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욱 넵튠 대표, 박진환 네오아레나 대표, 이은상 카본아이드 대표

한때 게임업계의 '별'로 통했던 인물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에 새 둥지를 틀며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욱, 박진환, 이은상 등 과거 온라인게임 부흥기를 주도했던 수장들이 모바일로 넘어와 제2의 게임인생을 열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월급쟁이 경영인에서 자신의 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오너로 거듭났다는 것이다. 비록 스타트업 기업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건 정욱 전 NHN 한게임 대표다. 정 대표는 지난 2012년 NHN 한게임을 떠나 모바일게임 개발사 넵튠을 설립했다.

넵튠은 설립 초기 벤처캐피털인 케이큐브로부터 5억원을 투자받아 '프로야구 for Kakao'와 '넥슨 프로야구마스터 2014' 등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했다. 두 작품으로 개발력을 인정받은 넵튠은 최근 넥슨의 투자 유치까지 이끌어내며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게임포털 '피망'의 성공 신화를 이룩했던 박진환 대표도 모바일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박 대표는 과거 네오위즈와 네오위즈재팬 대표를 비롯해 넥슨 포털 본부장을 지낸 게임업계의 거물이다.

특히 네오위즈 시절 커뮤니티 사이트인 '세이클럽' 아바타로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했고 2003년 게임포털 피망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크로스파이어', '스페셜포스', '피파온라인' 등 다수의 인기 온라인게임을 배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박 대표는 코스닥상장사인 통신장비업체 티모이엔엠을 인수, 사명을 '네오아레나'로 변경하고 본격적인 모바일게임 사업에 착수했다.

네오아레나는 지난 7월 에듀퍼즐게임 '퀴즐'을 시작으로 역할수행게임(RPG) '베나토르', '몬스터친구들' 등을 선보였다. 특히 베나토르는 12일 현재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24위까지 오르며 흥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회사는 향후 모바일게임 6종, 온라인게임 1종 등 총 7종의 신작을 시장에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 NHN엔터테인먼트 수장직을 내려놓은 이은상 대표도 신생 벤처 기업인 '카본아이드'를 통해 새 출발을 알렸다.

이은상 대표는 과거 온라인게임 개발사 아이덴티티를 설립해 MMORPG '드래곤네스트'를 중국, 동남아, 유럽 등 전 세계 20개국에 수출한 저력을 갖고 있다.

당시 인연을 바탕으로 이 대표는 지난 5월 '드래곤네스트'의 핵심 개발자를 비롯해 전 NHN엔터테인먼트의 정혁 개발 이사 등과 의기투합해 모바일게임사 '카본아이드'를 설립했다. 현재 카본아이드는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2종의 모바일게임을 개발 중이다.

이 밖에도 백승훈, 김형태, 박영목 등 온라인게임 부흥기를 함께 했던 인재들이 스타트업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엔씨소프트와 게임하이에서 사업을 총괄했던 윤장열 대표는 'JH게임스', MMORPG '블레이드앤소울'의 총괄 아트디렉터인 김형태 대표는 '시프트업', 오렌지크루 수장이었던 박영목 대표는 '인챈트'를 각각 설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의 화려한 업적 덕분에 이들을 향한 기대감은 상당히 크다"면서 "그간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전략을 바탕으로 어떤 모바일게임과 신화를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csage82@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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