 동시에 등장하는 웨이브로 구성되었습니다. 웨이브를 모두 물리치면 다음 스테이지로 전진하고, 그렇게 마지막까지 전진하면 보스를 만나게 되는 것이죠.

​웨이브로 등장하는 적들은 게이머와 마찬가지로 한 턴에 한 가지 행동만 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한 칸 물러나면 적은 나를 공격하기 위해 한 칸 전진하고, 내가 뒤를 돌아보면 적은 공격을 준비하는 식이죠. 대신 공격 우선권은 대부분 게이머에게 있어 적과 같은 턴에 공격을 시도할 경우 게이머가 먼저 공격하게 됩니다. 이를 이용해 나는 피해를 입지 않고 일방적으로 적들을 공격할 수도 있죠.

​보스급 적들은 보스답게 무작위 칸에 적을 소환하거나 양쪽에서 협공하는 등 일반 적보다 강력한 능력으로 게이머를 압박합니다. 물론 보스들 역시 턴이라는 시스템을 넘어설 수 없어 소환에 대비해 광역 공격을 준비하고, 협공을 견디기 위해 보호 스킬이나 소비 아이템을 사용하는 식으로 공략할 수 있습니다. 적과 턴을 주고받으며 싸우는 이 방식은 마치 전투에서 합을 주고받는 일기토를 떠올리게 만들죠. 

스테이지를 넘어 새로운 지역에 발을 들일 때마다 적들은 더욱 강해집니다. 게이머 역시 적들을 물리치며 얻은 재화로 공격 타일을 새로 구입하고 강화하면서 강해져야 합니다.

​공격 타일은 전투 보상으로 획득하거나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이렇게 얻은 공격 타일을 업그레이드해 공격력을 높이거나 재사용 대기시간을 낮출 수 있습니다. 로그라이트 게임답게 모든 과정을 무작위에 가깝지만, 무작위 변경 등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타일이나 효과를 노릴 수 있습니다.

​각 공격 타일은 캐릭터처럼 고유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본 캐릭터 방랑자가 처음 들고 있는 공격 타일 '소용돌이'는 주면 1칸에 있는 적을 동시에 공격하며, '화살'의 경우 바라보는 방향으로 발사해 첫 번째 적에게 피해를 입힙니다. 좋은 성능을 가진 공격 타일은 그만큼 재사용 대기 시간도 길고, 단순한 무기도 업그레이드로 추가 효과를 붙일 수 있어 매 순간 어떤 공격 타일이 자신이 만드는 빌드에 어울릴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쇼군 쇼다운은 한 턴에 한 번씩 움직이는 간단한 조작 방식에 마치 잘 만든 액션 게임처럼 합을 겨루는 전투를 제공해 적당한 긴장감과 짜릿한 성취감을 선사합니다. 무기 밸런스나 난이도 조절은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큰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는 로그라이트 게임이란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로그라이크나 로그라이트를 좋아하지만 소위 '억까'에 지친 게이머에게 잘 어울리는 게임이 될 것 같네요.

​개발사는 9월  6일 정식 출시와 함께 신규 캐릭터, 신규 지역, 신규 타일과 스킬 등 신규 콘텐츠를 추가했습니다.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란 평가가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