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2 리그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축소되는 이유로 곳곳에서 블리자드의 오판을 꼽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스타2 리그는 국내에서 점차 축소 일로에 접어들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프로리그는 지난 결승전을 끌으로 내년까지 개막이 미뤄졌고, WCS 체제로 바뀐 뒤 스타리그는 한 시즌으로 끝났다. GSL 역시 WCS 시즌3 이후 공백기가 있어 곰TV에서 이를 위해 여러 방안을 구상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몇몇 스타2 프로게임단들은 선수정리에 나섰고, 해체 등으로 인해 리그 구조가 변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해외에서는 보다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해 말 IPL이 통째로 블리자드에 흡수되며 사라진 뒤, WCS의 파트너사였던 MLG에서 스타2를 포기하는 듯한 발언으로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WCS 대회가 열리는 기간에는 다른 파트너사들의 대회 개최가 원천 봉쇄되며 ESL, NASL 등 WCS 파트너가 아닌 주관사들의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스타 선수들의 잇딴 은퇴 선언도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WCS 시즌1을 끝내고 '이드라' 그렉 필즈가 떠났고, 시즌2가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스테파노' 일리예스 사토우리마저 은퇴를 선언했다. 스타급 선수들의 이탈과 한국 선수들의 독점이 맞물리면서 해외 팬 사이에서의 주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블 지니어스의 수장인 죠브 로빈슨이 직접 블리자드를 향해 돌직구를 날렸다. 그는 해외팬들의 집합소나 다름 없는 '팀리퀴드넷'에 "MLG는 리그 오브 레전드, 콜오브듀티, 인피니트 크라이시스 등 개발사로부터 대회 개최시 일정 금액의 후원금을 받았다. 하지만 스타2는 오히려 블리자드에 라이선스 비용을 줘야 했기에 MLG의 스타2 포기를 예상했다"며 "블리자드는 e스포츠를 완전히 조종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데 (e스포츠에 대한) 조종 권한을 가지려는 노력 탓에 스타2의 e스포츠 환경을 해치기만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은 국내에서도 이미 있어 왔다. 스타1 시절 블리자드가 전세계 e스포츠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으나 스타2 론칭 이후에서는 국내외에서 스타2를 대체할 수 있을만한 e스포츠 종목으로 리그오브레전드와 도타2 등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라이엇이나 밸브 등에서는 대회 주최사에게 라이선스비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국내만 하더라도 리그오브레전드가 매 시즌 구름관중을 모으며 e스포츠 넘버원 종목으로 우뚝섰고 국내 최대 방송사인 온게임넷에서 프라임타임을 LOL에 우선적으로 배정하며 대회 몸집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스타1 시절 다른 종목의 도전을 모두 이겨냈던 상황과 전혀 다른 양상이다.
결국 블리자드가 과거와 비교해 현격하게 달라진 e스포츠의 생태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스타2가 스타1만큼의 인기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권리와 권한만 주장하다가 스타2 리그 자체가 축소될 수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블리자드가 롤드컵이 흥하는 모습을 보고 이를 따라가려다가 오히려 스타2 생태계만 파괴시켰다"며 "WCS 체제를 다시 고치기에도 기회비용이 너무 큰 탓에 뭔가 획기적인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오상직 기자 sjoh@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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