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SI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페이커' 이상혁
MSI 1일차에서 '페이커' 이상혁은 베식타스와 팀솔로미드를 꺾고 소속팀에 2승을 안겼다.
그러나 혹자들은 그에게 팀은 이겼으나 TSM의 미드라이너 '비역슨' 소렌 비여그에게 '패했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경기 상황만 놓고 보면 '페이커' 이상혁은 '비역슨' 소렌 비여그에게 다소 밀렸다는 평을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왜냐하면 페이커는 비역슨에게 맹공을 당해 우물 귀환을 하고 CS가 밀리는 장면이 포착됐으니까.
누군가 페이커가 비역슨에게 패했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결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페이커'는 각 상황에 맞는 최선의 플레이를 했고, 경기 초반의 흐름은 그에게 강제적으로 수비적인 역할을 강요했기 때문에 '불가항력'으로 연출된 상황이라 본다.
MSI 1일차 마지막 경기. '뱅기' 배성웅은 탑 갱킹을 통해 '다이러스' 마르커스 힐을 잡아내며 선취점을 획득했다. 이후 '뱅기'는 '다이러스'가 소환사 주문으로 순간이동과 점화를 택한 것을 확인하자 재차 갱킹을 시도했다.
▲ '다이러스' 마르커스 힐을 처치하기 위해 합류하는 '페이커'
이 때 '페이커' 이상혁이 패한 것 처럼 보이게 만드는 첫 번째 장면이 등장한다.
5분경 '뱅기'가 갱킹을 오자 '다이러스'는 헤카림의 특성을 활용해 도주를 택한다. 이 상황에서 '페이커'는 먼저 미드라인을 푸쉬한 뒤 '비역슨' 보다 먼저 다이러스를 제압하기 위해 움직인다.
'다이러스'는 '비역슨'으로 부터 '페이커'가 탑 쪽으로 이동했다는 콜을 들었고, 킬이나 어시스트를 헌납하지 않기 위해 '마린'과 '뱅기'에게 죽는 길을 택한다.
이 과정에서 '페이커'는 레벨에서 뒤지게 되며 미드 라인의 주도권을 오래 주둔하고 있던 '비역슨'에게 빼앗기고 만다.
이후 '비역슨' 소렌 비여그는 먼저 6레벨을 달성했고, 무리하게 스킬을 활용하며 6레벨을 맞추려 해던 '페이커' 이상혁에게 궁극기를 포함한 여러 스킬을 퍼부으며 생존을 위해 유체화와 점멸을 사용하게 만든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탑에서 5분만에 2킬을 내준 '다이러스'는 라인전을 계속 이어가기보다 미드 로밍을 선택했고, 1/3 가량의 체력이 남아있던 '페이커'는 생존을 위해 급하게 궁극기를 활용하며 '기본 스킬'만으로 '비역슨'을 상대해야만 했다.
8분경 미드를 제외한 모든 라인에서 주도권을 잃었던 TSM은 더 큰 위기에 처하게 된다. 팀원과 함께 '산토린'을 처치한 '뱅기'는 재빠르게 바텀 갱킹을 시도하고, '마린'의 순간이동 지원으로 SKT가 이득을 챙긴다.
급격히 무너지는 팀의 상황을 본 '비역슨'은 위 상황에서 바텀에 궁극기를 통한 지원이 아닌 '페이커'를 솔로킬 내는 것만이 팀의 사기 면에 있어서도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본다.
그러나 이는 '페이커'의 컨트롤에 의해 무산되고 만다. 위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텀에서 교전이 일어났을 당시 '페이커' 이상혁의 체력은 1/3 수준이었다. 당시 페이커는 앞선 6레벨 대미지교환 상황에서 모든 소환사 주문이 사용된 상태였다. 하지만 이 때 비역슨의 반동폭탄(Q스킬)과 마법공학지뢰밭(E스킬)을 컨트롤만으로 피해낸 페이커는 지옥화염폭탄(궁극기)의 끝자락에 걸치며 생존에 성공했다.
결국 경기는 이어진 '뱅기'의 미드 갱킹과 다급해진 TSM 바텀-정글의 포탑 다이브에서 '뱅' 배준식이 소량의 체력으로 생존했고, 칼리스타-쓰레쉬-그라가스가 모두 정리당하며 확 기울고 말았다.
팀 게임에서 개인 대 개인의 승부를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페이커'는 결코 '비역슨'에게 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페이커는 먼저 미드라인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로밍을 먼저 떠날 수 있을 정도로 선점권을 갖고 있었고, 모든 소환사 주문이 소모된 상황에서도 비역슨의 맹공을 받아내며 마지막 남은 TSM의 돌파구를 무위로 돌렸다.
이처럼 위기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팀을 보좌한 '페이커'를 칭찬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8일 MSI 1일차 모든 경기가 종료된 이후 진행된 국내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커' 이상혁의 목소리는 어딘가 모르게 침울했다. 아마 직전에 진행된 TSM과의 경기에서 다소 부진한 것 때문이 아닐까 추측된다.
하지만 당당해도 된다. 페이커는 최선을 다했고, 결코 '비역슨'에게 패한 것이 아니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 화려한 슈퍼플레이로 e스포츠팬들의 함성을 이끌어 낼 '페이커' 이상혁을 기대한다.
[탤러해시(미국)=최희욱 기자 chu1829@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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