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FPS 리그가 흥하려면 - ② e스포츠 전용 맵 도입해야

5~6년 전 시작된 1인칭슈팅(FPS) 게임 열풍이 최근까지 이어지며 많은 FPS 게임리그가 선을 보이고 있다.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FPS 장르는 이제 여성부 리그까지 생길 정도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지만 e스포츠에서 인기종목인 '스타크래프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아직 큰 흥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게이머와 시청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FPS 게임은 하는 것은 재밌지만 보는 것은 재미가 덜하다"는 것. 대중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FPS 장르지만 왜 보는 입장에선 재미가 반감되는 것일까?

얼마 전 지적한 '특색 없는 게임모드'에 대한 문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문제는 바로 '맵'이다. 그 중에서도 밸런스와 복잡한 디자인은 시청형 e스포츠를 위해 지양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맵 밸런스가 맞지 않으면 경기는 지루해진다
FPS 게임에서의 맵은 게임모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고, 게임의 양상을 좌지우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맵의 구성에 따라 게임 진행속도와 공수의 밸런스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정 맵에서 공격진영이 승리를 위해 어떤 지역을 반드시 점령해야 할 때가 있다. 이럴 경우 공수가 대치하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수비하는 입장에선 꼭꼭 숨어있는 이른바 '캠핑'을 하게 되거나, 위협만 하며 상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시간을 보낸다.

▲ 스페셜포스2 '스테이션' 맵은 A지역에서의 대치가 빈번해 지루한 경기를 연출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사람에겐 긴장감이 있을지 몰라도 지켜보는 입장에선 다소 지루해질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른 루트를 이용해 해당 지역을 공략할 수 있는 요소가 존재해야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전략의 다양성이 사라져 경기가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서로 견제만 하는 지루한 장면이 이어지게 된다.

이는 FPS를 시청형 e스포츠로써 인기가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임에 틀림없다.

단순한 구조의 e스포츠 전용맵이 필요
FPS 리그가 인기를 끌기 위해선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아닌 사람들까지 쉽게 경기 내용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선수들의 게임 내 움직임이 쉽게 파악돼야 하고, 그 척도가 바로 맵이다.

그러나 현재 리그에서 쓰이고 있는 맵들은 그 종류도 다양하고 디자인이 복잡해 한두 번 봐서는 결코 이해하기 힘든 구조가 대부분이다.

간혹 디자인과 텍스쳐가 복잡한 맵들은 플레이하는 선수 입장에서도 피아식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런 맵의 경우 시청자에 대한 배려는 결코 찾아볼 수 없다. 게임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어디서 어떻게 교전이 일어나는지 전혀 알 수 없게 되고, 결국 이런 상황이 반복돼 새로운 유저나 시청자의 유입이 중단된다면 FPS 리그는 말 그대로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것이다.

▲ 카운터스트라이크 '더스트2'맵은 전체적으로 통일된 텍스쳐를 사용해 캐릭터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때문에 보다 단순한 디자인의 e스포츠 리그 전용맵 도입이 시급하다. 시청자의 눈은 화려한 맵보다 선수들의 화려한 움직임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맵의 단순화로 보는 시각이 편해진다면 선수들의 움직임은 눈에 더 잘 들어올 것이고, 게임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질 수 있다. 이는 곧 리그와 선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또 폭탄설치 지역에만 A, B 같은 표시를 하는 것보다 주요 지점마다 특정 기호를 삽입한다면 선수와 시청자 모두의 만족도와 게임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FPS 리그가 활성화되려면 팬의 존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팬을 배려할 수 있는 경기가 연출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FPS 리그 활성화 방안을 프로모션 측면에서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개발 단계부터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