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진비래(興盡悲來). '흥함이 다하면 슬픔이 찾아온다'는 이 말은 세상만사가 늘 좋거나 나쁠수는 없고, 좋은 일과 나쁜일이 차례로 일어난다는 상황을 표현할 때 사용된다. 올 한해 국내 게임업계는 모바일게임이라는 새로운 영역 개척으로 활기를 띠었는가하면 상대적으로 온라인게임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특히 지난해부터 계속된 각종 게임 규제와 관련된 법안 발의는 게임계를 분노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기류 속에서도 차세대 콘솔기기의 등장, 신작 온라인·모바일게임들의 지속적인 출시로 위기 속 희망을 엿볼 수 있었던 분위기가 연출됐다. 2013년 게임계를 웃고 울린 일들을 정리했다. [편집자주]
◆ 희(喜): 모바일게임, 세대간 소통창구 자리매김
2013년 올 한해 게임업계는 '모바일게임'이라는 새로운 블루오션 찾기에 성공하며 다시 한번 게임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사실 모바일게임이라는 영역은 피처폰 시절부터 존재해왔지만, 네트워크 속도가 한층 개선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게임업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모바일에서도 온라인게임에서 느낄 수 있던 실시간 대전을 비롯해 친구간의 경쟁이 가능한 소셜요소를 덧입힘으로써 모바일게임의 부흥을 주도했다.
'애니팡', '다함께 차차차', '윈드러너' 등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인구 3600만명 가운데 약 30%가 다운로드한 천만 모바일게임도 다수 배출됐다. 청소년, 청년층을 넘어 장년층까지 게임을 플레이, 세대간 소통의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찬사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특히 온라인게임 영역에서 침체기를 겪고 있던 넷마블, 위메이드 등이 발빠른 모바일 대응과 다수의 흥행작 배출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 로(怒): 게임인의 '분노'…게임중독법 설왕설래
올 한해 게임계는 각종 게임규제법 발의와 시행으로 몸살을 앓았다.
강제적 셧다운제 확대, 치유부담금 징수를 골자로 하는 일명 '손인춘 법'과 인터넷게임을 4대 중독유발물질로 규정하는 신의진 의원의 법률안 등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게임계는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지난 1월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게임과 관련한 법안은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 두가지 안이다.
이들 법안은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강제적 셧다운제'의 시간을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로 확대하는 내용과 함께 인터넷게임 개발과 관련, '중독유발지수'를 측정 이를 심사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인터넷게임중독치유기금 설치를 통해 게임업체로부터 연매출 1% 이내의 치유부담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현재 손 의원이 대표 발의한 두 개의 법안은 지난 6월 소관위원회인 여성가족위원회에 상정, 여성가족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기관과의 의견 수렴을 통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았다. 현재 이들 법안은 안전행정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위원회의 안건상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4월 신의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게임중독법'은 게임계를 넘어 국민적 관심으로 떠올랐던 사안 중 하나다.
신의진 의원의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은 인터넷게임을 알코올과 도박, 마약 등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중독유발 물질로 규정하고 이를 정부 차원에서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법안이 발의되자 게임계에서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반대서명 운동과 관련 토론회 개최를 통해 법률안에 대한 반발의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지난 11월에는 22개 문화예술 및 시민사회단체, 청소년 단체들과 함께 게임규제개혁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신의진 의원 측과 게임계는 현재도 게임중독법을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을 진행, 이 법안의 추이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밖에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고스톱·포커 등 웹보드게임에 대한 규제안이 지난 9월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게임즈, 엠게임 등 웹보드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사들의 매출에 적지 않은 타격이 전망된다.
◆ 애(哀): 중견사, 1보 전진 위한 2보 후퇴
스마트폰 보급율 증가에 따른 모바일게임 시장 확대로 상대적으로 온라인게임 영역은 '자의 반 타의 반' 숨고르기의 시간을 가졌다.
아키에이지, 열혈강호2, 마계촌온라인 등 대작 온라인게임들이 연이어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서비스작들의 아성을 뛰어 넘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하반기에 들어서는 그간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던 모바일게임 시장 마저 정체기에 직면 각종 오픈마켓의 매출 순위가 마치 '지정석'화 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이로 인해 넷마블 등 일부 게임사들을 제외하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조차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온라인, 모바일 두 마리 토끼를 놓친 일부 게임사들은 구조조정이라는 고강도 칼을 빼들었다.
올해 초 네오위즈게임즈를 시작으로 엠게임, 한빛소프트, 라이브플렉스 드래곤플라이, 엔트리브소프트 등 게임사들은 차기 성장동력 확보 실패, 뒤늦은 시장 대응으로 경영 악화에 직면, 적게는 수십여명에서 많게는 수백여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 락(樂): 콘솔~모바일 '즐길거리' 다양…게이머, 행복한 비명
게임계가 우울한 한해를 보낸 반면 게이머들은 온라인,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들로 취사선택의 폭이 넓어진 시간이었다.
콘솔업계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가 지난달 차세대 콘솔기기 엑스박스원과 플레이스테이션4를 내놓으면서 얼어 붙었던 콘솔시장에 불을 지쳤다.
실제 이 두 개의 신형 콘솔기기는 출시 첫날에만 1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트랜드로 자리잡은 모바일게임의 짧은 라이프사이클을 반영하듯 모바일게임도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다만 OS마켓, 이통사 마켓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하루에도 수십~수백여종씩 출시되는 모바일게임 속에서 자신의 입맛에 꼭 들어맞는 게임을 찾아내기 쉽지 않다는 점은 맹점 중 하나다.
온라인게임 역시 두각을 나타낸 게임은 '에오스', '크리티카' 등 한 손에 꼽힐 정도지만 다양한 게임들이 흥행의 꿈을 안고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바 있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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