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다양한 스마트기기 출시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증가하며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격히 팽창했다. 4년이 지난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온라인게임의 위치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급격한 성장만큼 단기간에 모바일게임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게임사들은 기존 인기 장르인 캐주얼, 퍼즐, RPG(역할수행게임) 등을 조합하거나 전혀 새로운 게임을 내놓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활로를 찾았다.
지난 2015년부터 현재까지 가파른 성장을 보인 부분이 바로 모바일게임의 PC 사용이다. 블루스택, 녹스, 미뮤, 지니모션과 같은 앱플레이어들이 두각을 드러내며 모바일게임 이용이 단순히 스마트폰에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PC 영역까지 확대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그렇다면 왜 게이머들은 모바일게임을 모바일이 아닌 PC에서 즐기게 됐을까?
그 이유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게임을 즐기게 되면 가장 큰 불편을 느끼는 부분이 바로 배터리와 발열이다. 반면 PC앱플레이어를 통해 플레이할 경우 이용자는 배터리와 발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또 스마트폰 보급이 다양해졌다곤 하지만 모든 사용자가 최고급 스마트기기를 보유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이러한 사양으로 야기되는 문제 역시 앱플레이어 이용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변이다.
더불어 시대의 변화로 모바일과 관련된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앱플레이어에서 제공되는 가상키 기능을 활용하면 모바일보다 정밀한 조작이 가능하다.
이같은 다양한 장점을 내세워 최근 1년 사이 PC에서 앱플레이어를 통해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실제로 최근 PC방에서는 PC게임을 즐김과 동시에 앱플레이어를 통해 모바일게임을 플레이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어 높은 보급률을 체감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부 업체는 앱플레이어와 계약을 맺고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지난 5월 듀오디안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카카오게임 서비스에 녹스 앱플레이어를 도입한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듀오디안과 협력을 통해 올해 3분기 윈도우 OS, 연내 맥 OS 버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는 앱플레이어 관련 서비스 전담 팀을 별도로 구성해 기존 에뮬레이터들이 갖고 있던 호환성 문제를 보완, 안정적인 서비스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PC앱플레이어의 대두를 시대의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설명했던 앱플레이어의 장점을 모바일기기 만으로는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최근 서비스된 모바일게임 중 PC사용을 엄격히 제한한 게임들의 실패 사례 역시 이들의 말을 반증한다.
물론 앱플레이어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앱플레이어 중 일부는 자동으로 특정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하는 '매크로'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활용한 일부 유저들은 각종 게임에서 타 이용자들보다 우월한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게임사는 이전과 다른 콘텐츠 소모 속도에 맞춰 업데이트를 진행해야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또 문제로 꼽히는 것은 '보안'이다. 앱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루팅'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루팅폰으로부터 야기되는 보안과 해킹에 대한 위험 문제는 앱플레이어 사용에 있어 항상 화두로 떠오른다.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 역시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분위기다. 앱플레이어를 또 하나의 플랫폼으로 보고 이를 통한 유저 증가와 게임 플레이 시간 증가 등은 분명 득이 되는 부분이지만 보안과 매크로와 관련된 이슈로 선뜻 환영할 수 없는 측면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앱플레이어는 이미 모바일게임 이용자들의 주요 플랫폼으로 떠올랐고, 다양한 장점을 내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앱플레이어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으로 사용을 엄격히 제한했던 일부 게임은 자체적으로 진입 장벽을 만들며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안과 매크로, 두 문제는 앱플레이어와 관련돼 끝없는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게이머들의 앱플레이어 사용은 모바일게임을 이용하는 또 하나의 플랫폼으로 자리잡았고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의 PC 진출은 이용자들로부터 편의성과 배터리, 발열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며 "더 이상 앱플레이어를 제한하는 것은 시대 착오적인 문제가 될 수 있기에 무조건 막는 것 보다는 공존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희욱 기자 chu1829@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