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니지3’ 핵심기술 유출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확산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진통이 예상된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초 ‘리니지3’의 정보 유출과 관련한 형사소송을 진행한 데 이어 최근 민사소송까지 진행하자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6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리니지3’의 개발정보 및 영업비밀을 유출했다며, 당시 개발 책임자였던 박모씨와 팀원 등을 상대로 65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엔씨소프트는 소장에서 “2008년 출시를 목표로 272억원의 개발비와 200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리니지3’를 개발 중이었는데 이 사업의 책임자였던 박모씨가 팀원과 함께 집단 퇴사한 뒤 새로운 회사를 차릴 목적으로 회사 몰래 일본의 경쟁사 등 투자자와 접촉하고 정보를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 지나친 처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기존 소송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굳이 민사소송까지 진행해야만 했냐는 것이다.
더욱이 전 개발 책임자였던 박모씨와 팀원들이 퇴사한 후 올해 5월 첫 타이틀인 ‘프로젝트 S1’을 공개할 때만 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정작 이 게임이 NHN과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할 조짐을 보이자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기술 유출을 이유로 지난해 ‘리니지3’ 전 개발 책임자였던 박모씨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지만 법원에 의해 구속영장이 기각된 바 있다.
또한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가리켜 엔씨소프트가 중소 개발사와의 상생 보다 독자노선을 선택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맞물려 재해석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수년간 추진했던 퍼블리싱 사업 강화 전략을 자사 개발작 중심의 독자노선으로 대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 뿐더러 최근 단행한 대규모 경력사원 공개 채용이 중소 개발사에게 위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소송이 엔씨소프트 측에 불리하게 끝날 경우 신생 개발사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역으로 전 개발 책임자였던 박모씨 등에 잘못이 인정될 경우 거액의 손해배상과 함께 기술 유출 파문의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여 소송을 둘러싼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일과 관련해 법원에서 판결하겠지만 어떻게 결정이 나든 양측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누군가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할 듯 싶다”며 “그래도 한때 같은 식구였던 사람들끼리 원수처럼 지내는 모습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shaii@chosun.com] [www.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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