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게임즈(대표 윤상규)와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명암이 엇갈렸다.
지난 15일 올 1분기 성적표를 나란히 공개한 두 회사는 각각 '어닝 서프라이즈',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냈다. 게임업계 다크호스로 떠오른 네오위즈가 매출과 이익 등 면에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업계 맏형 격인 엔씨소프트는 각종 지표가 일제히 급감, 희비가 교차한 것.
그러나 증권가가 바라본 두 회사의 미래는 하나같이 이번 1분기 실적과 정반대였다. 사상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한 네오위즈에 어두운 전망을, 엔씨소프트 측에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것. 이는 어떤 의미일까.
네오위즈게임즈는 올 1분기 1,972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358억원, 당기순이익 281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의 실적은 매출 1,412억원, 영업이익 137억원, 당기순이익 124억원을 기록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중국에서 대박신화를 기록한 '크로스파이어'를 무기삼아 최근 몇 년 새 급성장을 일궈냈다. 업계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던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NHN한게임, CJ E&M 넷마블 등을 큰 폭으로 따돌리고 지난해부터 업계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개발명가 엔씨소프트는 '아이온' 이후 신작을 내놓지 못한데다가 해외매출까지 급격히 감소하면서 업계 4위에 이름을 올리는 데 그쳤다.
◆ 업계 2위 네오위즈 '불안불안'
15일 이 같은 결과치가 공개되자 다음날 증권가에서는 이들 기업의 실적을 기반으로 한 기업보고서가 앞 다퉈 발표됐다. 눈에 띄는 점은 업계 2위인 네오위즈게임즈와 4위인 엔씨소프트에 대한 향후 전망.
'피파온라인' 시리즈와 '크로스파이어' 등 재계약 이슈가 해결되지 않아 실적이나 주가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것.
KB투자증권의 최훈 애널리스트는 "올해 전체 예상매출액에서 13.7%를 차지하는 '피파온라인2' 재계약을 둘러싼 EA와의 분쟁은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여기에 내년 상반기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크로스파이어' 중국 매출액까지 누락될 경우, 2013년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추정치 대비 각각 33.9%, 68.3% 하향 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계약이 불발될 경우엔 예상 주당순이익(EPS) 1,654원 대비 주가수익비율(PER) 8.7배를 적용한 주가는 1만4,400원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주가의 반토막 수준. 16일 네오위즈게임즈는 전날보다 10.43% 떨어진 2만7,050원에 마감됐다.
또 "최근 네오위즈게임사에서 출시된 게임이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게임개발 및 퍼블리싱 능력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계속 부각되고 있다"고 첨언했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해 11월 공개서비스에 돌입한 네오위즈게임즈의 자체개발 TPS '디젤'을 비롯해 올 2월 선보인 '트리니티2'는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 4월에는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았던 '퍼즐버블 온라인'이 서비스 8개월 만에 종료수순을 밟기도 했다. 이 게임은 일본 타이토의 유명 아케이드 게임을 온라인화한 것으로 업계 사이에서 기대가 컸던 타이틀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올 하반기 매니저게임 '야구의 신', '레전드오브소울즈' 등 자체개발작을 비롯해 '명장온라인', '레이더즈' 등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싸늘하기만 하다.
◆ '맏형' 엔씨소프트 매출 4위지만…
반면 증권가 사이에서는 업계 4위에 그친 엔씨소프트에 대한 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최경진 애널리스트는 "'블레이드앤소울'의 상용화가 한달 뒤로 확정된 만큼 하반기 이후 수익성을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며 "특히 내년 중국 상용화를 시작으로 해외 로열티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블레이드앤소울'의 분기 매출은 400~500억원 선으로 기대된다"며 "적자구조의 닌텐도와 성장 정체의 블리자드 등과 비교했을 때, 엔씨소프트의 가업가치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강조했다.
유진투자증권 소속의 김동준 애널리스트 역시 "엔씨소프트의 1분기 실적 부진과 '디아블로3' 출시에 따른 주가급락은 투자심리 불안에 따른 결과"라며 "실질적으로 '디아블로3'의 흥행이 '블레이드앤소울'의 국내시장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주요변수는 되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이유로 ▲'블레이드앤소울'과 디아블로가 각각 MMORPG, MORPG라는 점 때문에 타겟 유저층이 다르다는 점 ▲'디아블로3'의 경우 PC패키지 게임으로써 일반적인 온라인게임과 달리 컨텐츠 소진이 빠르다는 점 ▲지난해 '테라' 출시 직전 엔씨소프트의 주가 급락 사태가 빚어졌으나 이내 곧 급등했다는 점 등을 꼽았다.
특히 올 하반기' 블레이드앤소울'과 '길드워2' 등의 상용화로 대폭적인 실적 개선 등을 고려할 때, 오히려 저평가된 현 시점은 엔씨소프트 주식을 적극 매수할 타이밍이라는 것.
다만 엔씨소프트의 실적부진은 올 2분기까지 지속된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안재민 애널리스트는 "'블레이드앤소울'의 오픈이 6월로 예정되면서 이에 따른 마케팅 비용 등을 포함한 각종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며 "2분기 실적 역시 1분기처럼 부진한 모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동준 애널리스트도 "신작게임 출시를 앞두고 상반기까지의 실적부진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이미 시장에서 인지하고 있다"며 "상반기 실적보다 하반기 대폭적인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전망과 관련 엔씨소프트 한 관계자는 "올 1분기와 마찬가지로 2분기 역시 국내외적으로 신작출시 임박에 따른 마케팅 비용 등이 반영될 예정"이라며 "올 상반기 '블레이드앤소울'의 오픈을 비롯해 '길드워2'가 북미·유럽시장에 출시되는 만큼 이에 따른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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