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노력의 결과물이 될 수도 있고, 때론 넘어야할 목표가 되기도 한다. 최고라는 명예와 최악이라는 불명예도 동시에 존재한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출신의 쌍둥이형제에 의해 탄생한 ‘기네스북’은 현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공식기록집이다. 이 책에는 우주의 모든 사물과 현상에 대한 세계 최고의 기록들이 담겨있다.

<게임조선>에서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각종 게임관련 기록들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30여년 게임사의 한 획을 그은 다양한 진기록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 MMORPG 최장&최단 서비스

넥슨의 ‘바람의 나라’는 기네스북이 인정한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이다. 넥슨의 처녀작인 이 게임은 지난 1996년 4월 정식 서비스된 이후 약 5,700일이 넘는 현재까지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바람의 나라’는 국내 온라인게임이 기네스북에 오른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세상의 빛을 본지 100일 만에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 게임도 존재한다. 미국의 리얼타임 월드가 2010년 6월29일 시장에 첫 선보인 MMORPG ‘APB’는 정확히 79일 뒤인, 9월 16일 서비스 종료를 공식화했다.

이 게임은 순수개발비만 5,000만 달러(약 580억원)가 투입되면서 출시 당시 북미 이용자들의 큰 기대를 모은바 있다.

◆ 최고와 최하사이의 숨 막히는 ‘넘사벽’

영국의 게임사 자겍스(Jagex)는 2001년 개발한 ‘룬스케이프(Runescape)’는 최다 업데이트횟수와 가장 유명한 무료게임으로 기네스월드레코드 2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룬스케이프’는 지난 2010년 북미와 유럽 지역 인기게임순위에서 2위를 자치할 정도로 오랜 기간 사랑을 받은 MMO웹게임이다.

특히 이 게임은 2010년 11월까지 무려 456회가 넘는 업데이트수를 자랑한다. 이는 매년 40회 이상씩 꾸준히 진행해야만 가능한 수치이다.

이렇듯 꾸준한 콘텐츠 추가에 기초해 ‘룬스케이프’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1억7,536만개 이상의 등록계정을 보유중이며, 이중 약 1,000만개 이상이 활성계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론 극명한 ‘호불호(好不好)’가 기네스북 등재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우스픽 인터랙티브가 2007년 개발한 ‘투월드(Two World)’는 천국과 지옥을 수차례 오락가락했다. 발매당시 미국과 영국의 유명 게임매거진들로부터 엇갈리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 

우선 미국의 게임매거진 ‘PC Gamer USA’는 ‘투월드’에 대해 “많은 깊이와 활발한 줄거리를 가진 거대하고 제약 없는 롤플레잉 세계”라고 극찬했다. 반면 영국의 매거진 Games TM은 10점 만점에 2점이라는 냉대한 평가를 내렸다.

◆ ‘미루고 미루더니’ 사라진 게임

명예롭지 못한 기네스의 경우, 대부분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제 3자에 의해 등록된다. ‘스타크래프트 : 고스트’(이하 고스트) 역시 그런 경우에 속한다.

이 게임은 ‘최장 발매지연 및 몰래 사라진 게임’이라는 황당한 타이틀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했던 콘솔용 3인칭 슈팅(TPS)게임 '고스트'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게임(RTS) ‘스타크래프트’의 설정을 기반으로 한다.

블리자드는 이 게임을 2002년 발표했지만, 2006년 3월 24일 개발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블리자드는 개발 중인 게임 목록에서 이 게임을 지우고 웹페이지도 삭제했다.

[이민재 기자 sto@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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